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하고 나서도 한참 만에야 직원으로 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되었다. 그것은 '나'를 버리고 '상사'가 원하는 일을 상사가 원하는 스타일로 하는 것이다. 사실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 상사가 원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월급을 받는 사람으로 당연한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해야 할 일과 상사가 생각하는 해야 할 일이 다르다면, 당연히 상사가 생각하는 해야 할일을 하는게 맞다. 물론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 결정권은 '상사' 가 갖고 있으니까.


하지만, 쉽지 않았던 것은 심지어는 일을 하는 '방식' 마저도 상사가 좋아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 만일 새로운 팀장이 꼼꼼한 성격이라면 사소한 디테일에도 집중해서 실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그만 실수라도 저지르면 그는 당신을 무능력 하다고 낙인찍을 것이다. 만약 상사가 일벌이기를 좋아하는 호탕한 성격이라면 눈에 띄지 않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술도 턱턱마셔주고, 연초 목표 잡을때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호언장담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그것이 현실성이 아주 많이 떨어지는 이야기일지라도...


뭐 이런 거지...

런 룰을 '내면화' 해야 한다. 


몇명의 상사를 모신 뒤로는 이런 부분을 늘 주의해서 신경쓴다. 물론 이해는 간다. 상사는 모두 인간이다. 그것도 결점이 있는... 아무래도 자신의 스타일과 일치하는 형태로 일하는 걸 좋아하겠지. 하지만 직원 입장에서도 바뀌는 상사마다 이렇게 업무스타일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힘들고, 조금씩 상사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꼼지락거리는 정도가 최선이다. 


그런데, 과연 이게 맞는걸까? 이렇게 일의 스타일까지도 상사에 맞추는게 진정 훌륭한 직원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상사는 직원을 살펴서 직원들이 가장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 있도록 관리할 책임이 있지 않나? 일의 목적, 범위를 지정하는 것도 모자라 스타일까지 자신에게 맞추도록 무의식적으로 강제하는 건 좀 지나친게 아닐까. 사실은 지나친게 문제가 아니라, 이런 형태로 직원을 '관리' 하다보면 직원의 생산성은 정작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당연한 것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일을 해도 모자랄 판에 상사가 바뀔 때마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스타일을 조정해야 한다면 어떻게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겠나?


이건 아니잖아?


요즘드는 생각은 저런 식으로 관리하는 상사는 사실 그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다. 관리자란 직원의 생산성을 최우선으로 놓아야한다. 물론 현실은 다르지만, 어쨌든,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스타일이 다르다면 직원이 아니라 관리자가 직원에게 맞춰야 하는 것 아닐까? 




Posted by 중년하플링 :


[이런 사진 있는거 보면 외국사람들도 갈등이 없지는 않은듯...]

엊그제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다가 든 생각이다. '왜 가정 내의 인간관계에서 유난히도 시어머니-며느리 갈등이 심할까?

- 일반적으로 가족관계는 내가 임의대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정 내 서열을 그 자체로 받아들인다. 혹은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외부에서 그 관계를 규정하는 대략적인 틀이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크게 문제되는 경우는 드물다.

- 가족관계라도 후천적으로 결정되며 내가 임의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가 있으니 바로 결혼이다!

- 결혼을 통해서 생기는 가족관계는 며느리-시아버지, 시어머니, 사위-장인, 장모 관계가 있다.

- 우리나라 전통 문화에서 명목상의 서열이 아닌 실제 일에 있어서 상하관계는 오로지 며느리-시어머니가 유일하다.

- 즉, 며느리-시어머니는 후천적으로 상하관계가 결정되면서 이 상하관계가 실생활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가정내 유일한 상하관계이다.

하지만, 시어머니의 매니징 스킬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법.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관리하는 기술은 썩 좋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라는 것이 내 이론이다. 즉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보스와 부하직원 만큼이나 보편적인 갈등발생 소지가 있는 관계라는 것이다.

- 며느리-시어머니 관계를 실질적인 상하가 아닌 나머지 다른 관계 수준으로 인식만 하더라도 갈등이 많이 줄어들듯..

- 며느리 살림하는거에 대해서 시어머니가 관심을끈다던지 하는 식으로... --; 내 아들하고 살지만 네 인생 네가 사는거지.. 하는 식으로 cool하게...

- 그럼 미국에서사위-장모갈등이 많은 이유는 장모가 사위의 삶에 간섭을 많이해서? 우리 딸 데려가서 제대로 못 살고 고생시키는 놈.. 뭐 이런건가? 그러면.. 오히려 사위-장인갈등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이런 걸 보면 외국은(이라고 쓰고 미국이라고 읽는다) 역시 사위-장모 갈등이...왜 얘들은 이런지는 좀더 고민 후에.]

Posted by 중년하플링 :
Todays Co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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