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外리포트】한국 증시, '배당수익률 - 한국 증시의 새로운 투자 메리트'...메릴린치

[편집자註] 7.19(月)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최근 한국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하기 시작했으며, 실적 강세와 잉여현금 축적을 통해 향후에도 계속해서 배당지급을 확대하면서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原題 : "Korea, a New Horizon for Yield Investors", Merrill Lynch, July.19)



※ 최근 한국 기업들이 의미있는 배당을 지급하기 시작했으며, 실적 강세와 잉여현금 축적을 감안할 때 계속해서 배당지급을 확대하면서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우량기업 배당수익률 5% 상회

- 1990년대 한국 기업들은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당시 기업들은 열약한 수익성 및 막대한 자본지출로 인해 부채가 증가하는 한편 마이너스의 잉여현금흐름을 나타내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금리가 항상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현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낮은 배당수익률이 소위 '한국 증시 할인'의 주요 근거 중 하나가 되고 있었다.

- 그러나 최근 수년간 한국 기업들은 잉여현금흐름 급증 및 재무개선을 통해 배당지급을 확대하고 있다. 2003년 한국 기업들은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소득을 분배하기 시작했다. 풍부한 현금 보유, 대규모 자본지출 필요성 결여, 그리고 투자가 압력 증가로 인해 수년간 배당성향(현재 25%)이 증가했다.

- 많은 우량 기업들이 현재 배당수익률 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의 매력적인 배당수익률은 강한 주가 촉매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대부분의 고배당수익률 종목들은 꾸준한 성장주로서 투자가들에게 탁월한 리스크/수익률 비율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소위 '일석이조'에 해당되는 것이다.

- 현재 가계 리스크 감수도 및 주식 선호도가 여전히 매우 낮은 상황이다. 현재 가계 금융자산의 약 70%가 은행 예금(수익률 4% 미만)인데 반해 주식 상품 비중은 6%에 불과하다. 국내투자가들은 조만간 주식 자산의 상대적 메리트(고수익+성장)를 재평가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리스크 회피 국내투자가들은 첫 번째로 고배당수익 주식에관심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규제 환경이 배당투자가들에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간배당 지급이 고취되고 있다. 올해 16개 기업들이 중간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삼성DSI, SKT, 한국가스공사, 포스코, 그리고 S-오일이 포함되고 있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심지어 분기 배당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증시는 오랜 기간 모멘텀 편승 시장으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점차 '밸류 & 수익 투자'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투명성 및 기업지배구조가 전세계 기준에 다가가고 있다. 또한 기업 이익 변동성이 감소하고 있으며 기업 현금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우량기업에 있어서 주주가치 경영이 필수화되고 있다.

배당, 새로운 투자 메리트

1990년대 한국 증시에 있어서 배당수익률은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치부됐었다. 당시 배당수익률은 기껏해야 1%~2%로 시장 금리 12%~18%와 대비되고 있었다. 당시 심지어 블루칩 기업들도 낮은 수익성 및 막대한 자본지출로 인해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너스의 잉여현금흐름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에 따라 당시 기업들은 이익을 분배할 여유가 없었다. 낮은 배당수익률은 소위 '한국 증시 할인'의 주요 근거 중 하나였다.
또한 최근까지 한국 경제는 극단적인 경기변동성을 나타냈다. 기업 이익 지속성 전망도 낮았으며, 그 결과 장기투자 및 배당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다. 최근까지 배당은 투자 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기업들이 배당지급에 적극성을 나타내는 등 새로운 추세가 형성되고 있다. 배당소득을 중시하는 기관투자가 비중이 증대되고 있으며, 현금우량 기업들이 점차 주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근거에서 계속해서 배당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1) 성공적인 재무개선
2) 이익의 질 향상에 따른 이익 지속성 증대
3) 낮은 신규 설비 투자 니드(need)
4) 잉여현금흐름 증대
5) 저금리 지속 전망
6) 용이해진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확보
7) 배당에 대한 투자가 관심 고조
8) 장기투자 성향 외국인투자가 비중 증가
9) 주주권익에 대한 기업 경영자들의 적극적 대처

Posted by 중년하플링 :

동북아 내 중국의 급부상과 쇠락하는 미국의 영향력...IHT


지난 주 중국과 한국, 일본 등 동북아 주요3개국을 순방한 콘돌리자 라이스 美국가안보보좌관에 있어 최대의 주요의제는 단연 북한 核문제였다. 그러나 北核사태가 여전히 어려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더욱 중대한 난제가 부시행정부를 기다리고 있다. 아니 미국과 동북아, 나아가 전 세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안이다.

바로 그 중심에 동북아의 핵심 중재자로서 급부상하는 중국의 모습이 자리잡고 있다. 부시행정부로선 중국의 이 같은 새로운 역할과 관련해 다양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결론은 다음과 같다. 바로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히 강화되는데 반해 미국의 역할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미국 측에 분명 달가울 리만은 없겠지만 부시행정부가 현 상황을 보다 빨리 받아들임으로써 그에 대한 대처 또한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안타깝지만 부시행정부는 동아시아의 중요성을 사실상 간과한 측면이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너무 집착한 탓이 크다. 무역통계수치를 보면 동북아지역의 역학관계 변화를 잘 이해할 수가 있다. 향후 6년 이내에 중국의 경제력은 현 세계 3위에 해당하는 독일의 2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에 이르러선 세계 2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일본마저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일본은 미국보다 중국과의 교역(수입부문)규모가 더 늘어난 상황이다. 세계 12위 경제국인 한국의 경우 중국은 최대의 교역대상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불가항력적인 동북아 패권의 이동현상이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경제상의) 통계수치는 왜 중요한 것인가? 중국의 마오쩌뚱 前 주석은 '힘이란 군사력에서 나온다'(power grows out of the barrel of a gun)고 했지만 오늘날 중국 지도부는 바로 그 힘이 경제력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물론 한국이나 일본 또한 이를 잘 깨닫고 있다. 경제안정에 있어 중국이 중요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중국에 기꺼이 반대입장을 보였던 자세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이 미국측의 입장에 반하게 되는 경우에도 말이다.

