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08.27 The Art of Being
  2. 2018.07.30 To Have or To Be
  3. 2013.03.17 심플하게 산다

The Art of Being

2018. 8. 27. 16:42 from Lectura



  • 2018.8 / Erich Fromm

1976년에 출판된 책이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비추기에 부족함이 없다. 

삶이 물질과 정신으로 이루어져있다면, 오늘날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삶의 물질적인 측면으로 기울어진 삶을 살고 있다. 예전에도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물질적 기반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더욱더 상황이 개선되었다. 사람들은 원한다면 조금만 일하고 살아갈 수 있다. 프롬은 그런 삶의 방식에서 정신적인 삶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사상가이다. 물질의 획득/소유/활용에만 기울어진 우리의 일상은 얼마나 사소한가? 우리 삶의 사소함은 삶의 중심 문제에서 벗어나 일상을 생동감 없게 살아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인간관계도 사소한 문제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진정한 관심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는다. 하지만, 관계는 공평해야하기 때문에 내가 말한 만큼 상대방도 말할 기회를 주게된다. 그나마 생산적인 대화라는 것은 사소한 정보의 교류에 그친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면서도 그 사람을 깊게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삶에 있어서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사랑과 공감이다. 소유하는 삶이 아닌 존재하는 삶으로 살기 위해서는 사랑과 공감의 기술을 갈고 닦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실제를 덮고 있는 환상(illusion)과 욕망(greed) 그리고 삶에 대한 혐오를 벗어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아가는 것. 진정으로 살아가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는 것, 그리고 필요한 일을 행하는 것이다. 

하루하루의 삶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지금 이곳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시간을 보낸다. 이미 우리가 가진 물질적 기반은 차고도 넘친다. 필요한 것은 지나치게 많은 자극을 걸러내고, 현재 가진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명상 등의 정신집중 훈련이 도움을 줄 수 있다. thinking이 아닌 awareness를 기르는 훈련을 통해 자꾸만 과거와 미래로 방황하려는 우리의 ‘생각’을 붙잡아 지금 여기 ‘현재’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호흡에 집중하는 것과 같은 방식의 명상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결정적으로 이러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삶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때로는 불행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역경을 통해서 우리는 성장한다. 어려움이 없다면 사람들을 변화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대에 많은 사람들은 삶의 불확실성에서 회피하기 위해 ‘우상’을 만들고 여기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이 때문에 진정한 개성은 더욱 더 찾기 어려워진다. 잃어버린 개성을 찾기 위해서 소비에서 ‘개인화’와 무한대에 가까운 선택을 강조한다. 

많은 소유는 그만큼의 무게를 수반한다. 소유에 집중하는 삶은 ‘존재하는 삶’과 양립하기 어렵다. 최근 다이어트를 위해 한끼를 줄였는데, 상당히 많은 것을 얻었다. 적게 먹는 것을 통해 음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데, 실제로 그랬다. 평상 시 적게 먹기 때문에 먹고 싶은 것이 생겼을때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다. 먹으면 맛있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프롬이 이야기하는 존재하는 삶이란 지나친 소유지향을 벗어나서, 진정한 자유를 지향하는 삶이 아닐까 싶다. 필요한 것만큼 확보하고 확보한 것을 온전히 누리는 삶. 만일 모든 사람들이 이런 삶의 태도를 실행한다면, 현대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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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To Have or To Be

