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Existentialist Cafe

2020. 4. 28. 16:06 from Lectura
  • 2020.4, Sarah Bakewell
 
실존주의 철학이 무엇인지, 그 철학을 한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들은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그런 철학을 했는지 이야기해주는 책. 철학자의 삶과 유리된 아이디어 설명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함께 조망하는 접근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 동안 읽으면서 울림을 느꼈던 많은 글과 이야기 저변에는 실존주의가 있었다. Jordan B. Peterson교수, 소명을 따르라 이야기한 신화학자 조셉 캠벨,  야키 인디언 돈 후앙의 가르침,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등… 실존주의라는 맥락을 알고 나니 왜 이런 주장이 나왔는지 훨씬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찌보면 실존주의 철학은 니체 이후 절대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시도 중 가장 성공적인 시도였고, 많은 사상과 문학이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에 따르면 실존주의는 키에르케고오르, 니체, 후설, 하이데거, 야스퍼스와 같은 철학자들의 영향을 받아출현하였다. 19세기 합리적 세계관의 확산에 따른 종교의 쇠퇴와 1,2차 세계 대전을 통한 인간성 말살의 위기를 겪고 난 사람들은 절대 원리에 기반하지 않은 삶의 철학을 고민하게 되었다. 신이 없다고 한다면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 Sartre’s big question in the mid - 1940s was: given that we are free, how can we use our freedom well in such challenging times?
 
아니 어떻게 살 지를 고민하기 전에 절대적인 논리적, 종교적 기반 없이 계속해서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때문에 이것은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이다.
 
  • For Camus, we must decide whether to give up or keep going. If we keep going, it must be on the basis of accepting that there is no ultimate meaning to what we do.
 
이러한 자유에 직면해서 많은 사람들은 공포에 질리거나 별다른 의미없이 일상을 채울 수 있는 다양한 습관을 통해 삶에 대한 고민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런 핑계를 ‘bad faith’라고 불렀다. 
 
  • Sartre argues that freedom terrifies us, yet we cannot escape it, because we are it.
  • For Sartre, we show bad faith whenever we portray ourselves as passive creations of our race, class, job, history, nation, family, heredity, childhood influences, events, or even hidden drives in our subconscious which we claim are out of our control.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에 압도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이 정해져있다는 숙명론에 빠지지 않은 채로, 내가 가진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실존주의이다. 
 
  • The way to live is to throw ourselves, not into faith, but into our own lives, conducting them in affirmation of every moment, exactly as it is, without wishing that anything was different, and without harbouring peevish resentment against others or against our fate.
  • The ambiguous human condition means tirelessly trying to take control of things. We have to do two near-impossible things at once: understand ourselves as limited by circumstances, and yet continue to pursue our projects as though we are truly in control. In Beauvoir’s view, existentialism is the philosophy that best enables us to do this, because it concerns itself so deeply with both freedom and contingency.
 
유교의 중용이나 Jordan Peterson 교수의 Order/Chaos 사이를 걸어가는 인간의 이미지와도 유사하다. 
 
  • For Beauvoir and Sartre, this was the big lesson of the war years: the art of life lies in getting things done.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을 실존주의에서 구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르트르와 보봐르의 삶은 우리가 지향 할 수 있는 삶의 한 가지 형태를 보여준다. 사르트르는 많은 흠이 있는 사람이였지만, 한번만 주어진 자신의 삶을 치열하고 정열적으로 살아간 지식인이였다. 편안한 주류로의 편입을 거부하고 늘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 철학자였다. Bad Faith를 거부하는 삶. 
 
그 당시는 전쟁이나 식민지 독립 같은 이슈들이 문제였다면, 오늘 날은 소비주의와 자본주의가 장애물일 수 있다. 자유에 압도당하지 말고, 허위에 기대지도 말자.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Sutta Nip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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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5, Sean Carroll

입자물리학에서부터 자유의지, 도덕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거대한 주제에 대한 책. 결론적으로 새롭다기 보다는 지금까지 현대 과학을 통해 알려진 사실들을 바탕으로 형이상학의 해체를 시도하는 책이라고 봐야 할듯. 물리학자인 작가의 이력때문인지 물리학에 대한 정리로는 좋지만, 철학 방면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기는 힘들다. 

