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1.06.13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2. 2019.11.13 Man and His Symbols
  3. 2018.11.18 Modern Man in Search of a Soul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2021. 6. 13. 16:19 from Lectura

  • 2021.5.29, 칼 구스타프 융 지음/

 

칼융 본격 읽기 두번째 책. 먼저 읽은 '융 심리학 입문'의 말미에서 추천하길래 선택하였다. 형식은 자서전에 가깝지만, 서문에서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듯이 외부적인 사건이 아닌 내면적인 사건을 주로 이야기한다. 그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인간 융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 

 

과거에 태어났으면 샤먼이나 무당이 되었을 수도 있을만큼, 융은 심령현상이나 초자연적인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보기 시작한 환상과 우연의 일치들을 보면, 그가 정립한 ‘무의식’이라는 개념과 그 하위 개념들은 그런 초자연적인 경향을 이론화 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 나는 '무의식' 이라는 용어를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신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 '신'이니 '데몬'이니 하는 말을 똑같이 잘 쓰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신화적으로 표현할 경우에도 '마나' '데몬' 그리고 '신'이 무의식이라는 말과 동의어라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그런 용어들을 사용한다. 

 

그에게 있어서 무의식이란 인류가 오랜 세월 반복적으로 접했던 '신'의 다른 이름이다. 그가 이야기한 무의식은 단지 의식되지 않은 경험의 저수지 같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동물이던 시절부터 축적한 거대한 정보의 보물창고에 가깝다. 사람은 무의식이라는 원천으로부터 현재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혜를 건져올릴때 더욱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다. 

 

  • 무의식이 의식보다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이지만, 그것은 특별한 종류의 앎으로 영원속의 앎, 대개 '지금 여기'와 관계가 없고 우리의 지적 언어도 고려하지 않는 앎이다. 오직 우리가 무의식으로 하여금 스스로 확충하여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때에만, 앞에서 수를 예로 들어 제시했듯이, 그것이 우리 이해의 범위 안에 들어오게 되고 새로운 측면이 우리에게 지각된다. 
  • 사람들이 이미 있던 무의식 내용을 의식에 통합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은, 아마도 말로 표현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단지 경험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은 논의할 필요가 없는 주관적인 사건이다. 나는 나 자신을 어떤 일정한 양식과 방식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나에게 하나의 사실이며, 그 사실을 의심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합당하지도 않다. 

 

이 같은 무의식과의 통합은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의미를 던져준다. 

 

  • 우리의 내적인 평안과 만족은, 개체를 통하여 인격화된 역사적 가족이 우리 현재의 덧없는 상황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거의 대부분 좌우된다. 
  • 인류에게 결정적인 물음은 "당신이 무한한 것에 관련되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생의 시금석이다. 무한한 것이 본질적이라는 사실을 내가 알 때에야 비로소 나는 결정적인 의미가 없는 하찮은 일에 관심을 쏟지 않을 것이다. 
  • 나는 사람들이 인생문제들에 대해 불충분하거나 잘못된 해답으로 얼버무릴 때 신경증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사람달은 지위, 결혼, 명성, 외적인 성공, 재물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것들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조차 사람들은 여전히 불행하고 신경증을 앓는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너무나 좁은 정신적인 한계에 갇혀 지낸다. 그들의 삶에는 흡족한 내용과 의미가 없다. 그들이 좀더 폭넓은 인격으로 발달할 수 있다면 신경증은 보통 사라진다. 

 

하지만, 이성만을 중시하는 현대 문명은 사람들이 무의식과의 통합을 원활하게 이루는데 도움이 되기 보다는 방해물이 되고 있다. 

 

  • 발전에 대한 맹신은 그것이 우리의 의식을 과거로부터 멀리 떼어놓을수록 더욱더 유치한 미래의 꿈에 매달릴 위험에 처하게 된다. 
  • 비판적 이성이 우세할수록 인생은 그만큼 빈약해진다. 그러나 무의식과 신화를 의식화할수록 우리의 인생은 그만큼 통합을 이루게 된다. 과대평가된 이성은, 그것이 지배하면 개인이 궁핍해진다는 면에서 독재국가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 이성은 우리로 하여금 매우 좁은 한계에 매여 있도록 하며, 오직 이미 알고 잇는 범위 안에서 이미 알고 있는 삶(이것 역시 조건부이긴 하지만)을 살도록 요구한다. 마치 사람들이 삶의 진정한 범위를 알고 있기나 한 것처럼 말이다!
  • 합리주의와 교조주의는 우리가 앓고 있는 시대병이다. 그것들은 모든 것을 아는 체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에서 제시한 문제점을 훨씬 먼저 깊게 연구한 결과물이다. 조던 피터슨 교수가 얼마나 많은 부분을 융에게서 빌려왔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다.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했던 검증되지 않은 '비합리적'인 신이 사라진 이후, 인간은 어떻게 삶에서 의미를 찾아야 하는가? 융의 답변은 과거에 우리가 신이라고 하는 것은 무의식이고, 이 무의식 안에는 우리가 인생의 가치를 만들어냈던 많은 유산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이를 의식의 표면으로 끌어올려서 통합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삶에서 마주치는 실존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라는 주장이다. 

