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eves

2018. 7. 18. 10:23 from Lectura




  • 2018.7, Neal Stephenson

닐 스티븐슨은 훌륭한 이야기꾼 이라기 보다는 집요한 nerd에 가깝다는 인상이 있다. ‘크립토노미콘’ 이 대표적인데, 이야기 구조나 인물조형 보다는 이야기의 배경이라고 볼 수 있는 엄청난 분량의 사실들(가상의 사실들과 실제 과학 이론들을 망라한)이 가장 인상적인 작가이다. 이번 작품도 예외는 아니어서 두꺼운 분량의 소설임에도 그 분량의 대부분을 우주개발에 대한 이론과 작가가 구축한 미래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장광설로 독자를 지치게 한다. 

그닥 멀지 않은 미래에 갑자기 달이 폭발한다. 그리고 조각난 달은 지구 궤도를 돌며 더욱더 작은 덩어리들로 분리되고, 수많은 달 파편들이 지구에 떨어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을 붕괴시킨다. 미리 이 사실을 예상한 인류는 그나마 남은 기간을 이용해서 ‘Cloud Ark’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인류를 존속시키는 것. 이를 위해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된 지구를 떠나, 우주 정거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거주지를 만들어내게 된다. 

전형적인 재난소설의 스토리이지만, 지구에 남은 사람들이 느끼는 절망을 묘사하기 보다는, 우주정거장에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변모하는지, 그 사람들 사이의 정치적인 분열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전체 소설의 2/3 정도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이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고, 나머지 1/3은 오천년 후에 재난을 극복한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마지막 1/3의 절반 정도는 인류의 거주지와 정치적 상황과 전투 기술 등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이 묘사가 너무나 길고 지루하다.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너무나 많은 묘사가 사건없이 진행되는 바람에 책 읽기를 포기할뻔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인 지구가 사라진 상황에서 인류가 어떻게 생존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볼 수 있는 소설. Hard SF 팬이라면 초반 2/3를 좋아할 것이다. 일반적인 독자라면 마지막 1/3이 더 흥미로울 수 있겠지만, 드라마가 길지는 않다. 여러모로 좀 애매한 책. 최고의 SF라고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읽을만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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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