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7, John Kenneth Galbraith

 

꾸준한 경제성장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가? 만일 GDP가 지금처럼 2~3%씩 성장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경기 침체로 인한 구조조정, 실업률 증가, 파산 증대 등의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매일매일 사용하는 필수 소비재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GDP를 신경 쓰는 이유는 필수적인 소비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경제가 성장하지 않을 경우 파생되는 문제점 때문이다.

 

Kenneth Galbraith는 이미 1958년에 우리가 '생산'의 문제를 극복했다고 주장한다. 기나긴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물질적인 생산성의 문제는 해결이 되었지만, 우리가 'conventional wisdom'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에 인식을 하지 못할 뿐이라는 지적을 한다. 거의 60여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그가 지적한 문제가 극복되지 않은 것을 보면 이 conventional wisdom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왜 그는 이미 생산이 충분하다고 이야기할까? 광고와 마케팅의 존재가 증명한다. 생산이 부족하다면 굳이 억지로 소비를 유발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은 불필요하다. 오늘날 기업들이 지출하는 많은 마케팅/광고 비용이야말로 생산이 충분하다는 반증이다.

 

  • Out situation is that of a factory which must be operated at top speed for three shifts and seven days a week even at some risk of eventual breakdown, not because the product is in demand - on the contrary, much ingenuity is required to clear the shipping platform - but because any lower rate of operation will leave some of the people in town without a livelihood.

 

충분한 생산을 더욱 더 늘리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하지 않은 소비, 심지어는 낭비가 필요하다. 오늘날에는 경제/사회 체제가 초과 수요를 만들어내기 위해 사람들을 자극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보다 손쉽게 빚을 낼 수 있게 만들어진 다양한 장치(신용카드, 할부, 리스 등)들이 그것이다. 이처럼 부채를 늘리는 거시경제운용은 장기간에 걸친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갈브레이스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성장 신화에 매달리지 말자고 제안한다. 추가적인 생산을 위해 투자되고 있는 자원을 현재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빈곤퇴치, 교육, 의료, 근무시간 단축으로 돌리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올바른 지적이다.  

 

  • To have failed to solve the problem of producing goods would have been to continue man in his oldest and most grievous misfortune. But to fail to see that we have solved it, and to fail to proceed thence to the next tasks, would be fully as tragic.

 

갈브레이스는  향후 인플레이션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85년까지는 그의 예언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아졌지만, 85년 이후로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때문에 경제학적으로 그의 예언은 그다지 정확한 편은 아니고, 이로 인해 그의 주장 전체를 부적절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갈브레이스의 주장은 최근 기본소득 논의를 통해 되살아났다. 한계를 모르고 만들어내는 생산 과잉 시대는 환경오염과 양극화라는 괴물을 만들어냈다.

 

이제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우리가 가진 것이 무엇이고 사회가 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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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