현대 과학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인간이 물질적인 존재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안다. 세계는 물질이고 이를 벗어난 다른 것은 없다. 그렇다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의 존재 이유는? 그런 것은 없다. 우리는 단지 물리법칙에 의해 여기에 존재하고, 맹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게 전부이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이 질문에는 각자 답을 찾아야 한다. 그 답을 과학에서 찾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과학을 활용해서 무엇이 부적절한 목표인지를 판단할 수는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 삶의 목표는 신의 뜻에 맞추어 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과학이라는 틀을 활용해서 그 주장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삶의 목표나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도덕적인지에 대한 수많은 답들이 존재할 수 있다. 그 중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거짓이라고 판명되거나, 참일 확률이 적은 주장이 있다면 이런 주장은 먼저 걸러질 수 있다. 그렇게 걸러지고 남은 많은 관점은 각자의 주관대로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한 관점이 다른 어떤 관점보다 더 참이거나 더 우월할 이유는 없다. 이것이 내가 이해하는 Poetic Naturalism이다. 

이런 관점에서 Jordan B. Peterson 교수가 이야기하는 Chaos vs Order 라는 이야기는 어떨까? Peterson 교수에 따르면, 많은 영웅 신화가 혼돈을 마주해서 극복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질서와 함께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생명의 기본 작용을 혼돈과 질서의 유기적인 관계로 이해한 것이다. 세상은 혼돈이다. 인간은 삶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런 혼돈과 마주해야 한다. 어린 시절에는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기 때문에 혼돈과 마주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바로 천국으로 기억되는 이유. 하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천국을 나와야만 한다. 주체성을 획득하기 위한 댓가가 혼돈과 마주침인 이유이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혼돈과 마주하고 극복해야 한다. 이렇게 얻어진 것이, 일상의 편안함인 질서이다. 이 과정은 한번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단계에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혼돈과 마주침을 피하고 너무나 오랫동안 질서에 머무르다보면, 그 사람의 삶은 화석화되어 버린다. 순수한 혼돈과 마찬가지로 순수한 질서는 생명을 말려버리는 사막이다. 생명은 삶은 이러한 혼돈과 화석화 된 질서 사이를 계속해서 방황하는 어떤 것이다. 혼돈을 질서로 변모시키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위와 같은 이론은 Poetic Naturalism 입장에서는 훌륭한 하나의 관점이다. 과학적 사실과 불일치 하는 면은 없으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해준다. 이 이론의 또다른 장점은 누군가 머리 좋은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생각해 낸 것이 아니라,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신화와 종교라는 형태로 집대성한 우화를 현대적인 과학의 관점에서 풀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과학이라고 해도 수학처럼 절대적인 진리를 증명하거나, 물리학 처럼 실험을 통해 증명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반대로 위의 진술이 물리학이나 수학적인 진리와 배치되지 않는다. 또한 뇌과학이나 진화론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사실이 있다면, 이러한 지식을 포함하기 위해 위의 이론이 수정될 여지도 충분하다. 저자에 따르면 Jordan B. Peterson 교수의 이론은 신이라는 존재를 가정하고 있는 기독교적인 믿음보다는 훨씬 Poetic Naturalism에 부합하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래 문장들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을 잘 나타내고 있다.  
  • It's a different kind of challenge to accept the world for what it is, to face reality with a smile , and to make our lives into something valuable.
  • Poetic naturalism sits in between : there is only one, unified, physical world, but many useful ways of talking about it, each of which captures an element of reality.

전체적인 구성은 여섯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있다. 
  • Cosmos : 저자가 이야기하는 Poetic Naturalism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물리학이 이해하는 현실 세계의 작동 원리를 정리해준다. 
  • Understanding : 인식학적인 파트. 베이시안 정리를 이용해서 외부 현실에 대한 가정을 수정해 나가는 방안을 설명한다. 
  • Essence : 1,2 파트를 바탕으로 형이상학의 해체를 시도한다. 
  • Complexity :  창조론과 진화론을 비교하며 신이라는 개념이 과학적으로 무의미함을 이야기한다. 
  • Thinking : 의식과 자유의지에 대한 파트. 
  • Caring : 가치와 도덕에 대한 파트.

