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0.03.03 Psychoanalysis and Religion
  2. 2019.11.13 Man and His Symbols
  3. 2018.11.18 Modern Man in Search of a Soul

Psychoanalysis and Religion

2020. 3. 3. 11:31 from Lectura
 
  • 2020.3, Erich Fromm
 
종교가 제공해 주던 삶의 의미를 신이 죽어버린 현대 시대에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고민한 에리히 프롬의 저작이다. 최근 알게 된 Christian Atheism이나 Jordan B. Peterson 교수의 입장과 유사한 주장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우리가 우주를 지배하는 신에 대해서 경배해야할 필요성은 사라졌지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 종교 혹은 종교적인 관심은 여전히 유용하다는 것이다.  
 
  • the question is not whether man returns to religion and believes in God but whether he lives love and thinks truth. If he does so the symbol systems he uses are of secondary importance. If he does not they are of no importance.
  • Centering the religious discussion on the acceptance or denial of the symbol God blocks the understanding of the religious problem as a human problem and prevents the development of that human attitude which can be called religious in a humanistic sense.
 
과학이 이만큼 발달한 상태에서 물질계에 직접 관여하는 신이라는 개념은 너무나 시대에 뒤쳐진 생각이 되었다. 이런 생각을 여전히 지지하는 사람들은 원리주의자이거나 이단에 가깝지 않을까? 그렇다고 ‘전투적 무신론자’라고도 할 수 있는 입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세상의 질서가 어떻게 되어있는가? 라는 질문의 답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삶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의 답을 도출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과거의 종교적 철학적 지식에 기반해서 우리 스스로 판단하는 수 밖에 없다. 
 
오히려 프롬이 걱정하는 것은 하루하루의 삶에 매몰되어 궁극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는 현대인이다. 
 
  • While we have created wonderful things we have failed to make of ourselves beings for whom this tremendous effort would seem worthwhile .
  • The threat to the religious attitude lies not in science but in the predominant practices of daily life .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지 않고, 현대 사회가 원하는 ‘마케팅 지향적인 성격’을 갖춘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면서 내적 갈등에 시달리면 신경증이라는 형태로 그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 이런 신경증을 대했을때 증상의 치료에 집중하여 사회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을 치료의 목적으로 둘 수 도 있지만, 프롬이 생각하는 정신 분석학은 이 보다 한단계 더나아가 사람들의 도덕적인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 neurotic symptoms are not isolated phenomena which can be dealt with independently from moral problems.
  • psychoanalysis shifted its emphasis more and more from therapy of the neurotic symptoms to therapy of difficulties in living rooted in the neurotic character. 
 
그렇다면 프롬이 생각하는 인간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일까? 형이상학적인 기반의 도덕률에 기대할 수 도 없고, 우주만물을 주관하는 신도 의지할 수 없다면, 우리가 지향하는 삶은 어때야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시 한번 프롬은 인본주의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 love, if we mean by love a capacity for the experience of concern, responsibility, respect, and understanding of another person and the intense desire for that other person’s growth.
  • man must strive to recognize the truth and can be fully human only to the extent to which he succeeds in this task. He must be independent and free, an end in himself and not the means for any other person’s purposes. He must relate himself to his fellow men lovingly. If he has no love, he is an empty shell even if his were all power, wealth, and intelligence. Man must know the difference between good and evil, he must learn to listen to the voice of his conscience and to be able to follow it.
 
이와 같은 목표는 직감적으로 옳게 느껴지는데, 아마도 인류 진화의 역사와 인간의 본성 때문이지, 철학적 사유의 결과는 아닐 것이다. 
 
최근 읽은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를 통해 접한 하이데거의 생각과 비교하는 것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두 사상가 모두 유사한 이야기를 약간 다르게 변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이데거가 제시한 ‘시인의 관점’과 프롬이 제시한 사랑, 자유, 독립성은 어찌보면 유사한 이야기이다. 외부 세계에 애정에 기반한 관심을 갖는 것. ‘경이’와 ‘애정’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 등이다. 
 
좀더 나아가자면 이러한 태도는 ‘돈후앙의 가르침’에서 돈 후앙이 이야기한 통제된 우행(controlled folly)과도 연관이 있다. 
 