 

돈, 명예, 소유물과 같은 외부적인 조건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게 되면 어디를 둘러보아야 하는가? 바로 나 자신의 내면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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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Man and His Symbols

2019. 11. 13. 13:09 from Lectura
  • 2019.11, Carl G. Jung
 
프로이드의 제자였다가 이론적으로 달라져 스승과 결별한 융, 집단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학자, 이름을 많이 들어온 융이라는 학자의 이론이 궁금해  읽기 시작한 책. 무의식이라는 개념이 프로이드를 통해 널리 알려진 오늘 날에는 오히려 융부터 읽기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책을 읽고 내 나름대로 이해한 융의 이론. 
 
융에 따르면 우리가 상징(Symbol)이라고 부르는 것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활용을 넘어서는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름이나 그림이다. 이것은 기호(Sign)와는 다른데, 기호의 경우 항상 그것이 지칭하는 것보다 작은 것을 내포하는데 반해, 상징의 경우 표면적으로 나타내는 것을 넘어선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이러한 상징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이 현실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개념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말하거나 글을 쓸때, 가능하면 명료하게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끔은 이런 노력이 피로한 경우가 있다. 떠오르는 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하기에 내 언어 구사 능력이 뒤쳐지기 때문인데, 상징을 좀더 활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이 합리적이라면 무의식은 상징적이다. 인간의 합리적인 면이 주로 나타나는 의식과 대별되는 무의식은 본질적으로 상징적이다. 때문에 꿈에서 나타나는 상징들이 그 처럼 논리적이지 않은 것이다. 심리적인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의식과 무의식이 조화롭게 작용해야 하는데, 이 둘 사이에 부조화가 발생하거나 서로 반목할때 심리적인 동요가 발생한다. 때로 이런 동요는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의 변화, 기억의 손실, 말실수와 같은 형태로 표면에 떠오른다. 의식적으로는 원하고 있는데, 무의식은 거부 한다거나 반대의 경우 무의식은 꿈 속에서의 상징을 통해 의식에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런 메세지를 이해 혹은 해석하는 행위는 의식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고 이 책에서 융은 주장한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우리가 본능이라고 부르는 것은 감각에 의해 인지되는 생리적인 욕구이지만, 인간이 의식을 발전시키면서 무의식의 영역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배고픔과 배변과 같은 생리적인 수준의 본능도 있지만, 보다 상위의 본능이라 부를 수 있는 경향성은 모든 인간 사이에서 공유되고 계승된다. 위계에 대한 인식이나 성인이 되면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는 단계를 거치는 것등을 그와 같은 상위 본능의 예로 들 수 있다. 내가 임의적으로 지칭한 상위 본능은 상징적 이미지의 형태로 꿈이나 환상을 통해 나타나는데, 이렇게 발현된 상징을 융은 원형(archetype)이라고 부른다. 어떤 상징들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다수의 사람에 의해 공유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징들은 차츰 종교의 상징체계 안으로 편입된다. 
 
종교와 신화는 과거로부터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 내 존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의미가 부여될때 인간은 동물을 넘어서서 인간이 된다. 종교와 신화는 삶의 많은 면을 포괄하지만, 특히나 원형과 집단 무의식의 체계화라는 측면에서 중요성을 가진다. 이런 측면의 종교 혹은 신화는 어찌보면 과거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삶의 단계에서 만났던 문제들의 모범 답안지라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조던 B 페터슨 교수와 조셉 캠벨이 무척이나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꿈은 개인적인 차원의 신화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듯 싶다. 신화를 통해서 인류 공통의 문제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면, 꿈은 원형을 통해 개인의 무의식이 의식에 건네는 조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종교를 미신으로 치부하고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이로 인해 삶을 지탱해주는 의미를 잃어 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예전의 신들은 다른 이름으로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의지에 의해 불가능한 것이 가능해지는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은 또 하나의 미신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삶은 해결 불가능한 난제를 제시한다. 본질적으로 해결불가능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삶에서 ‘도피’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약물, 알코올, 담배, 음식, 그리고 결국은 신경증에 의존하게 된다. 이것은 겸손, 인내, 절약과 같이 과거에 미덕으로 여겨졌던 덕목들을 잊어버린 현대인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이다. 
 