인상적인 구절들...
  • Looking for causes and reasons is a deeply ingrained human impulse.
  • The reason why there’s a noticeable distinction between past and future isn’t because of the nature of time ; it’s because we live in the aftermath of an extremely influential event : the Big Bang.
  • The question being addressed by Bayes and his subsequent followers is simple to state , yet forbidding in its scope : How well do we know what we think we know?
  • there are many ways of talking about the world, each of which captures a different aspect of the underlying whole.
  • something is “ real ” if it plays an essential role in some particular story of reality that, as far as we can tell, provides an accurate description of the world within its domain of applicability.
  • Does new , credible evidence seem incompatible with your worldview ? We should give it extra consideration , not toss it aside.
  • Can we make sense of consciousness and our inner experience without appealing to substances or properties beyond the purely physical ? Can we bring meaning and morality to our lives , and speak sensibly about what is right and what is wrong?
  • Poetic naturalism is “ poetic ” because there are different stories we can tell about the world, many of them capturing some aspects of reality , and all useful in their appropriate context.
  • That there are no objectively true moral facts out there in the world ? Yes . But admitting that morality is constructed , rather than found lying on the street , doesn’t mean that there is no such thing as mor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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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hooling Society

2017. 5. 28. 16:15 from Lectura




 - 2017.5, Ivan Illich

 - 쉽게 읽히는 글은 아니지만, 읽고 나서 곱씹어볼 수록 심오한 생각을 담고 있는 책이다. 삶에 대해서 돌아보게 만드는 책. 주기적으로 다시 읽어볼만한 책(5/5)


새로운 사상가와 사유체계를 만나는 것은 책을 읽는 즐거움 중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재미를 위한 책읽기를 하는 도중에 에리히 프롬, 칼 포퍼, 에릭 홉스봄, 엠마뉴엘 월러스틴과 같은 위대한 정신을 그렇게 만났다. 이제 꽤 많은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드는 지금에도 여전히 새로운 만남은 계속된다. ‘Deschooling Society’라는 제목이 책을 읽으면서 만난 새로운 사상가는 이반 일리치라는 신부이자, 교육자이자, 사상가이자, 철학자이자 인본주의적인 아나키스트로 살아간 사람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가 워낙 급진적이어서 도대체 작가가 어떤 사상을 주장하였는지를 찾아보았다. 그가 정립한 개념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Radical Monopolies : 근원적 독점이란 사람들이 참여하거나, 참여하고 싶어하는 의미 있는 활동을 기업의 상품과 전문가의 서비스가 대체해버린 것이다. 이 독점은 전문가가 만드는 것에 유리하도록 인간의 자율적 행동을 마비시킨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몸이 아픈 경우 스스로 고치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는 걷이 당연했지만, 병원이라는 제도가 확립되고 나서 모든 치료는 병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고, 병원 밖에서 행해지는 치료행위에 대해서는 불법화를 하였다. 이런 현상은 전문가의 등장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 Counterproductivity : 상품이 사용가치를 대체하면서, 상품이 원래 사람에게 제공하기로 했던 만족 대신 그 반대인 부정 가치를 만들어 인간을 무력하게 하는 모든 상황을 지칭한다. 병원이 근원적 독점화를 통해서 일정부분 현대 질병 치료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병원의 경우 이러한 긍정적인 면을 넘어서서, 불필요한 치료까지도 만들어내게 되었다.  

 

이와 같은 그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나면, 학교에 관련된 주장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반 일리히는 배움이라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추구될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되어야 하는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배움이란 가르침에 의한 결과물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이였다. 하지만 학교라는 제도는 배움을 배풀기 보다는 가르친다는 활동을 독점한 교직원이라는 전문가를 만들어 냈고, 이들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교육과정에 기반한 인증체계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에, 진정한 배움과 정의가 학교라는 제도에서는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소득층일 수록 학교가 제공하는 과정을 이수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등교육으로 갈수록 부유층과의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모두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육과정에서 고등교육일 수록 더 많은 자본이 소요된다. 즉, 교육예산에서 더 많은 혜택을 받아야 하는 저소득층이 실질적으로 부유층에 비해 더 적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학교라는 제도에서 저소득층이 소외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이에 반해서 학교라는 제도는 아이들을 자본주의가 필요로 하는 충실한 소비자로 만들어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학교로부터 벗어나기 전에는 소비사회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고 본다. 현대 기술은 사람들에게 여가를 선사하였고, 많은 사회에서 이 남는 시간은 소비활동으로 채우는 문화를 발전시켰다. 이렇게 대량 소비와 이에 바탕한 대량 생산 시스템을 우리는 발전이라고 부른다. 대량으로 생산된 부실한 상품을 소비하면서 여가를 보내는 소비사회에 대한 대안으로, 소량의 튼튼한 물건을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남는 시간으로 사람들 사이의 접촉을 늘리는 사회를 상상할 수 있다.   


