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에 해당되는 글 80건

  1. 2013.02.12 군주론
  2. 2012.12.24 The Marriage of Sticks
  3. 2012.12.02 카운트 제로
  4. 2012.10.21 Transition

군주론

2013. 2. 12. 14:13 from Lectura



 - 2013. 2, 마키아벨리 / 임명방 옮김

너무나 친숙해서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책들이 있다. 하지만, 싸서 산 올재클래식스는 책장에 무려 12권? 정도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서 뭐라도 읽어야 겠다는 의무감이 생길 지경. 막상 읽고나니 역시 직접 읽어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읽고나서 감상은 의외로 마키아벨리즘이 혹독하지않다는 것? 이 정도면 그 당시 기준으로는 꽤나 현실적인 충고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명제와 실제로 사람이 살아 나가는 생활방식은 전혀 다른 것이다' 
  -제15장, 인간, 특히 군주가 찬양받거나 비난받는 몇 가지 이유

개인적인 미덕과 군주로서의 행동지침을 구분하라는 것이 마키아벨리의 주요한 주장이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이 아니라, 현실정치를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정당하거나 도덕적이기만 해서는 불리하고, 때로는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철두철미하게 이용해야 할 때도 있다.  

'군주는 자기의 백성을 결속시키고 이들이 충성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잔인하다는 악평 쯤은 개의치 말아야 한다.'  
'인간은 두려워하는 자보다 애정을 느끼는 자를 더욱 쉽게 배반한다'  
  -제17장, 잔인함과 인자함에 대해. 그리고 사랑받는 것과 외경받는 것 중 무엇이 나은가

'명군이라 할 자는 신의를 지킴으로써 자기에게 해가 돌아올 경우, 또 약속을 맺던 당시의 동기가 이미 없어졌을 경우에는 신의를 지키려하지도 않을 뿐더러 또 신의를 지켜서도 안 된다'
  - 제18장, 군주는 어떻게 신의를 지킬 것인가

그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잔인하게 탄압하고 주변사람 모두를 무자비하게 다루라고 조언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권력의 유지를 위해 주변사람을 이용하라는 충고를 했을 뿐이다. 그의 저작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의 글에서 볼 수 있는 오늘의 기준으로 볼때 범죄적인 행위에 대한 관용보다는 노골적인 현실인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회사 안에서 횡횡하는 office politics 에도 적용이 가능한 주장으로 우리는 이러한 주장의 실례를 이미 늘 현실에서 발견할 수 있다.  

'민중이란 머리를 쓰다듬든가 아니면 없애버리든가 둘 중의 하나를 택하여야 된다는 것이다' 
  - 제3장, 복합형 군주국
'민중의 천성이란 변덕스럽다는 것이다. 즉, 그들에게 사유를 설득시키기는 용이하나 그 설득된 상태로 그들을 장기간 방치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경우에 말로써 안 될 때는 힘으로 그들을 장기간 방치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경우에 말로써 안 될 때는 힘으로 방법을 강구해야 될 것이다' 
  -  제6장, 자기 무력과 역량으로 지배하게 된 새로운 군주국
'대중은 언제나 외관만으로 그리고 결과만으로 평가하게 마련이며 이 세상은 이들 속된 대중으로 가득 차 있다'
  - 제18장, 군주는 어떻게 신의를 지킬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군주는 항상 민중을 자기편으로 잡아두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역경에 이르로서 구제방법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 제9장, 시민형 군주국

대중의 혹은 민중의 어리석음에 대한 언급을 자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군주의 지지 기반으로 삼으라는 충고를 하였다

'인간을 다스린, 또는 아직 다스리고 있는 국가나 주권 집단은 공화국 아니면 군주국의 어느 하나였다'
  - 제1장, 군주국의 종류와 그 형성과정 중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예전 공화국과 과연 얼마나 다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오늘날 우리나라의 정치체계는 바로 그 공화제의 일부로 대통령제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헐… 단지 지배계층을 국민의 직접 선출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

마키아벨리가 충고한 군주의 세상은 오늘날 수직적인 회사조직과 그닥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인간은 진화하는가? 조금씩 진화한다. 조금씩 문명화 된다. 하지만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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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The Marriage of Sticks

2012. 12. 24. 07:34 from Lectura




- 2012.12, Jonathan Carroll

'벌집에 키스하기', '나무바다 건너기'  와 함께 '크레인스 뷰 3부작'을 이루는 마지막 작품. 다 읽고보니 3개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있는 듯 싶다. 바로 한번 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  

제목이 된 '나뭇가지들의 결혼식' 이라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기억에 남길 만한 중요한 일이 있을때 마다 그 일을 상징하는 나뭇가지를 골라서 모은다. 살아가면서 가끔씩 모아진 나뭇가지들을 살펴보고 이제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일은 정리한다. 이렇게 해서 정말 자신에게 죽을때까지 중요한 일만 남계된다. 죽음이 가까워지면 모아진 나뭇가지들을 모두 불에 태운다. 바로 이 '중요한 나뭇가지들을 한꺼번에 불에 태우는 일' 을 '나뭇가지들의 결혼식' 이라고 칭한다.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것이 기억이라면 왜 우리는 그 기억을 좀더 소중하게 다루지 않을까? 