종교와 신화를 거부하면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꿈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융이 직접 쓴 글은 책의 1/5정도이고 나머지는 그의 제자로 보이는 다른 저자들이 쓴 글이다. 
  • Part 1 Approaching the Unconscious: Carl G. Jung
  • Part 2 Ancient Myths and Modern Man: Joseph L. Henderson
  • Part 3 The Process of Individuation: M.-L. von Franz
  • Part 4 Symbolism in the Visual Arts: Aniela Jaffé
  • Part 5 Symbols in an Individual Analysis: Jolande Jacobi
  • Conclusion: Science and the Unconscious: M.-L. von Franz
 
의식하지는 않았는데, 다 읽고 보니 융의 글에서 밑줄 친 문장이 가장 많았다. 영웅신화와 입문의식(Initiation)에 대해서 쓴 두번째 글도 재미있었고, 개인화(Individuation)에 대한 세번째 글도 흥미로웠다. 네번째 파트는 주로 현대 미술과 무의식의 관계로 설명하고 있는데, 현대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처럼 들렸다. 마지막 파트는 사례를 통해 상징과 무의식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

Modern Man in Search of a Soul

2018. 11. 18. 17:04 from Lectura


  - 2018.10, C.G. Jung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을 아주아주아주 단순하게 내가 기억하는 형태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꿈은 소망충족의 형태이다. 하지만 늘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고 암시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 또한 꿈은 인과관계를 모두 나타내지 않는다, 축약하거나 압축해서 소망을 표현한다. 

이 책은 프로이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칼융의  책이지만, 프로이드와는 다르게 종교적인 측면이 강하게 느껴진다. 현대의 인간은 맹목적인 종교로 부터는 해방되었지만, 그로인해 삶의 목적을 상실하기가 쉽고, 신경증이 발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인 각성을 통해 삶의 목적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래와 같은 인디언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는데, 오늘날의 문제점과 일치한다. 

  - “We don’t understand the whites; they are always wanting something - always restless - always looking for something. What is it? We don’t know. We can’t understand them. They have such sharp noses, such thin, cruel lips, such lines in their faces. We think they are all crazy.”

인류는 근대 이후 물질적인 추구를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했지만, 영적인 측면에서는 길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영적인 삶의 측면 없이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The modern man has lost all the metaphysical certainties of his medieval brother, and set up in their place the ideals of material security, general welfare and humaneness. But it takes more than an ordinary dose of optimism to make it appear that these ideals are still unshaken.

신경증이나 다양한 정신병의 원인 중 하나로, 목표를 잃은 현대인을 제시한다. 물질적인 만족 만이 아닌,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인간이기에 삶의 의미를 찾는 일에 실패하면 다양한 정신적 긴장이 나타나고, 때로는 정신분열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우리의 잠재의식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식을 하지 못하고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다. 

  - What drives people to war with themselves is the intuition or the knowledge that they consist of two persons in opposition to one another. The conflict may be between the sensual and the spiritual man, or between the ego and the shadow. It is what Faust means when he says “Two souls, alas, dwell in my breast apart.” A neurosis is a dissociation of personality.

  - A psycho-neurosis must be understood as the suffering of a human being who has not discovered what life means for him.

  - When we speak of the spiritual problem of modern man we are dealing with things that are barely visible - with the most intimate and fragile things - with flowers that open only in the night.

짧은 논문을 엮은 것과 같은 구조의 책으로, 전체적으로 통일된 그림을 얻기는 어렵지만 영적인 문제점을 학문적인 방향에서 접근한 학자의 시도를 보는 것은 무척이나 새롭다. 융은 삶의 종교적인 측면이 삶 자체와는 분리된 성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찍부터 고민했고, 심리분석 상담가는 환자의 이런 형이상학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성공적인 삶을 살다가 중년의 위기를 맞는 전형적인 ‘소프라노스’ 와 같은 케이스의 근본원인을 삶의 영적인 부분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 셈. 

책에서 만나는 다양한 경구만을 가지고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음.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