2018. 7. 30. 09:19 from Lectura



- 2018.7, Erich Fromm


아마존에서 에리히 프롬의 책을 자주 할인해서 읽었던 책이지만 예전 기억도 되살릴겸 구매. 고전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고등학생 시절에 처음 읽고, 영문판으로 다시 읽었다. 좋은 책은 다시 읽으면 새롭게 다가온다. 요즘 내가 고민하는 소비의 문제, 경제에 대한 고민들이 이미 이 책에서 논의되었다. 어렸을때 읽고 나서 기억에 남는 것은 소유하는 삶과 존재하는 삶 사이의 비교였다. 다시 읽고 나니 프롬의 논의는 현대인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프롬의 주장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가장 저열한 물질주의에 기반한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의 문제가 아닌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도 공유하는 문제이다. 우리의 경제체제는 소비가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가정한다. 이를 위해 근면하게 일해서 번 돈을 소비할 것을 권장한다. 이런 대량 소비는 다시 대량의 생산을 필요로 하고, 생산과 소비의 두 바퀴는 영원한 생산력 증대를 향해 굴러가게 된다. 우리의 여가시간은, 프롬에 따르면, 자동차/TV/여행/Sex로 채워진다. 하지만 우리들은 소비를 하면서도 부족을 느끼고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불만족은 궁극적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이런 삶의 방식이 인류 역사와 계속 함께한 것은 아니다. 인류의 스승들은 소유가 아닌 공유와 사랑에 기반한 삶을 설파했다. 비록  당시에도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산 것은 아니었지만, 최대한의 소비와 소유를 바람직한 삶으로 삼지도 않았다. 이렇게 소유에 기반한 삶의 방식으로부터 공감이 아닌 소유 관계로 살아가는 성격유형이 생겨났다. 프롬은 이를 ‘Marketing Character'라고 말한다. 이는 자신의 가치를 직업 시장에서의 교환 가치에 의해 정의하는 성격유형을 말한다. 이러한 유형은 시장에서 유용하다는 평가를 얻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성격을 변화시킨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성격은 ‘명랑하고, ‘건전하고, ‘공격적이며, ‘야망적인’ 성격이다. 스스로가 설정한 가치가 아닌 시장 가치에 맞추어 살아가기 때문에 주도적인 삶을 살기가 어렵고, 소유를 목표로 살아가지만, 자신이 가진 무엇에도 애정을 갖지 않는다. 이것은 고대로부터 완전한 인간 유형으로 이상화된 ‘영웅’과는 다르다. 영웅은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유형이다. 영웅(Hero)이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사는 존재이다. 그리고 영웅이야 말로 실존하는 삶의 형태이다.  

종교가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시기에는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긍정적인 것까지는 아니어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고, 심지어는 종교적인 관점에서 극복해야 할 시련으로 받아들였다. 현대의 인간에게 삶의 시련은 자신의 삶이 잘못되었다는 부정적인 평가 이외의 것이 아니다. 모두들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나만 불행하다면 어딘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원인은 나, 정치, 경제시스템, 사회, 종교 일 수 있다. 오늘날 이처럼 압도적인 물질적인 풍요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불만스러워하는 이유의 저변에는 영웅적인 삶에서의 분리라는 문제가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우리는 ‘영웅’이라는 목표로 부터 멀어지면서 삶의 가치를 잃어 버린게 아닐까?

프롬이 생각하는 존재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면, 신이 없는 영적인 삶(Spiritualism without God)의 개념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류가 삶의 목적에 대해 고민한 내용들은 신화와 종교 영역에 남아있다. 종교에서 신에 대한 숭배를 제외하고 남는 것이 신화이고, 신화란 삶에 대한 인류의 지혜라고 보면, 이 책은 신화가 이야기하는 삶을 풀어서 설명해주는 해설서이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

심플하게 산다

2013. 3. 17. 10:53 from Lectura



 - 2013.3, 도미니크 로로 / 김성희 옮김


책의 뒷표지 내용…

'욕망을 채우느라 삶을 잃어버린 우리들을 위한 일상 성찰'

물건 - 필요한 물건보다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은 스스로 불행을 짊어지는 일이다. 물건이 많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집 - 집은 '언젠가는 쓰일' 물건들로 가득 찬 요지부동의 창고가 아니다. 집은 휴식의 장소, 영감의 원천, 치유의 영역이 되어야 한다. 
시간 - 우리가 진정 소유할 수 있는 것은 하루하루의 시간이다. 두려워할 것은 미래가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는 현재이다. 
몸 - 적게 먹고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것은 일종의 철학이고 지혜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은 예술 작품을 만드는 일만큼 가치가 있다. 
관계 - 변명하지 않고 미소 지으며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남에게 기대지 말고 자신의 빛으로 살아가자. 
마음 - 오염된 마음은 우리를 분열시킨다. 집착을 버리고 소유를 포기하자. 그러면 마음에 초연함이 깃든다. 

내용 중 일부 발췌… 189page

소유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 사회는 가난하다. 광고에 휘둘리는 사회는 가난하다. 경쟁의 악순환에 계속되도록 내벼려 두는 사회는 가난하다. 단순하게 사는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회는 가난하다. 모든 것에 가격표를 붙이고 심지어 고결한 행동까지 값으로 따지는 사회는 가난하다. 요컨대 돈이 없는 것만 가난이 아니다. 


거의 이 정도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의 전체. 나머지는 각각의 주제에 대한 저자의 미니멀리즘적 생활양식에서 필요한 소소한 팁(?)들로 채워져 있다. 예를 들면, 침구와 가구는 적게 소유하되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고급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식초를 먹으면 피부에 좋다, 원하는 것을 먼저 머리속에 그려보라던지 하는 식의 것들…

소유하는 삶에서 벗어나는 것에 관심이 있고, 보다 성찰적인 글을 보고 싶다면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를 읽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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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