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4.06.16 Broken Angels
  2. 2013.12.18 히페리온 시리즈
  3. 2013.11.18 Bridesicle
  4. 2013.09.19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Broken Angels

2014. 6. 16. 14:20 from Lectura



- 2014.6 Richard K. Morgan


‘Broken Angels’ 은 ‘Altered Carbon’에 이은 Richard K. Morgan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코바치(Kovacs) 라는 냉혹한 살인기계를 주인공으로 하는데, 하드보일드+SF 밀리터리+레이더스 류의 보물찾기 라고 보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시리즈 첫 번째 소설은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의 ‘얼터드 카본’ 이라는 제목으로 황금가지에서 출판되었으니 먼저 보셔도 좋습니다만, 내용이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꼭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작품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다른 소설이라고 보셔도 좋을 정도입니다. 첫 번째 소설은 탐정소설에 가깝다면, ‘Broken Angels’는 밀리터리SF적인 면이 더 강합니다. 


배경은 인간의 정신이 디지털화 된 미래. 사람의 기억과 인격을 통체로 upload할 수도 있고, 새로운 육체에 download도 가능합니다. 이미 멸망해버린 화성문명을 활용해서 항성간 여행이 가능해진 시대이고, 마찬가지로 화성인이 남긴 성간지도를 이용해서 인류가 거주 가능한 행성으로 진출한 시대입니다. 


주인공은 이 미래 정부의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Envoy 출신인데, 이들의 능력은 전혀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새로운 육체에 이식된 상태에 재빠르게 적응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다른 사람의 감정 및 생각을 미묘하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자신의 감정 및 반사신경 등을 필요에 따라 통제할 수도 있는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수부대원의 육체적 능력에 외교관의 섬세함을 가지고 있는 비밀공작 요원인 셈이죠. 때문에 이 미래 사회에서 전직 Envoy 출신이라는 배경은 경외 혹은 공포의 대상이 됩니다. 


이 세계는 Protectorate이라는 범정부가 지배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거대한 힘을 가진 기업(Corporate)들이 더큰 정치적, 경제적 권력을 휘두르는 암울한 세계입니다.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세계이지만, 코바치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정의를 이루려는 미약한 노력을 합니다. 전형적인 느와르적인 설정이죠. 비록 구조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인간으로서 최대한 충실하게 살려는 그의 궤적을 따라 가다 보면 꽤 감동적인 장면도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이런 설정은 거대한 조직의 부품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상당한 호소력이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한 인간의 노력으로 시스템을 상대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에 휩쓸려버리지 않는 노력은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의가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그래서 코바치에게 애정을 기울이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구요 


이런 세계는 어찌됐던 인간의 이성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합리적인 지배를 하는 Culture의 세계와는 또 다릅니다. 모두 다 그렇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이안 M. 뱅크스의 주인공들은 코바치와 같은 거친 호소력이 없습니다. 대체로 고운 중산층 같은 느낌이죠. 물론 폭력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건 그냥 폭력적인 중산층?


중간 중간 코바치의 고향인 할란행성의 급진적인 사상인 Quellist의 이야기는 꽤나 괜찮습니다. 


 - In any agenda, political or otherwise, there is a cost to be borne. Always ask what it is, and who will be paying

 - Face the facts. Then act on them. It’s the only mantra I know, the only doctrine I have to offer you, and it’s harder than you’d think, because I swear humans seem hardwired to do anything but.


밀리터리 SF에 가까운 성격 때문인지 종족을 넘어서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한 고찰도 꽤나 자주 등장합니다. 

 - All peace, has been paid somewhere, at some time, by its opposite


제목인 Broken Angels는 싸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인류 및 화성인들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화성인들을 날개달린 존재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천사와 이미지가 겹치는 부분이 좀 있죠.   


무더운 여름에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훌륭한 소설입니다. 시리즈는 3권으로 마지막 편은 ‘Woken Furies’라는 작품인데, 대체적으로 시리즈 중 가장 괜찮다는 평이 많아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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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히페리온 시리즈

2013. 12. 18. 10:13 from Lectura


           




 - 2013.12, 댄 시먼스 지음/최용준 옮김


'히페리온' 과 '히페리온의 몰락' 으로 이루어진 두 권의 작품. '히페리온의 몰락'은 현재 절판된 책으로, 출판사의 담당자에 따르면, 출판사에 남은 마지막 책을 내가 샀다!! 음하하.. 이렇게 뿌듯할 수가...