'다른 것보다 중요한 것 따윈 없는데도, 어떤 행위를 선택헤서 마치 그것이 자신에게는 의미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야. 통제된 우행은 식자로 하여금 자기가 하는 행동은 의미 있는 행동이라고 말하게 하고, 마치 의미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게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아. 그래서 그는 그런 행동을 끝마친 뒤에는 평온하게 물러서지. 자기가 한 행동이 선하든 선하지 않든, 성공했든 실패했든 본인은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네.'
 
잘은 모르지만 대승불교의 ‘보살’이란 개념과도 연관이 있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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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Man and His Symbols

2019. 11. 13. 13:09 from Lectura
  • 2019.11, Carl G. Jung
 
프로이드의 제자였다가 이론적으로 달라져 스승과 결별한 융, 집단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학자, 이름을 많이 들어온 융이라는 학자의 이론이 궁금해  읽기 시작한 책. 무의식이라는 개념이 프로이드를 통해 널리 알려진 오늘 날에는 오히려 융부터 읽기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책을 읽고 내 나름대로 이해한 융의 이론. 
 
융에 따르면 우리가 상징(Symbol)이라고 부르는 것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활용을 넘어서는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름이나 그림이다. 이것은 기호(Sign)와는 다른데, 기호의 경우 항상 그것이 지칭하는 것보다 작은 것을 내포하는데 반해, 상징의 경우 표면적으로 나타내는 것을 넘어선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이러한 상징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이 현실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개념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말하거나 글을 쓸때, 가능하면 명료하게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끔은 이런 노력이 피로한 경우가 있다. 떠오르는 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하기에 내 언어 구사 능력이 뒤쳐지기 때문인데, 상징을 좀더 활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이 합리적이라면 무의식은 상징적이다. 인간의 합리적인 면이 주로 나타나는 의식과 대별되는 무의식은 본질적으로 상징적이다. 때문에 꿈에서 나타나는 상징들이 그 처럼 논리적이지 않은 것이다. 심리적인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의식과 무의식이 조화롭게 작용해야 하는데, 이 둘 사이에 부조화가 발생하거나 서로 반목할때 심리적인 동요가 발생한다. 때로 이런 동요는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의 변화, 기억의 손실, 말실수와 같은 형태로 표면에 떠오른다. 의식적으로는 원하고 있는데, 무의식은 거부 한다거나 반대의 경우 무의식은 꿈 속에서의 상징을 통해 의식에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런 메세지를 이해 혹은 해석하는 행위는 의식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고 이 책에서 융은 주장한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우리가 본능이라고 부르는 것은 감각에 의해 인지되는 생리적인 욕구이지만, 인간이 의식을 발전시키면서 무의식의 영역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배고픔과 배변과 같은 생리적인 수준의 본능도 있지만, 보다 상위의 본능이라 부를 수 있는 경향성은 모든 인간 사이에서 공유되고 계승된다. 위계에 대한 인식이나 성인이 되면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는 단계를 거치는 것등을 그와 같은 상위 본능의 예로 들 수 있다. 내가 임의적으로 지칭한 상위 본능은 상징적 이미지의 형태로 꿈이나 환상을 통해 나타나는데, 이렇게 발현된 상징을 융은 원형(archetype)이라고 부른다. 어떤 상징들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다수의 사람에 의해 공유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징들은 차츰 종교의 상징체계 안으로 편입된다. 
 
종교와 신화는 과거로부터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 내 존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의미가 부여될때 인간은 동물을 넘어서서 인간이 된다. 종교와 신화는 삶의 많은 면을 포괄하지만, 특히나 원형과 집단 무의식의 체계화라는 측면에서 중요성을 가진다. 이런 측면의 종교 혹은 신화는 어찌보면 과거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삶의 단계에서 만났던 문제들의 모범 답안지라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조던 B 페터슨 교수와 조셉 캠벨이 무척이나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꿈은 개인적인 차원의 신화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듯 싶다. 신화를 통해서 인류 공통의 문제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면, 꿈은 원형을 통해 개인의 무의식이 의식에 건네는 조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종교를 미신으로 치부하고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이로 인해 삶을 지탱해주는 의미를 잃어 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예전의 신들은 다른 이름으로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의지에 의해 불가능한 것이 가능해지는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은 또 하나의 미신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삶은 해결 불가능한 난제를 제시한다. 본질적으로 해결불가능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삶에서 ‘도피’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약물, 알코올, 담배, 음식, 그리고 결국은 신경증에 의존하게 된다. 이것은 겸손, 인내, 절약과 같이 과거에 미덕으로 여겨졌던 덕목들을 잊어버린 현대인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이다. 
 