부시행정부는 단극화된 세계에서 여전히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나 일본은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있어 양극화된 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이나 중국 모두 중요한 강대국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근본적인 역학관계의 변화는 북핵사태 해결의 핵심중재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이나 일본이 중요한 안보현안과 관련해 미국의견에 반기를 드는 것은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날로 확대되고 있는 한국이나 일본은 소위 포용정책을 언급하며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한 발짝 더 나아가 내년에 북한과의 관계정상화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정부는 북한과의 교역과 상호 군사접촉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홀로 우두커니 남겨진 모습이다. 과거 약 60년 간이나 영향력을 지배했던 미국이 (동북아에서의) 역할지위 상실로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스스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 지역 내 동맹국의 지지 없이 대북 강경정책의 행사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부시행정부는 지난 달 6자회담에서 기존보다 더 확대된 보상안을 제공했지만 솔직히 늦은 감이 있다)

중국의 경제적 급부상은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수반하고 있다. 이는 또 미국이 동북아지역에 대해 매우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더욱 진전된 측면이 있다. 이러한 현실을 종합해 볼 때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된다.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 확대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 편에 서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값비싼 대가를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핵문제 대처와 관련해 이미 이 같은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비슷한 현상이 또 재현될 것이다. 게다가 인도의 경제력이 중국과 일본을 추월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을 때 미국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에 미국은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하는가? 모순되긴 하지만 골치덩어리 북한의 존재가 바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북핵문제 대처를 위한 동북아 안보기구를 신설함으로써 미국의 영향력 회복을 꾀할 수 있는 것이다. 동북아 안보포럼은 우선 6자회담 참가국인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으로 구성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나라들, 심지어 북한도 이 포럼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동북아 안보포럼은 안보관련 현안을 비롯해 무기통제, 위기관리, 갈등예방, 갈등 해소, 그리고 신뢰구축방안 등 여러 가지 안건을 다루게 될 것이다. 동북아 현안에 대해 초점을 맞춤으로써 보다 광범위한 차원의 아세안 지역 포럼(ARF)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적절한 틀이 마련될 때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주도권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다른 회원국들의 의견에 최대한 귀를 기울일 때 이것이 가능하다) 다행인 점은 한 때 다자차원의 기구조성에 반대의견을 보였던 중국이 최근 이를 적극 수용하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동북아 안보포럼 신설에 대한 여건이 상당히 무르익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를 조건으로 북한체제의 안전보장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에 덧붙여 중국과 일본, 러시아, 한국, 미국이 동의한 서면상의 체제안전보장 확약은 궁극적으로 이 지역 안보포럼의 형식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동북아지역의 여러 나라들은 수십 년 간의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이제 자신들의 목소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강한 민족주의적 성향을 보인 나라들의 경우 미국의 지시나 권고를 받아들이는 데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미국이 이 같은 상황을 깨닫지 못하고 동북아 주요국의 이익을 한데 연계시킨 새로운 지역포럼을 수용하지 못할 경우, 주요현안의 선택과 관련해 동맹국들을 압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이는 무려 10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세계적 경제강국이 세 나라나 있는 동북아 지역에 있어 미국의 입지와 이익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다.

미국은 수년간에 걸쳐 동북아 라이벌 국가들의 반목관계 해결을 위한 일종의 평형추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 같은 갈등관계가 있었다 해서 이들 나라가 서로 협력하지 못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미국편에 서든지 아니면 서로 협력체계를 갖추든지 그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생기는 결과는 오늘날 그다지 위험스러워 보이지 않지만 미래에 이들 나라의 지지를 미국이 얻어내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결과는 매우 중대할 것이다.

필자인 제이슨 T. 샤플런은 1995년∼1999년까지 한반도에너지기구(KPEO)의 정책자문을 지냈으며 공동필자인 제임스 레니는 前 주한 美대사를 역임(1993년∼1997년)한 바 있는 대표적 한반도전문가임

참고자료
"China's Ascent Weakens U.S. Influence," IHT, July 13, 2004

Posted by 중년하플링 :

IT 엔지니어를 위한「세일즈 스킬 강좌」
IT 엔지니어로서 마케팅 능력이 없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관건은 여러분이 가진 솔루션을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하는가이다. 다시 말하면 어떻게 여러분이 가진 솔루션을 기존의 시장 경쟁자들의 솔루션과 차별화를 시키는가이다.
강두영 (세일즈랩) 참여
2004/07/13
사실 비즈니스맨으로써 비즈니스 기술들을 배우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람은 많다. 예를 들어 현대를 창업했던 정주영 회장이나 비즈니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추앙을 받는 마쓰시다 전기 창업자인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의 경우도 가난해서 배우지 못했지만 비즈니스에서 커다란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의 특징은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도 자신이 스스로 깨우쳐서 비즈니스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물론 천부적인 재능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들과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비즈니스 기술을 익히기 위해 체계적인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한 가지 강조할 것은 자신이 철저한 엔지니어여서 내성적이고 자신의 의사를 잘 드러내지도 못하며, 심지어 소심한 성격의 전형적인 기술지향적 사람들조차도 체계적인 연습과 훈련으로 인해 자신을 사회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맨으로 변화시킨 사람들을 우리는 많이 봐 왔다. 그러기에 엔지니어가 주축인 여러분 역시 자신감을 갖고 자신을 갈고 닦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시간관리
하루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남들과 다르게 하루에 28시간이나 34시간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시간관리(time management)를 잘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여기서 28시간 또는 34시간이란 것은 물리적인 시간이 아니라 효율적인 시간이다. 즉 시간의 효율성에 관한 것이다.

「아침 출근 전 90분의 기적」의 저자인 ‘노무라 마사키’에 의하면 새벽의 한 시간은 저녁의 3시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즉 똑같은 24시간을 살아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시간의 효율성으로 인하여 실제 일의 성과는 28시간 내지 34시간의 결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또 아침형 인간으로서 시간관리의 부수적인 이점은 사람을 건전하게 이끌어 삶 전체가 건강해진다는데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무절제한 밤문화(?)에서 벗어나게 되는 효과를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표 1]은 한 전문가가 사장 족과 평사원 족을 비교해 놓은 것이다.

[표 1] 사장 족과 평사원 족의 비교
사장 족평사원 족
미래 지향적현재 지향적
일의 의욕이 강함보통이거나 그 이하
매사에 주인의식자기 의무만 수행
대부분 새벽형대부분 밤문화형

[표 1]에서도 보듯이 사장 족과 평사원 족과는 시간의 사용방법이 다르다. 사장 족은 주인의식이 강하여 시간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골몰하는데 반해 평사원 족은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죽이는가에 집중한다. 그러기에 그 태도의 결과가 미래지향적이냐, 아니면 현재지향적이냐로 구분되는 것이다. 태도는 신념을 갖게 하고 신념은 목적을 이루게 하는 인과관계에 따라 인생의 결과는 당연히 개인을 사장과 평사원으로 구별하게 한다. 왜 성공한 사람들이 대부분 새벽형 인간이었는지를 증명하는 논리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남들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일의 결과를 효과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리라.

