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 제로

2012. 12. 2. 11:19 from Lectura






-2012.12 윌리엄 깁슨 / 고호관 옮김

내 서재방에는 15년 쯤 전에 '뉴로맨서'를 읽고 그 다음편이 궁금해서 무려 아마존에서 직접 구매한 'counter zero' 페이퍼백이 한권 방치되어 있다. 

채 다 읽지 못한 채로…

번역이 되었다는 소식은 들었고, 서점에 들른 김에 한권 집어 왔다. 

다 읽고 난 감상. 전작인 '뉴로맨서'를 뛰어넘지 못한 이유가 있었네. (전작에 비해) 새로움이 너무 없다. 전작에서의 사건이 전설처럼 내려오는 스프롤을 배경으로, 한건 하려는 신참 자키와 닳고 닳은 프로의 이야기를 적당하게 버무려 만든 SF스릴러이다. 작가가 이 작품과 '모나리자 오버드라이브' 를 포함 3개의 작품을 '스프롤 3부작' 이라고 이름 붙인 것을 봐서도 그닥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지는 않았던듯 싶다. 

새로움을 발견하기는 어려웠지만, 친숙한 배경에 익숙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엮어내는 이야기는 그 나름 속도감이 넘친다. 뉴로맨서의 영향을 떼어놓고 생각해 보면, 물론 그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꽤 읽을 만한 스릴러인 셈이다. 뉴로맨서를 읽고나서 비슷한 이야기를 찾는다면 작가가 맘먹고 만든 후속작만큼 좋은 작품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읽고나서 뉴로맨서와 같은 충격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 

처음에 뉴로맨서가 번역되었을때는 번역이 너무나 엉망이어서 내용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는데, 이 작품은 비교적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원작과 대조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오역이 발에 채일 정도는 아닐듯. 

이렇게 한참 지난 후에 읽고 나니 Richard K. Morgan의 '다케시 시리즈'가 이 스프롤 연대기의 계보를 잇고 있지 않나 싶다. 두 작가의 작품군이 풍기는 이미지가 많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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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