'SF'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7.09.17 Consider Phlebas
  2. 2017.08.24 서던리치 3부작
  3. 2017.08.05 안드로메다 성운
  4. 2016.07.31 익스팬스: 깨어난 괴물

Consider Phlebas

2017. 9. 17. 21:24 from Lectura


- 2017.9, Iain M. Banks


이상적인 미래 사회를 상상해보자.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결정은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가진 Mind라는 인공지능 컴퓨터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사회는 모든 자원의 희소성을 극복한 상태이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지 않다. 사회 구성원들은 합리적인 범위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는 일할 필요도 없고, 돈을 벌 필요도 없다. 단지 Mind를 통해 요청하기만 하면 된다. 인간들은 노동, 정치, 경제, 군사 등 많은 이슈들을 기계들에게 맡겨놓고 있다. 그들은 인생에서 중요한 다른 일들을 한다. 


‘Besides, it left the humans in the Culture free to take care of the things that really mattered in life, such as sports, games, romance, studying dead languages, barbarian societies and impossible problems, and claiming high mountains without the aid of a safety harness.’


이 사회의 이름은 ‘Culture’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Idirans’라는 지적인 존재가 있다. 이들은 Culture와 거의 대등한 기술 발전을 이뤘으면서도, 종교적인 광신에 사로잡혀있다. 교리에 따라 은하계의 모든 지적생물들을 개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호전적인 군사 종족이다. 이 둘은 필연적으로 전쟁을 시작한다. 표면적으로는 Culture가 불리해 보인다. 향락적인 문화를 가진 문명과 군사적인 문명과의 전쟁은 뻔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Horza라는 주인공이 있다. 그는 Culture와 Idiran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종족이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Idiran을 위한 첩보활동을 한다.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Culture에 대한 반감이었다. 그것은 기계 문명에 대한 생명체의 반감이다. 아무리 합리성을 가장 하고 있더라도, 냉정한 기계로 대표되는 문명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그는 진화과정의 종말이라고 보았다. 그는 공정하지 않은 삶에서 공정성을 추구하는 Culture의 가식을 혐오한다. 이야기는 Culture에 대항하는 그의 여정을 따라가며, 미니 시리즈 firefly 같은 작은 용병단 이야기를 풀어낸다. 


sf에서 빠질 수 없는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배경도 있다. 태양보다도 거대한 인공 거주물인 Orbital. 그 바다를 횡단하는 Megaship. Culture의 거주지이자 모든 지식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는 General System Vehicle. 사람의 생명을 걸고 도박을 벌이는 'Game of Damage’ 등… 스페이스 오페라 답게 현란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예전에 번역본을 읽었을때도 마지막 Command System: Terminus는 대충 건너뛰었던것 같은데, 다시 읽어봐도 역시 지루한 전개이다. 초중반 까지의 전형적인 스페이스 오페라 적인 빠른 진행과 비교했을때 더욱 늘어지는 느낌. 어쩌면 그 동안 찾지 못했던 Banks라는 작가의 다소 어설픈 초기 모습일 수도...


speculative fiction이라는 의미에 가장 충실한 소설 중 하나.  


’The only desire the Culture could not satisfy from within itself was one common to both the descendants of its original human stock and the machines they had (at however great a remove) brought into being: the urge not to feel use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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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서던리치 3부작

2017. 8. 24. 03:43 from Lect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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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8, 제프 밴더미어 / 정대단 옮김


‘Annihilation(소멸의 땅)’, ‘Authority(경계기관)’, ‘ Acceptance(빛의 세계)’ 로 이루어진 3부작 소설. 제프 밴더미어라는 작가의 이름은 자주 ‘뉴 위어드’ 라는 새로운 sf의 조류와 함께 언급되었기 때문에 친숙한 이름이였다. 사전 정보 없이 3부작을 한꺼번에 구매해서 2주 주말에 걸쳐서 읽어내려갔다. 


이야기는 ‘x구역’으로 들어가는 탐사대로부터 시작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에서는 무언가 비합리적인 일들이 발생한다. 원인도 불분명하지만, 무엇보다 모든 것이 비밀기관의 통제 아래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조차 명확하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 주인공은 생물학자로서 동료들과 함께 12번째 탐험대의 일원으로 이 지역에 투입되지만, 함께 들어가는 팀원들 사이에서는 알 수 없는 긴장이 흐른다. 이렇게 해서 서서히 드러나는 x구역의 비밀은 갈수록 흥미로워진다. 전체는 3부작으로, 1부는 x구역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2부는 x구역을 통제하는 Southern Reach라는 정부의 비밀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 3부에서 이 둘이 합쳐지면서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x구역의 실체가 드러난다. 