일의 우선순위
일에는 우선순위(priority)가 있다. 남자들이 군대를 가면 훈련소에서 군인으로서 훈련을 받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강조되는 것이 일의 우선순위이다.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순위 결정은 현대인의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결정시켜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대부분 일의 우선순위를 결정하지 않은 채 비즈니스를 진행한다.

‘3만 달러의 컨설팅’이라고 제목을 명명할 수 있는 한 예를 보자. 사실 지금의 3만 달러라면 그리 큰 돈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30~40년 전의 이야기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당시 3만 달러의 컨설팅 비용을 받은 사람은 지금처럼 거창한 컨설팅 제안서를 제출하고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고, 각종 평가 항목을 검토하여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 미국 최대 기업의 하나였던 베들레햄 철강의 찰스 슈왑 회장에게는 큰 근심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노동생산성의 저하였다. 노동생산성이 저하한다는 것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회장인 자신으로서는 너무나 암울한 사건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고문 역할을 하는 아이비 리에게 고민을 토로하였고, 리의 제안을 수용하게 된 것이다. 리의 제안은 너무나도 간단해서 모두가 반신반의했지만 찰스 슈왑은 리의 제안을 수용했다.

리의 제안
- 내일 하기로 한 작업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을 6가지 적으시오.
- 그것들을 중요도에 따라서 순위를 나열하시오.
- 매일 아침에 맨 처음 1번을 바라보시오.
- 그리고 1번이 종료될 때까지 1번만 하시오.
- 나머지 것들도 1번처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시오.

리의 제안은 이처럼 매우 간단해 컨설팅 리포트도 필요 없었다. 하지만 이런 리의 간단한 제안은 베들레햄 철강의 노동생산성을 서서히 향상시켜 3개월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되기 시작하였다. 지금처럼 ERP, SCM, MRP, 6 시그마, 도요타의 린방식이니 하는 등 직원들에게 많은 교육과 훈련을 시켜야 하는 고비용의 컨설팅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간단한 컨설팅으로 리는 당시에 3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컨설팅 비용으로 받게 되었다. 즉 일의 우선순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일의 우선순위를 잘 책정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조만간 찾아올 승진의 기회나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기회를 놓치고 만다. 그러면 어떻게 일의 우선순위를 선정할 것인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기억할 것이다. 필자는 외국 기업에 오래 다닌 결과 이 책과 강좌 모두를 수료했는데 7가지 중에서 3번째 습관이 바로 일의 우선순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소중한 것 먼저하기(First things first)」란 제목으로 출간되기도 한 이 주제에서 우리에게 시간은 [표 2]와 같이 4가지 형태로 다가온다.

[표 2] 시간의 4가지 형태
긴급함긴급하지 않음
중요함1상한
-위기
-급박한 문제
-기간이 정해진 프로젝트
2상한
-예방, 생산능력 활동
-인간관계 구축
-새로운 기회 발굴
-중장기 계획, 오락
중요하지 않음3상한
-잠깐의 급한 질문, 일부전화
-일부 우편물, 일부보고서
-일부 회의
-눈앞의 급박한 상황
-인기있는 활동
4상한
-바쁜 일, 하찮은 일
-일부 우편물
-일부 전화
-시간 낭비 거리
-즐거운 활동

사실 가장 바람직한 일은 사전에 준비성 있게 일을 하는 것인데, 그것은 2상한으로서 긴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을 미리 미리 준비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2상한의 일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상황이 급박해지는 3상한의 일에 치여서 허겁지겁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항상 ‘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야근도 철야도 열심히 한다’고 표방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주의 깊게 보면 일의 우선순위나 방향이 없이 열심히 하는 평가절하가 될 일을 하고는 자신은 열심히 일을 하였다고 항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3상한과 2상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모두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인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사실 3상한의 긴급한 상황이나 위기는 돌발적으로 생기는 경우이다. 그러기에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개중에는 있다. 이유가 있는 이야기다. 단, 소수의 경우에만 해당이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미리 사전에 준비를, 즉 예방 정비 및 사전 관리를 철저히 수행하여 놓았다면 대부분의 경우 위급하거나 긴급한 돌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평소에 2상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사람은 3상한의 일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을 잘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표 3]과 [표 4]에서 보는 것과 같이 2상한에서 대부분의 시간이 결정난다. 1상한의 긴급하거나 위기의 순간은 거의 비슷하게 발생하지만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사전에 잘 준비된 상황으로 인하여 3상한, 즉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에서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표 3] 일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의 시간사용
긴급함긴급하지 않음
중요함1상한2상한
25%~30%15%
중요하지 않음3상한4상한
50%~60%2%~3%


[표 4] 일을 잘 하는 사람의 시간 사용
긴급함긴급하지 않음
중요함1상한2상한
20%~25%65%~80%
중요하지 않음3상한4상한
15%1% 이하

일의 우선순위의 결론은 일에 대한 적절한 균형을 잡고, 시간적으로 충분히 안분을 하여 중간에 돌발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처리를 할 수만 있도록 준비한다면 훌륭한 결과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런 사람은 남들이 보기에도 능력이 있어 보인다는 장점을 갖게 되고, 동료들에게도 문제 해결자로 통하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업계의 ‘고수’로 인정받게 된다.

설득기술
설득이란 무엇인가? 춘추전국시대 550년을 보면 많은 변설가들이 나온다. 그 대표적인 것이 소진과 장의의 사례인데, 합종연횡을 하려는 장의와 이를 깨뜨리려는 소진이 여덟 나라의 임금들을 만난다. 합종연횡을 성공하여 큰 출세를 보장받으려던 순간, 순식간에 합종연횡은 깨지고 만다. 이 고사는 얼마나 설득하기 쉬운가와 함께 얼마나 설득하기가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준다. 설득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잘 설명하거나 타이르거나 해서 납득시킴 또는 설복’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 설득은 잘 설명을 하거나 타이르거나 해서 납득을 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실생활에서 설득이 잘 이루어지는가를 살펴보자.

