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오페라'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07.18 The Player of Games
  2. 2016.07.31 익스팬스: 깨어난 괴물
  3. 2013.12.18 히페리온 시리즈

The Player of Games

2019. 7. 18. 14:15 from Lectura

 

 

- 2019.7, Iain M. Banks

 
어떤 것에 중독되어 있지 않은 상태의 삶이 가능한가? 도파민 경로(Dopaminergic Pathways)를 통해 중독이 발생한다면, 약하든 강하든 중독 되지 않은 삶이 가능할까? 도파민 경로는 삶을 유지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물이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이것을 너무나 효율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중독으로 가득 찬 상태가 되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을 확장하고, 주변 환경을 병합하고자 하는 본능은 가장 근본적인 중독이다. 중독과 건강한 생명 활동을 가르는 경계는 무엇일까?

 

이 소설의 주인공인 Gurgeh는 게임과 승부에 중독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너무나 평온한 현실에 불만을 느낀 영웅은 모험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 은하계 저편의 Azad 제국은 말그대로 게임을 통해 사회적 위계를 결정하는 문명을 이루었다. 그 어떤 게임보다 복잡한 Azad라는 게임에서 최종 승리하면 그 문명의 황제가 된다.
 
  • The game of Azad is used not so much to determine which person will rule, but which tendency within the empire’s ruling class will have the upper hand, which branch of economic theory will be followed, which creeds will be recognized within the religious apparat, and which political policies will be followed.
 
Culture는 Iain M. Banks의 가장 그럴듯한 유토피아에 대한 사고 실험이다. 생산의 문제가 인공지능에 의해 해결된다면, 인류는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 돈이라는 중독이 더 이상 필요없는 삶은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갈까? 이에 비해 Azad는 기본적으로 권력에 중독된 사회이다. Hierarchy를 돈보다 근본적인 생물학적인 요소로 봤다는 점은 Iain M. Banks의 혜안. Culture의 특수기관인 Contact는 Azad 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Gurgeh를 보낸다. 제국을 이루는 핵심 이데올로기인 Azad 자체를 통해 제국을 붕괴시키려 한다.
 
  • “Oh, it’s all so wonderful in the Culture, isn’t it, Gurgeh; nobody starves and nobody dies of disease or natural disasters and nobody and nothing’s exploited, but there’s still luck and heartache and joy, there’s still chance and advantage and disadvantage.”
  • He knew why the Empire had survived because of the game; Azad itself simply produced an insatiable desire for more victories, more power, more territory, more dominance…
  • In every scene, there was an element of… Gurgeh supposed it was dominance.
  • The Empire wanted to survive; it was like an animal, a massive, powerful body that would only let certain cells or viruses survive within it.

 

Azad 제국은 유기체의 본능을 그대로 반영한 문명을 만들었다. 때문에 그들에게는 중독이라는 개념이 없다. 살아있는 것이 다른 생명을 정복하고 소유하고 착취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스스로를 제한하는 Culture와 같은 문명은 그들에게 견딜 수 없을만큼 부자연스러운 것이 된다. 그러한 Azad와 Culture와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충돌이다. 
 
Look To Windward에서 유토피아로서의 Culture를 들여다 봤다면, 이 작품에서는 거울상으로서의 현실을 비춰준다. Azad는 사고실험으로 미래에 투영된 현실이다. Azad 제국이 오늘날의 현실과 더 가까운 것으로 느껴졌다면, 이 책이 무엇을 중심 주제로 삼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으리라. 이번이 원서로만 3번째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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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익스팬스: 깨어난 괴물

2016. 7. 31. 23:13 from Lectura




- 2016.7 제임스 S.A. 코리 / 최용준 옮김


최용준이라는 번역자의 이름을 보고 사전 정보 없이 구입해서 읽은 책인데, 무더운 여름 주말을 보내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였습니다. 


이야기의 종류는 굳이 나누자면, 탐정소설 + 밀리터리SF + Firefly와 같은 류의 스페이스 오페라쯤 되어 보입니다. 중반 이후로 마지막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 한동안 지리한 전개가 이어지기도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 빠른 전개는 아닙니다. 인물 및 사건 묘사가 상투적으로는 묘사되는 부분이 있어서 읽는게 쉽지 않았지만, 결말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밌게 끝맺음을 하더군요.  


번역은 1편이 두 권으로 나누어져되어있는데, 원서는 현재 5편까지 나온상태이고 6편이 나올 예정이네요. 2편을 읽는다면 원서로 읽어야 할텐데, 이걸 원서로 읽지는 않을듯 합니다. 혹시 번역되어서 나온다면 볼수도 있구요.  


SF팬의 입장에서 보자면 새로운 이야기 혹은 새로운 이야기의 요소가 있지는 않고, 그 동안 많이 다루어졌던 이야기의 조각을 솜씨좋게 엮어만든 이야기입니다. 별 다섯개를 만점으로 하면 3개 반정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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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히페리온 시리즈

2013. 12. 18. 10:13 from Lectura


           




 - 2013.12, 댄 시먼스 지음/최용준 옮김


'히페리온' 과 '히페리온의 몰락' 으로 이루어진 두 권의 작품. '히페리온의 몰락'은 현재 절판된 책으로, 출판사의 담당자에 따르면, 출판사에 남은 마지막 책을 내가 샀다!! 음하하.. 이렇게 뿌듯할 수가...


'히페리온'만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전형적인 액자식 구성으로 '슈라이크'라는 미지의 괴물에게 자신의 소원을 빌기 위해 여행을 함께 하는 순례단의 이야기이다. 전설에 따르면 순례단원들은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슈라이크'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남는 한명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순례단의 구성원들은 모두 저마다의 사연으로 이번 순례에 참여하게 되는데,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 놓는 것이 '히페리온'의 주된 내용이다. 


그런데, 각각의 이야기가 꽤 긴 단편으로 구분될 정도이고, 상당히 재미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호이트 신부의 이야기로 죽은 사람을 재생시키는 기생생물 비슷한 '십자형'에 대한 이야기이다. 으스스한 분위기와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이 꿀재미!


이렇게 배경을 공들여 만든 후에 순례단의 여정을 둘러싼 은하계 거대 세력간의 전쟁을 그리는 것이 '히페리온의 몰락'. 전작과 같은 인물과 같은 배경이지만 이야기의 분위기는 180도로 변해서 소소한 개인들의 과거담이 아니라, 우주 규모의 스페이스 오페라에 가까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엇보다 댄 시먼스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수많은 고전에 대한 인용, 스케일 큰 이야기, 이야기 세계에 대한 세부 묘사 등등... 충분히 시간을 들여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이다. 추운 겨울, 따뜻한 거실에서, 시간이 남아 돌 때, 푹 잠겨 있을 수 있을만큼 거대한 이야기랄까?  


단 두권 이지만 열린책들에서 꽤나 압축을 해서 내놓은 덕분에 분량이 상당히 길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손에 딱 맞는 판형으로 출판해준 열린책들에 감사를... 특히나, 댄 시먼스의 다른 작품인 '일리움'과 '올림포스'의 그 거대한 하드커버와 비교해보면 더욱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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