현재 학교라는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체계는 학교를 대체하는 새로운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 주변 환경과 교류하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배우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그리고 배움에 필요한 자원이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게 하는 네트워크 형태를 저자는 제안하고 있다. 이 설명을 보고 있으면 오늘 날의 인터넷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오늘날의 인터넷을 통한 카페, 동호회 등의 활동을 떠올려 보면 이러한 서비스들이 단순히 사람들을 모으는 것만이 아니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된 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반 일리치의 사상을 책 한권으로 파악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깊은 사유를 만날 수 있었다. 애초에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얻어진 여유를 소비활동으로 낭비하고 있는 현재 삶의 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것은 곧 삶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생각해보게 한다. 돈을 벌고, 소비하는 활동을 제외하면 과연 삶을 무엇으로 채울것인가? 그리고, 삶에서 생산과 소비의 비중을 줄일 수록 늘어나는 시간은 또 과연 무엇을 하면서 보낼 것인가? 그렇게 보내는 시간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활동이어야 할것이다. 배움이야 말로 많은 시간을 들일 가치가 있는 일일 것이며,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배움과 가르침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상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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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5, 베리 슈워츠, 케니스 샤프 지음/김선영 옮김


일반적으로 관리자들이 직원을 관리하는 방법은 채찍과 당근이다. 혹은, 규율과 인센티브라고도 할 수 있다. 늦지 않게 출근할 것, 근무시간에는 자리를 지킬 것, 보고는 제 시간에 할 것, 언제까지 이러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할 것 등… 자발적으로 일을 열심히 한다면 규율을 느슨하게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일을 잘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규율만으로는 모든 사람을 최대치로 일하게 만들수 없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당근/인센티브이다.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면 승진을 시키거나, 일을 성사시키면 보너스를 지급해 주는 것과 같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 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 주는 것들이다. 


하지만, 일자체에서 만족을 얻기 위해서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직원들은 비록 월급을 받기 위해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이왕이면 일 자체를 통해서 즐거움을 얻고, 심지어는 삶의 의미까지지도 얻고자 한다. 규유을 지키는 것은, 월급을 받는 만큼은 일하고 있다는 위안을 받게한다. 이게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은 인센티브를 바라보며 일하게 된다. 일을 통해 관리자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채찍이거나 당근이므로,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은 채찍을 피하고 당근을 추구하는 것이 된다. 


때문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승진을 하지 못했을때 절망하는 것이다. 어쩌면 승진을 하지 못해 우울한 사람들이 진정으로 우울한 이유는, 승진을 통해 기대되는 금전적 보상만이 아니라, 승진을 통해 인정받는 자신의 일의 가치일 수 있다. 이런 경우 승진을 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그토록 열심히 한 일을 회사는 가치있게 보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승진은 반드시 열심히 일한 순서대로, 회사를 위한 기여도 순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경쟁이 심한 모든 경우에 그렇듯이 일정부분 우연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고, 주변에서 누구나가 인정하는 사람이 승진하지 못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는 핵심은, 일에서 스스로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규율을 따르거나, 인센티브를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천적인 지혜로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천적인 지혜로움은 단지 많은 지식을 갖춘 것과는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근본적인 사회적 실천에는 끊임없는 선택이 있고 올바른 선택에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실천적 지혜로움이란 선택지를 숙고하는 능력이자, 특정상황에서 도덕성을 파악하는 능력이고, ‘상황에 맞게 자를 구부리는 것’이다. 오늘날의 언어로는 올바른 의사결정 능력이 아마도 같은 능력을 의미하는 단어일듯 하다.   


오늘날 많은 회사들은 ‘실천적 지혜’를 갖추도록 돕기 보다는 오로지 단편적인 규율과 인센티브만을 사용해서 직원들을 관리하려고 한다. 때문에 우리가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많은 관료제의 어리석음은 바로 이러한 관리 부재로부터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실천적 지혜’를 인식하고 직원들에게 이것을 기대하는 관리자는 자기 스스로 먼저 이것을 갖추어야 한다. 관리자가 ‘실천적 지혜’를 갖추지 못했다면 어떻게 그가 관리하는 직원들이 그와 같은 것을 갖추기를 바라겠는가? 실천적 지혜를 갖추고 이를 알아보는 이가 조직을 이끄는 경우에만, 그가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유사한 미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상황이 그처럼 이상적이지 않다면, 모든 개인들은 스스로 이러한 미덕을 추구하기 위해, 규율과 인센티브로만 조직된 회사생활을 헤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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