필자의 아내는 매일 저녁마다 아이들에게 잔소리하기 바쁘다. 공부 잘 해라, 밥 잘 먹어라, 일찍 일어나라, 운동 열심히 해라 등 해 뜨는 순간부터 소등할 때까지 쉼이 없다. 아이들도 공부를 잘 하고 밥 잘 먹으면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일찍 일어나면 좋다는 것을 잘 아는데 왜 아이들은 엄마의 좋은 권고를 잔소리로만 들을까? 왜 잔소리는 설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이것은 설득의 기본 요소인 쌍방향 교류가 없기 때문이다. 설득을 잘 하는 사람일수록 일방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앞서 말한 ‘7가지 습관’으로 돌아가 보자. 스티븐 코비는 7가지 성공 요소에서 다섯 번째 습관으로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라고 이야기한다. 왜 먼저 경청을 하라고 했을까? 그것은 남의 사정을 모르고서는 설득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남의 사정을 이해하고 서로 공감을 하는 상황에서 더욱 설득이 쉽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5가지의 형태로 듣는다. 첫째는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는 경우이다. 이것은 사실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응 그래, 맞아’라며 맞장구는 치지만 듣지 않는 경우다. 셋째는 선택적 청취로 특정한 부분만 듣는 것이다(보통 아이들의 재잘거리며 노는 행동에서 잘 나타난다). 넷째가 신중한 경청으로 주의를 집중하여 듣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차원 높은 기술이 ‘공감적 경청’이다. 공감적 경청은 좀 어렵게 표현하면 다른 사람의 준거틀 내면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이것은 나의 시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사물을 본다는 것이다. ‘역지사지’의 수준이 바로 공감적 경청의 수준인 것이다.

즉 설득을 하려는 사람의 수준에서, 그 사람의 시각에서, 그 사람의 생각하는 관점에서의 설득이 바로 어려운 말로 표현되어 ‘그 사람의 준거틀’이라고 한 것이다. 결국 설득하려는 그 사람의 패러다임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에 의하면 10%만이 말로써 내용이 전달되고, 30%는 우리가 내는 소리에, 나머지 60%는 신체 언어에 의해 의사가 전달된다고 한다. 그런데 설득의 가장 중요한 기술인 공감적 경청에 의한 설득은 듣는 사람이 귀로 말을 들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눈과 가슴으로 듣기 때문에 말의 의미를 듣고 더욱 더 나아가 행동으로까지 발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왜 우리가 설득을 하는가? 그것은 그 사람이 듣고 끝나라고 설득을 하는 것인가? 아니다. 설득을 하는 이유는 설득 후에 따라올 행동을 기대하고 설득을 하는 것이지 않는가? 필자의 아내가 아이들에게 잔소리가 아닌 공감적 경청을 하였다면 당연히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의 준거틀에 들어가게 되는 공감적 경청인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설득의 기술이다. 설득하려는 사람의 심리를 읽고 그 사람의 패러다임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로 가장 효과적인 설득 기법인 것이다.

협상기술
협상이란 두 사람 또는 두 사람 이상의 당사자들이 상호의 이해 또는 마찰을 해결하기 위하여 대화라는 방법을 통해 공동 결정을 내리는 절차이다. 즉 협상이란 둘 이상의 사람이나 단체가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행동이다. 그러므로 협상에는 상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해를 조정하려고 하는 서로 다른 견해가 있다는 것도 알았으며, 공동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 즉 일정한 시간을 갖고 진행된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면 협상은 우리의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아보자. 사실 우리는 매일 협상을 하면서 살아간다. 집을 사기도 하고 자동차를 사고팔기도 한다. 자녀들과도 이런 저런 일을 갖고 흥정도 한다. 이렇듯 매일 협상을 접하고 살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오산이다. 협상은 실생활에 있어서 중요하다.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에게 더욱 더 중요하다.

필자가 오래 근무했던 HP는 매년 협상 교육을 시킨다. 왜 매년일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의 예를 들어보자. 필자의 임원 시절로 돌아가 보면 당시 필자의 연간 목표량은 1500만 달러로서 180억 원이었다. 그런데 회사가 어떤 이유에 의하여 순익을 20% 더 달성한다고 해서, 필자에게 180억×120% = 216억 원을 하라고 명령한다면 필자와 필자의 부하 직원들은 죽을 맛일 것이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서 180억 원의 목표량에 이익 목표치 10%인 18억 원의 120%라면 입장이 달라진다. 필자가 협상을 잘 하면 18억 원에서 21억 6천만 원으로 순익 목표를 맞출 수 있는 것이다. 즉 180억 원의 120%인 216억 원은 달성하기가 수월치 않지만 18억 원의 이익에서 120%인 21억 6천만 원으로의 목표 달성은 협상만 잘 하면 쉽게 달성할 수가 있다. 그러기에 HP는 매년 협상 기술을 직원들에게 훈련시키는 것이다. 이런 데에서 협상의 묘미가 있는 것이다.

한 예로 필자가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후 계약 건으로 모 리스회사와 협상을 하게 되었다. 이 회사와 필자가 맺은 계약은 필자의 평생에 한번 밖에 없었던 노 디스카운트 즉 무할인 계약을 한 것인데, 당시에 모 리스회사는 복잡한 금리 계산으로 직원들마다 골치를 썩고 있었다. 이때의 해결사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HP12C 파이낸셜 계산기이었다. 이 계산기는 단리, 복리, 리스료, 현가 계산, 모기론 이자 등 250여 가지의 금융 공식을 가지고 있어 리스회사나 단자사 직원들이 선망하던 장비였다.

그래서 필자는 HP12C 샘플 하나를 갖고 가서 노 디스카운트 계약을 하면 계산기 20개를 주겠다고 제안을 하였다. 그러자 담당 직원들은 좋다며 바로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로 약 3억 원에 해당하던 협상가에 10%만 할인을 당해도 3천만 원인데, 단 4백만 원으로 협상해 버린 것이다(당시 HP12C 계산기 가격은 HP 내부 직원용으로 대당 20만원 정도였다). 이 협상의 중요 요소는 협상 상대방이 좋아하는 미끼를 던졌던 것에 있는데 이것이 바로 협상에서 이야기하는 정보력이다.

협상을 하는데 있어 할인해주는 것과 할인해주는 만큼 물건을 더 주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겉으로 보면 똑같지만 그 결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고객이 할인만큼 더 장비를 주문하면 결국 회사에는 이익이다. 물론 고객도 할인한 만큼 장비를 더 받아 좋지만, 더 공급한 장비는 어떤 형태로든 업무를 더 개발하게 하여 우리의 의존도를 더 높게 하는, 즉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하게 되어 장기적인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협상에서 상호 윈-윈을 표방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에게 비즈니스를 유리하게 이끄는 현상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렇듯 좋은 협상 기술은 언제나 우리를 좋은 결과로 이끌어 즐겁게 한다.