'히페리온'만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전형적인 액자식 구성으로 '슈라이크'라는 미지의 괴물에게 자신의 소원을 빌기 위해 여행을 함께 하는 순례단의 이야기이다. 전설에 따르면 순례단원들은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슈라이크'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남는 한명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순례단의 구성원들은 모두 저마다의 사연으로 이번 순례에 참여하게 되는데,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 놓는 것이 '히페리온'의 주된 내용이다. 


그런데, 각각의 이야기가 꽤 긴 단편으로 구분될 정도이고, 상당히 재미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호이트 신부의 이야기로 죽은 사람을 재생시키는 기생생물 비슷한 '십자형'에 대한 이야기이다. 으스스한 분위기와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이 꿀재미!


이렇게 배경을 공들여 만든 후에 순례단의 여정을 둘러싼 은하계 거대 세력간의 전쟁을 그리는 것이 '히페리온의 몰락'. 전작과 같은 인물과 같은 배경이지만 이야기의 분위기는 180도로 변해서 소소한 개인들의 과거담이 아니라, 우주 규모의 스페이스 오페라에 가까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엇보다 댄 시먼스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수많은 고전에 대한 인용, 스케일 큰 이야기, 이야기 세계에 대한 세부 묘사 등등... 충분히 시간을 들여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이다. 추운 겨울, 따뜻한 거실에서, 시간이 남아 돌 때, 푹 잠겨 있을 수 있을만큼 거대한 이야기랄까?  


단 두권 이지만 열린책들에서 꽤나 압축을 해서 내놓은 덕분에 분량이 상당히 길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손에 딱 맞는 판형으로 출판해준 열린책들에 감사를... 특히나, 댄 시먼스의 다른 작품인 '일리움'과 '올림포스'의 그 거대한 하드커버와 비교해보면 더욱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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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Bridesicle

2013. 11. 18. 14:29 from Lectura

Bridesicle


- 2013.11, Will McIntosh


2010년 휴고상 단편부문 수상작. 단편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시간안에 독자를 '쾅' 때릴 수 있는 결말을 선사 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교범적인 작품. 정확하게는 '쾅' 때린다기 보다는 따스한 결말이라고 해야 할듯 한데... 인간이라면 모두 공유하는 애정, 사랑 등의 키워드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결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읽는 동안 두 세번의 반전 및 플롯 상의 얽힘을 만들어낸 저자의 역량에 박수를 치고 싶다.  


http://multiverse.lamost.org/blog/wp-content/uploads/2010/09/Bridesicle-Will.Mcintosh.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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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 2013.9, 테드 치앙 / 김상훈 옮김

전형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는 어려운 종류의 이야기. 소설적인 완성도가 낮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나치게 전문적인 주제를 책으로 썼다는 점이 그렇다. '인공지능' 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한 작가가 놀라울 뿐이다. 인공생물의 시초에서부터 그 성장을 따라가는 이 소설이 제시하는 미래상은 정말 그럴듯 하고 있을 법하다. 인공지능 및 인공생물을 주제로 한 소설 중에서 가장 사실적으로 미래를 그린 책.

소프트웨어인 인공생물 자체에 대한 묘사보다는 상품으로서의 인공생물과 이에 대한 열정을 가진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뒷받침을 서술하는 부분은 현재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연상케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보여주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열정은 그 대상이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이미 소설에서 나타나는 것만큼이나 강하고 지속적이다. 하지만, 화끈한 액션도 찐한 로맨스도 없다. 건조하게 인공생명의 시작과 진행을 서술할 뿐.

무엇보다 지능은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아이디어는 지능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한 내 생각과도 일치한다. 이 부분은 '괴델, 에셔, 바흐'의 호프스테더가 이야기한 지능의 핵심과는 다소 다르지만 개인적로는 무척이나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테드 치앙이 아이디어에 강한 반면 캐릭터를 만드는 일에는 상당히 약하다는 점은 이 소설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짧지 않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이 생기지는 않는다. 재미로만 읽기에는 다소 건조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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