도입부인 1편은 아주 흥미진진하고 새로운 질문들이 계속 이어진다. 아마도 이러한 도입부적인 성격이 이 시리즈 중 1부를 가장 흥미롭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2부, 3부로 진행되면서 늘어나는 질문들은 식상해지고, 결국 제시되는 해답은 불만족스럽다. x구역이나 서던리치를 감싸고 있는 안개와 같은 비밀주의를 표현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였다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읽는 경험이 즐겁지 않다는 것. 이런 불만이 번역에 의한 것인지, 원작에서 기인한 것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인터넷 서평을 찾아본 결과 나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꽤 있는듯. 만일 원작의 문제라면, 3부작이 아닌 2부작 정도로 만들었어야 했다. 


오래간만에 사본 종이책인데, 만듦새가 아주 좋다. 결론을 말하자면, 1편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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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안드로메다 성운

2017. 8. 5. 10:39 from Lectura



- 2017.8, 이반 예프레모프  지음 / 정보라 옮김


스토리는 지루하고 문체는 산만하다. 캐릭터들은 인간이라기 보다는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로보트에 가깝다. 심지어 눈을 잡아끄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없다. 이 책을 다 읽은 원동력은 구매하고 읽지 않은채로 라이브러리에 남겨진 책을 한권 늘리지 않기 위한 나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에르그 선장은 반박하고 싶은 마음에 얼굴을 찡그렸으나, 믿음을 가득 담아 그를 쳐다보는 황금빛 갈색 눈동자와 다정한 말에 져서 미소를 짓고 말없이 조종실을 나갔다.’ 


러시아어의 특징인지 번역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명사 앞에 형용사로 수식을 하는 식의 문체로, 읽는 흐름이 끊긴다. 문장부터 이렇게 불친절한데, 플롯조차 흥미롭지 않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성간탐사선을 보낼 정도로 발전된 문명을 이룬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4인의 남녀가 인류문명에 기여하는 여정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미지의 외계 문명, 알수 없는 괴물의 습격, 파국적인 과학 실험 등의 소재가 나오지만, 작가가 신경쓰는 것은 이런 이야기들이 아니다. 심지어 캐릭터조차 평면적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인류 발전에 삶을 던진 숭고한 이상주의자들이다. 개인의 행복보다는 전 지구적인 차원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것을 신경쓰는 진정한 위인이랄까? 이렇다 보니 인간적인 갈등을 하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어도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다. 그냥 인공지능끼리 대화하는 듯한 느낌. 


작가가 신경쓰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원칙에 입각하여 과학기술로 만들 수 있는 유토피아를 묘사하는 것이다. 이 유토피아는 공산주의에 바탕을 둔 중앙집중적인 경제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위원회를 통해 단기목표와 장기목표를 모두 고려한 결정을 내린다. 이 사회에서 사람들은 정치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모두들 인류의 행복 증대와 과학의 발전이라는 거대한 목표에 복무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중앙에 경제위원회가 있어요. 여기서 자문 기관인 슬픔과 기쁨 학회, 생산력 학회, 확률통계와 미래예측확회, 노동정신생리학회로 직선을 그어 봅시다.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기관들하고는 부차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데 성단탐사위원회가 있습니다.’


‘문화의 수준이 상승하면서 소유의 거친 행복을 향한 열망이나 소유물의 양을 늘리려는 욕구, 급격히 식어서 어두운 불만족만을 남기는 그런 욕망은 약해졌습니다.’


‘신체적인 양육에 대한 정성과 수십 세대에 걸친 깨끗하고 올바른 생활이 여러분을 인간 심리의 세 번째로 무서운 적인 공허하고 게으른 영혼의 무심함으로부터 해방시켰습니다.’


지루함에 죽을 것 같다면 읽어보라. 50년대 소련의 과학자가 생각한 이상적인 유토피아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단 소설을 읽는 재미는 포기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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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익스팬스: 깨어난 괴물

2016. 7. 31. 23:13 from Lectura




- 2016.7 제임스 S.A. 코리 / 최용준 옮김


최용준이라는 번역자의 이름을 보고 사전 정보 없이 구입해서 읽은 책인데, 무더운 여름 주말을 보내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였습니다. 


이야기의 종류는 굳이 나누자면, 탐정소설 + 밀리터리SF + Firefly와 같은 류의 스페이스 오페라쯤 되어 보입니다. 중반 이후로 마지막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 한동안 지리한 전개가 이어지기도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 빠른 전개는 아닙니다. 인물 및 사건 묘사가 상투적으로는 묘사되는 부분이 있어서 읽는게 쉽지 않았지만, 결말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밌게 끝맺음을 하더군요.  


번역은 1편이 두 권으로 나누어져되어있는데, 원서는 현재 5편까지 나온상태이고 6편이 나올 예정이네요. 2편을 읽는다면 원서로 읽어야 할텐데, 이걸 원서로 읽지는 않을듯 합니다. 혹시 번역되어서 나온다면 볼수도 있구요.  


SF팬의 입장에서 보자면 새로운 이야기 혹은 새로운 이야기의 요소가 있지는 않고, 그 동안 많이 다루어졌던 이야기의 조각을 솜씨좋게 엮어만든 이야기입니다. 별 다섯개를 만점으로 하면 3개 반정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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