진입장벽이란?
진입장벽은 특정 산업 내의 기존 기업이 이 산업에 참여하려는 새로운 기업에 대하여 갖는 우위 요소라고 정의할 수 있다. 기존 기업의 우위 요소는 바로 잠재적 진입자가 지불해야 되는 비용이기 때문에, 기존 기업은 부담하지 않지만 새로이 진입하려는 기업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진입장벽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진입장벽은 새로운 기업이 기존 기업을 상대로 진입한다는 사실 자체에서 연유하는 불리한 요소이므로 그 산업에 내재하는 특성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그림 1] 신규 기업들의 진출을 억제하는 요인들

신규 진입 기업이 넘어야 하는 진입장벽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중요한 것들을 열거해보면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규모의 경제, 제품 차별화 정도, 신규 투자 시 필요한 소요 자본의 크기, 구매자가 기존 제품 대신 신규 기업 제품으로 바꿀 때 구매자가 부담하게 되는 교체 비용, 기존 업체의 독특한 상품 이미지, 유통경로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점, 기존 기업이 기술 및 원자재를 독점하고 있어 신규 기업이 부담하게 되는 높은 원가, 허가 요건 및 제한 규정, 대기/수질오염 규제 기준이나 제품의 안정성 및 효능에 대한 단속 규정 등 정부의 정책에 따른 불리 등이 있다.

잠재적 경쟁 기업 공급자 기업간의 경쟁 구매자 대체품 [진입장벽] 규모의 경제 제품차별화 소요자본 교체비용 유통경로에의 접근 절대적 원가 우위 정부의 정책 [예상되는 보복] 기존 기업들의 신규 진출

고객선도기술
지난 연재 첫 회에서 비즈니스를 성공하기 위한 기본자세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그에 대해 한 독자는 필자에게 메일을 보내 필자의 주장에 동감을 표하며 어떻게 그런 기본자세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지에 대하여 질문했다. 그런 독자들을 위해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소개해 보겠다. 여러분이 전형적인 IT 엔지니어로서, 소유한 솔루션은 기술력이 확보된 솔루션이라고 가정해 보자. 또 동시에 독자 여러분이 시장에서 확실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가정해 보자. 즉 기술력은 있으되 마케팅 능력은 없는 상태인 것이다. 이럴 때 독자들이 어떻게 시장에서 비즈니스 적으로 성공하느냐의 관건은 독자 여러분이 가진 솔루션을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하는가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가진 솔루션을 어떻게 기존 시장 경쟁자들의 솔루션과 차별화를 시키는가이다.

시장에서 신출내기인 독자 여러분은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규모의 경제도 실현되지 못하였고 유통 채널도 없고, 더욱이 브랜드 이미지는 전혀 없기에 이들을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즉 기존의 시장 참여자들이 설치해 놓은 진입장벽을 넘어야 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면 기존의 시장 참여자들은 왜 진입장벽을 설치하는가? 새로 시장에 진출할 신규 진입자들은 대부분 초기에는 시장에 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개중에 소수의 신규 진입자들은 시장 반란자로 성공하여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 여파가 자신들의 파이(시장점유율, 매출, 이익 등)를 깎아 먹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존 시장 참여자들은 가장 간단한 진입장벽으로 제품 값을 내려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이윤을 얻지 못하게 하는 방법과, 좀 더 발전되면 기존 시장 참여자간에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여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방해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기존 시장 참여자들이 설치한 진입장벽을 넘기 위한 특단의 마케팅 전략은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고객선도기술이다.

고객선도기술의 개요
고객선도기술은 그야말로 컨설팅을 하듯 고객을 선도하여 고객을 이끌며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되 무엇인가를 부가(value-added)하여, 즉 고객을 리드하면서 판매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갑’이라고 하는 고객에게 A사와 B사가 경쟁을 한다고 하자. 그 중에서 B의 기술자가 독자라고 가정하자. 이때 A사의 기술자는 “저희 상품은 B사의 상품보다 비용도 10% 저렴하며 성능도 10% 우월합니다”라고 한다면 갑은 A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이 비즈니스는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A사의 상품이 경쟁사인 B사의 상품보다 항상 우수하고 또 비용도 저렴할까? 시장은 그렇지가 않다. 독자 여러분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영원히 가격과 성능에서 우위를 지닌 상품은 정보통신업계를 비롯하여 어느 업종/업계에서 없었다. 그렇다면 조만간 A사의 상품은 B사의 신제품에 밀려 가격도 성능도 뒤지게 될 터인데 그때 A사의 기술자는 어떻게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 또 같은 시점에서 독자 여러분인 B사의 기술자는 다음과 같이 갑에게 접근하였다. “저희 제품을 사용하시면 현재의 불량률도 50% 낮출 수 있고 생산성은 30%가 향상되어 비용 측면에서 약 연간 50억 원 정도의 절감이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귀사의 생산라인 중 조립 부분에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저희 엔지니어들이 저희 제품을 구입하실 때 그 문제를 해결해 드릴 것입니다.”

해답은 독자 여러분이 잘 알 것이다. 유사한 상품을 갖고 비즈니스를 하는 상황에서 A사의 기술자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패배였을 것이고 A사의 기술자는 심각한 회의에 들었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갑이란 회사의 담당자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 갑의 담당자 입장에서는 A사 기술자는 훌륭히 자기 직무를 수행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A사의 상품이 비용도 저렴하고 성능도 우수하기 때문에 이 장점들을 자신에게 열심히 설명해준 노고에 고마워할 것이다. 하지만 A사의 상품을 구입하지 않고 B사의 상품을 구입한다. 왜냐하면 A사의 상품은 상품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B사의 상품은 상품 자체의 성능 및 특성으로는 A사의 것보다 떨어지지만 담당자의 입장으로는 회사의 문제가 해결되는 B사의 솔루션에 자신의 출세 또는 명예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즉, 갑의 담당자는 자신의 미래를 예감하고 B사의 상품과 그 상품에 녹아 있는(부가된) 가치에 구매의사 결정을 내린다.