종교와 신화를 거부하면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꿈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융이 직접 쓴 글은 책의 1/5정도이고 나머지는 그의 제자로 보이는 다른 저자들이 쓴 글이다. 
  • Part 1 Approaching the Unconscious: Carl G. Jung
  • Part 2 Ancient Myths and Modern Man: Joseph L. Henderson
  • Part 3 The Process of Individuation: M.-L. von Franz
  • Part 4 Symbolism in the Visual Arts: Aniela Jaffé
  • Part 5 Symbols in an Individual Analysis: Jolande Jacobi
  • Conclusion: Science and the Unconscious: M.-L. von Franz
 
의식하지는 않았는데, 다 읽고 보니 융의 글에서 밑줄 친 문장이 가장 많았다. 영웅신화와 입문의식(Initiation)에 대해서 쓴 두번째 글도 재미있었고, 개인화(Individuation)에 대한 세번째 글도 흥미로웠다. 네번째 파트는 주로 현대 미술과 무의식의 관계로 설명하고 있는데, 현대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처럼 들렸다. 마지막 파트는 사례를 통해 상징과 무의식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

Modern Man in Search of a Soul

2018. 11. 18. 17:04 from Lectura


  - 2018.10, C.G. Jung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을 아주아주아주 단순하게 내가 기억하는 형태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꿈은 소망충족의 형태이다. 하지만 늘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고 암시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 또한 꿈은 인과관계를 모두 나타내지 않는다, 축약하거나 압축해서 소망을 표현한다. 

이 책은 프로이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칼융의  책이지만, 프로이드와는 다르게 종교적인 측면이 강하게 느껴진다. 현대의 인간은 맹목적인 종교로 부터는 해방되었지만, 그로인해 삶의 목적을 상실하기가 쉽고, 신경증이 발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인 각성을 통해 삶의 목적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래와 같은 인디언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는데, 오늘날의 문제점과 일치한다. 

  - “We don’t understand the whites; they are always wanting something - always restless - always looking for something. What is it? We don’t know. We can’t understand them. They have such sharp noses, such thin, cruel lips, such lines in their faces. We think they are all crazy.”

인류는 근대 이후 물질적인 추구를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했지만, 영적인 측면에서는 길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영적인 삶의 측면 없이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The modern man has lost all the metaphysical certainties of his medieval brother, and set up in their place the ideals of material security, general welfare and humaneness. But it takes more than an ordinary dose of optimism to make it appear that these ideals are still unshaken.

신경증이나 다양한 정신병의 원인 중 하나로, 목표를 잃은 현대인을 제시한다. 물질적인 만족 만이 아닌,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인간이기에 삶의 의미를 찾는 일에 실패하면 다양한 정신적 긴장이 나타나고, 때로는 정신분열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우리의 잠재의식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식을 하지 못하고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다. 

  - What drives people to war with themselves is the intuition or the knowledge that they consist of two persons in opposition to one another. The conflict may be between the sensual and the spiritual man, or between the ego and the shadow. It is what Faust means when he says “Two souls, alas, dwell in my breast apart.” A neurosis is a dissociation of personality.

  - A psycho-neurosis must be understood as the suffering of a human being who has not discovered what life means for him.

  - When we speak of the spiritual problem of modern man we are dealing with things that are barely visible - with the most intimate and fragile things - with flowers that open only in the night.

짧은 논문을 엮은 것과 같은 구조의 책으로, 전체적으로 통일된 그림을 얻기는 어렵지만 영적인 문제점을 학문적인 방향에서 접근한 학자의 시도를 보는 것은 무척이나 새롭다. 융은 삶의 종교적인 측면이 삶 자체와는 분리된 성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찍부터 고민했고, 심리분석 상담가는 환자의 이런 형이상학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성공적인 삶을 살다가 중년의 위기를 맞는 전형적인 ‘소프라노스’ 와 같은 케이스의 근본원인을 삶의 영적인 부분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 셈. 

책에서 만나는 다양한 경구만을 가지고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음.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