작가의 말처럼 삶이란 별개 아니다. 
 "Dogs are here to remind us life really is a simple thing. You eat, sleep, take walks, and pee when you must."

단지 죽음에 가까웠을때 후회가 없을 정도로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I was enchanted with the idea of living so fully that at the end you had nothing left you wanted to do and were willing to die"

작가는 불교사상에 관심이 많은 것 아닌가 싶다. 되풀이 되는 삶과 그 고리르 끊기 위한 '깨우침' 혹은 '결심' 이라는 측면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해탈과 윤회 사상 유사해 보인다. 결국 이 이야기에서도 주인공은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해서 '깨닫'게 되고, 이를 계기로 '결정'을 하게 된다. 그 '결정'은 자신의 지금까지 삶을 모두 버릴 수 있을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 바로 '사랑'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단순한 이성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나 아닌 존재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이다.

왜 '나' 위주로 사는 사람은 행복해지기 어려울까? 돈주앙적인 삶이 바로 이 '나' 위주의 극단이라고 한다면 그 반대편에는 나를 넘어선 삶이 있을 것이다. 'nothing left you wanted to do' 의 의미가 단지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해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현생을 삶면서 '나'를 넘어서면 더이상 '내가 하고 싶은 일' 이 없어지는 것 아닐까? 어찌됐던 무의미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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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카운트 제로

2012. 12. 2. 11:19 from Lectura






-2012.12 윌리엄 깁슨 / 고호관 옮김

내 서재방에는 15년 쯤 전에 '뉴로맨서'를 읽고 그 다음편이 궁금해서 무려 아마존에서 직접 구매한 'counter zero' 페이퍼백이 한권 방치되어 있다. 

채 다 읽지 못한 채로…

번역이 되었다는 소식은 들었고, 서점에 들른 김에 한권 집어 왔다. 

다 읽고 난 감상. 전작인 '뉴로맨서'를 뛰어넘지 못한 이유가 있었네. (전작에 비해) 새로움이 너무 없다. 전작에서의 사건이 전설처럼 내려오는 스프롤을 배경으로, 한건 하려는 신참 자키와 닳고 닳은 프로의 이야기를 적당하게 버무려 만든 SF스릴러이다. 작가가 이 작품과 '모나리자 오버드라이브' 를 포함 3개의 작품을 '스프롤 3부작' 이라고 이름 붙인 것을 봐서도 그닥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지는 않았던듯 싶다. 

새로움을 발견하기는 어려웠지만, 친숙한 배경에 익숙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엮어내는 이야기는 그 나름 속도감이 넘친다. 뉴로맨서의 영향을 떼어놓고 생각해 보면, 물론 그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꽤 읽을 만한 스릴러인 셈이다. 뉴로맨서를 읽고나서 비슷한 이야기를 찾는다면 작가가 맘먹고 만든 후속작만큼 좋은 작품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읽고나서 뉴로맨서와 같은 충격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 

처음에 뉴로맨서가 번역되었을때는 번역이 너무나 엉망이어서 내용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는데, 이 작품은 비교적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원작과 대조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오역이 발에 채일 정도는 아닐듯. 

이렇게 한참 지난 후에 읽고 나니 Richard K. Morgan의 '다케시 시리즈'가 이 스프롤 연대기의 계보를 잇고 있지 않나 싶다. 두 작가의 작품군이 풍기는 이미지가 많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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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Transition

2012. 10. 21. 16:57 from Lectura




- 2012.7, Iain M. Banks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세상' 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까지 다양한 버전의 세상이 존재한다. 이 다양한 세상들 사이를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transitionor 라고 부른다. 그들은 septus라는 약물을 사용하여 무한대의 multiverse 사이를 오고간다. 그들을 관리하는 조직은 Concern이라고 부르고 여기에는 실질적으로 무제한의 권력을 가진 Madame d’Ortolan 이라는 여자가 있다. 그녀는 자신의 권력에 대항하는 자를 찾아 제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반란자 중 가장 심각한 위험은 Mrs Mulverhill 이다. 그리고... transitionor 중에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자가 있으니 Temujin Oh. 그 외에 Adrian이라는 헤지펀드 매니저, 의문의 patient 8262, The Philosopher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고문 기술자 Mr Kleist 등의 등장인물이 있다. 


멀티버스와 그 세계 사이를 오고가는 존재, 그리고 유일한 open world인 Calbefraques 등의 설정이 젤라즈니의 엠버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뱅크스의 작품이 자주 그러하듯 난해한 이야기이다. 플롯과 액션이 있기는 한데, 끝까지 읽어봐도 속시원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이야기의 전반적인 기조로 흐르는 것은 solipsism. 즉, 유아론이다. 오로지 나만 실제하고 나머지 외부는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관념. 멀티버스와 이를 오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뱅크스는 한 인간의 유아론이 아니라 전 인류차원의 유아론으로 스케일을 키워 버린다. 결말 부분에 밝혀지는 비밀 중에 하나는 Concern이 막아내고자 하는 것은 바로 외계인이 포함된 우주의 등장이라는 것. 오직 인간이 중심인 멀티버스라는 비유를 통해 현재의 나만을 시야에 두고 살아가는 우리를 이야기한 것일까? 


한번은 더 읽어야 생각이 정리될만한 이야기이다. 일단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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