[그림 1] 고객선도기술의 예

IBM의 성공 사례
「The Marketing Plan(William M. Luther : 1992년 2개정판, AMACOM)」에 보면 IBM이 컴퓨터 산업에 성공적인 시장 진입에 대한 사례가 나온다. 에니악을 만든 스페리의 성공은 IBM의 왓슨 2세를 자극하였던 것 같다. 왓슨 2세는 몇 년간에 걸치어 철저하게 스페리의 상품을 분석한 후 IBM 상품 제작을 스페리보다 우수하게 생산하도록 독려하였고 컴퓨터와 고객업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몇 년 후 IBM이 스페리보다 우수한 상품을 출시하였을 때 고객들의 반응은 어떠하였을까? 짐작하여 보면 ‘IBM도 컴퓨터 만드나? 볼 타자기(IBM의 볼 타자기는 지금도 훌륭한 상품이다)나 잘 만들라 그래’ 등 다양한 반응을 나타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왓슨 2세는 컴퓨터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로 이미 고객들의 업무를 통달한 상태였다. IBM 기술자들은 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로 이미 고객의 문제점을 꿰뚫고 있었기에, [표 6]에서 보듯이 IBM 기술자들은 고객들의 문제점을 해결하여 주며 고객을 선도해 경쟁사들을 압도하여 나갔다. 이때 사용한 결정적인 방법과 기술이 고객선도제안이었다. 결론적으로 고객들은 이미 마켓 리더인 스페리를 떠나 자신의 출세의 발판이 될 IBM을 속속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즉 단순히 상품을 싸게 구매할 것인가? 그것은 1회성 칭찬에 불과하지만 꾸준한 생산성 증가, 이익의 증가, 새로운 시장의 확대 등은 여러 해에 걸쳐 담당 부서장을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표 5] 상담형 셀링과 단순 셀링의 비교
상담형/자문형 셀링단순 셀링
- 상품/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이익창출을 제안한다.
- 투자 회수율(ROI : Return On Investment)을 제시한다.
- 고객의 투자에 대한 이익을 계량화하여 제시한다.
- 이번 투자로 인하여 창출되는 고객의 경쟁사 대비 경쟁력/생산성을 제시한다.
- 고객에 의한 비즈니스의 빠른 종결이 된다.
- 비즈니스의 대상이 비즈니스 매니저이다.
- 단순히 상품/서비스만 제안한다.
- 단순히 상품/서비스 가격만 제시한다.
- 단순히 상품/서비스 비용을 제시한다.
- 제안자 자신의 경쟁사에 대한 비교 자료만 제시한다.
- 제안자가 비즈니스를 종결하려 노력한다.
- 비즈니스 대상이 구매 매니저이다.

[표 6] 기술자별 비교
타사 기술자IBM 기술자
구매 비용이 저렴생산성 향상
성능이 우수이익의 증가
서비스가 우수새로운 지상으로 진출기회 제공
마켓 리더를 강조신기술 개발로 시장 우위 제공
불량률 저하 또는 프로세스 개선으로 비용절감

BUNCH의 실패 사례
BUNCH는 Burroughs, Univac, NCR, Control Data, Honeywell을 줄여서 한 말인데, 당시 마케팅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은 이들 중에 IBM을 따라잡는 기업이 나오리라고 생각을 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현재의 결과는 어떠한가? 버로우스와 유니백은 합병되어 유니시스가 되었고, NCR은 정보통신 시장의 조그만 귀퉁이에 있는 데이터웨어하우스 분야에 만족하는 신세가 되었고, 콘트롤데이타와 하니웰은 지금 컴퓨터 하드웨어를 생산하지 않는 그야말로 영원히 IBM을 바라만 보는 상태가 되었다. 왜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였는가?

IBM은 고객선도기술로 기선을 잡은 후에 고객들의 마음을 계속 사로잡아 갔다. 물론 IBM360 아키텍처라고 하는 훌륭한 제품이 뒷받침되었지만 IBM은 계속 고객들을 리드해 갔다. 일례로 한국IBM은 금융권 고객을 위하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마련하여 주었는데, 프로젝트 별로 그 비용이 수십 억 원 이상 투자되었지만 가치 있는 일들이었다. 은행권을 위해서는 하이토스 프로젝트를, 증권사들을 위해서는 S커브 프로젝트를, 보험사들을 위해서는 시그마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국내 금융권 고객들의 OLTP 문제를 개선 또는 해결시키어 국내 금융권 IT 환경 발전에 크게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곧 IBM을 뛰어넘을 것 같던 BUNCH는 무엇을 하였나? 단지 상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 즉 고객들의 입장에서 보면 IBM을 구매하면 자신들의 문제가 대부분 해결이 되나 BUNCH는 그렇지 못하였던 것으로 판단을 하였다. 그 결과가 국내 금융기관의 BUNCH 고객들 중 유니시스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IBM의 고객들로 방향을 선회하였다. 참고로 IBM이 전 세계 금융권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연간 약 40~50억 달러로 추정되며 이 금액은 우리나라 대기업 권에 속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고객선도기술의 모형
진단
고객의 문제나 욕구에 대한 기회를 포착한 다음에 우리가 갖고 있는 상품/서비스가 고객의 문제나 욕구에 대한 해결책이 되는가를 점검한다. 이때 우리는 고객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나 문제점들을 알고 있어야 하며, 우리의 상품/서비스가 고객의 문제 해결과 욕구의 해결을 넘어서, 고객에 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위한 해결책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 나중에 고객에게 새로운 우리의 솔루션이 채택되었을 때 창출될 수 있는 이익의 계량화가 정확하고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처방
고객의 문제나 욕구에 대한 우리의 상품/서비스를 대입해 고객의 문제해결이나 욕구에 맞는 해결책으로 진화시킨다.

증명
우리의 해결책을 고객에게 제시를 하면서 이 해결책이 갖는 특별한 의미 즉 경쟁사가 제시하지 못하는 고객의 이익 창출 부문을 근거 있고 명쾌하게 제시함으로 고객을 사로잡는다.

고객선도기술의 장점
고객선도기술의 장점 중 가장 큰 것은 고객사의 최고 경영자는 자신의 회사에 크게 매출과 이익을 올려준 회사의 최고 경영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이는 상품을 판매하는 쪽에서 그렇게 만나고 싶어 해도 만나주지 않던 만남을 고객이 먼저 보고 싶어 하여 High-level coverage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High-level coverage의 장점은 독자 여러분이 더 잘 알고 있으리라고 본다. 고객선도기술의 제안은 고객이 먼저 비즈니스를 끝내주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빨리 계약을 끝내고 상품이 도입되어야 고객의 문제점이 빨리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독자들의 경우에 특히 더 그렇겠지만 독자 여러분이 소유한 솔루션을 어떻게 시장에서 차별화시키는 것이 관건이기에 고객선도기술이야말로 독자 여러분을 비즈니스맨으로 성공을 시켜주는 결정적인 기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림 2] 고객선도기술의 모형

비즈니스의 중요성
비즈니스의 기본자세를 다룬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본격적인 비즈니스 기술과 관련해서 중요한 부분을 적어보았다. 사실 엔지니어에게 비즈니스적인 자세를 갖추라고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대는 분명히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간에 설명한 기본 기술만 잘 사용한다면 독자들도 개발자로써 또는 비즈니스맨으로써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번 원고가 독자들의 비즈니스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Posted by 중년하플링 :

유럽, 근로시간 단축제 재검토: '여가형'에서 다시 '근로형'으로?

[편집자 註] 7월 1일을 기점으로 한국도 주5일 근무제의 본격시행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근로형'중심의 사회가 '여가형'사회로 접어드는 계기가 되었다며 삶의 질 향상을 둘러싼 여러 가지 담론이 오고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보다 훨씬 앞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며 근로시간을 과감하게 단축한 독일이나 프랑스는 경쟁력 약화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들어 해당제도에 대한 재검토 방안을 심각하게 추진 중이다.


