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2013. 2. 12. 14:13 from Lectura



 - 2013. 2, 마키아벨리 / 임명방 옮김

너무나 친숙해서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책들이 있다. 하지만, 싸서 산 올재클래식스는 책장에 무려 12권? 정도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서 뭐라도 읽어야 겠다는 의무감이 생길 지경. 막상 읽고나니 역시 직접 읽어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읽고나서 감상은 의외로 마키아벨리즘이 혹독하지않다는 것? 이 정도면 그 당시 기준으로는 꽤나 현실적인 충고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명제와 실제로 사람이 살아 나가는 생활방식은 전혀 다른 것이다' 
  -제15장, 인간, 특히 군주가 찬양받거나 비난받는 몇 가지 이유

개인적인 미덕과 군주로서의 행동지침을 구분하라는 것이 마키아벨리의 주요한 주장이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이 아니라, 현실정치를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정당하거나 도덕적이기만 해서는 불리하고, 때로는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철두철미하게 이용해야 할 때도 있다.  

'군주는 자기의 백성을 결속시키고 이들이 충성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잔인하다는 악평 쯤은 개의치 말아야 한다.'  
'인간은 두려워하는 자보다 애정을 느끼는 자를 더욱 쉽게 배반한다'  
  -제17장, 잔인함과 인자함에 대해. 그리고 사랑받는 것과 외경받는 것 중 무엇이 나은가

'명군이라 할 자는 신의를 지킴으로써 자기에게 해가 돌아올 경우, 또 약속을 맺던 당시의 동기가 이미 없어졌을 경우에는 신의를 지키려하지도 않을 뿐더러 또 신의를 지켜서도 안 된다'
  - 제18장, 군주는 어떻게 신의를 지킬 것인가

그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잔인하게 탄압하고 주변사람 모두를 무자비하게 다루라고 조언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권력의 유지를 위해 주변사람을 이용하라는 충고를 했을 뿐이다. 그의 저작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의 글에서 볼 수 있는 오늘의 기준으로 볼때 범죄적인 행위에 대한 관용보다는 노골적인 현실인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회사 안에서 횡횡하는 office politics 에도 적용이 가능한 주장으로 우리는 이러한 주장의 실례를 이미 늘 현실에서 발견할 수 있다.  

'민중이란 머리를 쓰다듬든가 아니면 없애버리든가 둘 중의 하나를 택하여야 된다는 것이다' 
  - 제3장, 복합형 군주국
'민중의 천성이란 변덕스럽다는 것이다. 즉, 그들에게 사유를 설득시키기는 용이하나 그 설득된 상태로 그들을 장기간 방치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경우에 말로써 안 될 때는 힘으로 그들을 장기간 방치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경우에 말로써 안 될 때는 힘으로 방법을 강구해야 될 것이다' 
  -  제6장, 자기 무력과 역량으로 지배하게 된 새로운 군주국
'대중은 언제나 외관만으로 그리고 결과만으로 평가하게 마련이며 이 세상은 이들 속된 대중으로 가득 차 있다'
  - 제18장, 군주는 어떻게 신의를 지킬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군주는 항상 민중을 자기편으로 잡아두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역경에 이르로서 구제방법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 제9장, 시민형 군주국

대중의 혹은 민중의 어리석음에 대한 언급을 자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군주의 지지 기반으로 삼으라는 충고를 하였다

'인간을 다스린, 또는 아직 다스리고 있는 국가나 주권 집단은 공화국 아니면 군주국의 어느 하나였다'
  - 제1장, 군주국의 종류와 그 형성과정 중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예전 공화국과 과연 얼마나 다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오늘날 우리나라의 정치체계는 바로 그 공화제의 일부로 대통령제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헐… 단지 지배계층을 국민의 직접 선출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

마키아벨리가 충고한 군주의 세상은 오늘날 수직적인 회사조직과 그닥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인간은 진화하는가? 조금씩 진화한다. 조금씩 문명화 된다. 하지만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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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