한국보다 훨씬 앞서 주5일 근무제 및 근로시간 단축제를 실시한 유럽이 해당제도에 대한 심각한 재검토작업에 들어갔다. 프랑스나 독일 등 일부 선진유럽국의 경우 주당 35근무시간제를 도입하며 실업률 해소 및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 등을 꾀했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들어 점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재 지난 2000년 일자리 확대를 목표로 주당 40시간의 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줄인 프랑스는 줄어든 노동시간으로 인해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며 근로시간 연장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 기업인 지멘스도 일부공장의 근로시간을 기존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키로 2주전 노조와 합의하였다. 소위 글로벌 경제시대에 접어들며 더 일하지 않고선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한편 영국의 경우, 근로자 전체인구의 1/5이상이 유럽연합(EU)이 규정한 주당 48시간 미만 근로조항과는 상관없이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는 것(2002년 보고서기준)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노동력으로 무장된 아시아와 신규 EU회원국들과의 경쟁력에서 더욱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 근로문화 행태에 대한 심각한 재검토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의 유럽인들은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으로 실업률이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다며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GIER)의 클라우스 F. 지머만 소장은 "미국이 근로형 사회(a work society)를 만들었다면 유럽은 여가형 사회(a leisure society)를 만든 셈이다"라고 말하며 "그러나 유럽식 모델은 더 이상 효과가 없으며 이를 재고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지난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유럽의 근로철학의 핵심은 '더 적게 일하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였다. 근로생산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며 양보다 질에 더 무게를 두었다. 그 결과 유럽인들의 평균근로시간은 미국인들과 비교해 한 해 10%정도 더 적게 일하게 되었고 독일의 경우 약 18%정도 더 적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에 더 중점을 두는 유럽인들에게 있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란 논리는 설득력 있게 다가왔고 이제 4시만 되면 퇴근행렬이 이어지고 여름철 한 달이나 휴가를 보내는 '근로자의 낙원'이 유럽에서 실현된 것처럼 보였다. 말 그대로 유럽인들은 살기 위해 일하고 미국인들은 일하기 위해 산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같은 사회적 통념을 지멘스가 뒤집고 나섰다. 지멘스社는 무선 및 휴대폰 제조공장을 헝가리에 이전시키겠다는 위협을 가하며 독일 근로자들의 위기의식을 조장시켰다. 실재 공장이 이전될 경우 독일에선 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데 10.3%의 실업률을 겪고 있는 독일에게 이것은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멘스의 페테르 고탈 대변인은 "노동비용 절감차원에서 이전 방안이 검토된 바 있다. 오늘날 우리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고 있는데 주당 35시간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되는 시점이 온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주당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근로시간을 확대조정키로 합의한 지멘스 본사와 노조측은 해당 계약을 통해 크리스마스와 하계휴가비용으로 지불되던 연말 보너스도 삭제키로 했다. 물론 해당 계약이 지멘스 본사 전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메르세데스-벤츠 조립공장에서도 해당안이 검토되는 등 확대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근로시간 늘리기' 바람은 공공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 바바리아州의 경우 해당 공무원들의 근로시간은 기존 40시간에서 42시간으로 늘리기로 결정했으며 슈뢰더 총리는 연방기준 근로시간을 기존 38.5시간에서 40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독일의 경우 근로시간의 확대방안이 추진되는 주원인은 점점 줄어드는 稅收와 더욱 불어나고 있는 예산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반면 프랑스의 경우 주당 35시간의 근로시간제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면서 현 근로시간 시스템의 재검토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주당 35시간 근무제가 긍정적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없다"면서 "이는 오히려 경제성장에 제동을 거는 제도이며 전반적으로 고용시장의 발목도 잡게 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참고자료
"Europe Reluctantly Deciding It Has Less Time for Time Off," New York Times, July 7, 2004

Posted by 중년하플링 :

대통령은 말실수를 한 것이 아닙니다. (확대)
분류 : 조중동 박살 등록 : 어라연(Guest) 조회 : 1,983 점수 : 1,173 날짜 : 2004년 07월 09일 (21시 58분)

소크라테스에 대하여 흔히 말할 때 주로 회자되는 여러 일들 중에 인상적인 것으로는 그의 철학 방법론이었던 산파술(産婆術)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자신과 대화하는 상대방 앞에서 일부러 무지를 가장함으로써 상대의 지혜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의 질문이나 발언의 요지를 몇 번이고 반복하여 사고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진정한 깨달음에 도달하도록 이끄는 방법 등이 있었다고 알려집니다.

세월이 많이 지나서 그가 위대한 스승으로 공인 받고 난 후의 일이니 쉽게 수긍이 가는 일이지만, 만일 우리들이 소크라테스 당대의 제자 또는 주변인들이었다면 그렇게 한결같이 소크라테스의 방식을 수긍 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우리들 중의 어떤 사람은 소크라테스가 매우 게으르거나 진정으로 무지한 사람이라 판단하여 그의 곁을 미련 없이 떠났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실제로 제가 대학에 다닐 때 매우 사람 좋은 교수님이 한 분 계셨는데 이 분의 교수 방식이 전형적인 소크라테스의 그것과 유사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 분을 매우 존경하며 따랐지만 또 어떤 이들은 그 교수님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유려한 언변으로 열강을 토해내는 다른 교수님들과 비교해서 배울 것이 없는 분이라고 단정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는 말입니다. 이 교수님과 소크라테스의 차이점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역사의 검증이 끝났고 또 한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죠.

한 사람의 언행과 업적이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공인을 받는 과정은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만 해도 당대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를 비판하고 적대했는지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정치의 경우 70%가 말로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해도 아마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정치인의 말은 때때로 전범이 되는 어록으로 남거나 가차없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거나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 구분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단순한 실수인가 아니면 의도를 가진 계산된 발언인가 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실수라면 어떤 경우라도 비난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의지를 담은 발언으로 이해될 경우 그에 대한 평가는 어떤 경우에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일부 세력의 행정수도 건설 정책에 대한 발목잡기를 비판하면서, 그러한 움직임을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으로 간주한다고 강력하게 성토했습니다. 인천에서의 이 발언이 즉각 알려지자마자 한나라당과 수구 언론은 일제히 대통령의 올인병이 또 도졌다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그 대응만큼은 전례 없이 신중한 것이 사실입니다. 자기들이 알기 힘든 어떤 의도 혹은 의지가 숨어있다고 보는 까닭입니다.

실제로 몸통들의 대응이 그러할진대, 쉬운 말로 찧고 까부는 속없는 알바들이 '쩍하면 못해먹겠다는 것이냐' 며 대통령에 대한 유치한 조롱을 일삼는 것은 매우 안되어 보입니다. 이건 망조입니다. 이런 수준의 수 읽기로는 절대 쟤들은 집권 못합니다.

다시 말에 대한 이해로 돌아가서, 흔히 소쉬르 이후의 언어학에서 말하는 '기호와 기의' 의 관계를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면 그렇습니다. '기호'는 그 자체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다양한 문법적 배열에 의하여 그 안에 어떤 의미를 상징하게 될 뿐인데 이 경우 거기 담겨 있는 뜻이 '기의' 가 되는 것이죠. 자고로 의미란 문자적 나열 안에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일상적 발화행위도 유사합니다. 똑같은 언설이지만 처한 상황과 환경과 그 뉘앙스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대통령의 이번 인천 발언을 놓고 심지어 지지자들 내부에서도 '쓸데없는 소리다' 혹은 '오버다' 또는 '피곤하다'는 반응들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대개가 애정이 담긴 안타까움의 발로이고 개중에는 진짜 피곤해 지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이번 경우는 분명한 말실수이고 지지자로써 너무 자주 같은 말을 듣게 된다고 느낄 것입니다. 물론 대통령도 실수를 합니다. 어떤 경우는 진짜 그렇습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 이번 경우는 아닙니다.

이것은 전례 없이 강력한 통치권자의 의지 표현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기호와 기의의 관계를 잠깐 말씀 드렸는데 똑같은 '못 해 먹겠다' 소리를 한다 해서(물론 이 경우는 표현 자체도 다릅니다만) 같은 의미를 지니는 말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늘 똑같은 소리를 해 온 것 같지만 실상 대통령은 자신의 진퇴 문제와 관련한 발언들에 있어서 고도로 계산된 발화행위를 지속해 왔습니다.

역사상 가장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권을 잡은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 각계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대통령 못해먹겠다' 라고 한 건 정서적 친밀감과 동정의 효과를 노린 것이 맞습니다. 비공식적으로 그런 말을 흘림으로써 대통령이 처한 상황을 일반에게 알리는 데에 목적이 있었죠. 바둑으로 보자면 기본 포석에 해당하는 발언입니다. 재 신임 발언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마치 코너에 몰려 있던 복서가 혼신의 힘을 다해 카운터 펀치를 날림으로써, 일거에 상황을 반전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죠. 매우 도전적인 방식으로 관중들을 열광시키는 방식입니다. 탄핵 당시의 태도는 또 달랐습니다. 무언가 자포자기하는 모습을 내비치면서도 원칙과 명분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관중들에게 개입할 명분과 기회를 던져 준 것입니다.

이번 경우는 앞의 세 경우들과 많이 다릅니다. 첫째로 앞선 경우들에 있어서 대통령이 바라보고 있는 대상은 불특정 다수의 국민 일반입니다. 뒤에서는 여전히 불량한 놈들이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있고 대통령은 자신의 뒤쪽을 돌아보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스탠스 또한 대단히 수세적이었습니다. 어디까지나 힘을 모으고 세를 결집하는 차원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번의 인천 발언은 대단히 공격성이 강한 발언입니다. 공격의 대상도 매우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마치 양날의 검처럼 한 편으로 공격의 대상을 향하면서 한 편으로는 분명한 지지세력의 정제된 결집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 지지세력이 아닌 정예 지지세력의 결집! 이 번 싸움은 가장 피아 구분이 확실한 형태로 클라이맥스를 향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대통령의 금번 발언 속에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어느 때보다도 강한 의지가 들어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발언을 놓고 보면 세간에 떠도는 국민투표 따위는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고 있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지난 2년 간 끊임없이 대통령을 흔들고 탄핵의 숨은 몸통 역할을 해 온 수구의 본진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나름대로 신중하게 대처한다고는 하지만 저들은 이미 이 싸움에 말려들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이석연이가 주축이 되어 150명 명의로 헌법소원을 낸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기각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법적인 하자가 없기 때문이죠. 이 문제는 한나라당이나 수구언론이나 공히 그들 내부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서 기인한 것이 분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가진 협소한 기득권의 본질을 까발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헌법소원은 스스로 놓은 덫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놓고 지역 이기주의 극복이니 어쩌니 하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접근하게 되면 답이 안 나옵니다. 정도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정도가 아닙니다.

문제는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수도를 분할하고 집중을 분산해서 국토의 종합계획을 새로 짜는 문제가 지금 절실히 필요한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 발언은 그 문제에 종속됩니다. 저는 행정수도 이전 계획이 철회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사안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렇게 보았을 때 대통령의 발언은 이 문제를 돌파하기 위한 고육지계의 전술로 읽혀집니다. 한마디로 각을 좁힌 것이죠. 우리가 3대 1정도로 싸움을 벌인다고 칩시다. 벽 쪽에 등을 대고 상대방의 공격 가능 범위를 제한해야 합니다. 이 '각' 좁히기 게임에서 대통령은 이미 정곡을 찌르고 나갔습니다. 개중에는 이제는 좀 더 부드러운 방식으로 접근 할 수 없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상대방이 누구인가 하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긴장을 풀 수 없는 싸움이고 속전속결을 요하는 싸움이란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예전에 한 두 번 검토 된 것도 아니고, 지난 대선의 핵심 공약으로서 이미 국민의 심판이 끝난 일이며 정부 정책의 골간으로 대통령 임기 내 지속적인 준비가 이루어져 온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저들이 말하는 '천도'(수도 이전이라고 박박 우기죠) 어쩌고 하는 논리는 서있을 자리가 없습니다. 결국은 시간 끌기로 발목을 잡고 상처를 내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전형적인 야당의 정략적 행위이므로 결코 말려들어서는 안될 문제입니다. 국민투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이미 저들에게 말려드는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속전속결의 필요성 때문에 이번에도 대통령은 일정량 출혈을 감수하는 방식을 통해 반대자들을 링으로 끌어올린 겁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저들은 외곽에서 무한정 링사이드를 돌며 시간을 끌고자 했을 겁니다. 결국 그들의 목표는 행정수도 이전도, 그 반대도 아니고 그로 인해 오로지 정권에 데미지를 주려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발언.. 다소 식상한 감이 있겠지만 그런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편 이제는 좀 도전자나 인파이터 형의 모습을 버릴 때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들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린 아직까지 챔피언 벨트를 찾아오지 못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야 하는 문제가 아직 남아 있는 것입니다. 예전에 알리와 이노키 간의 싸움을 보셨습니까? 지금 한나라당과 수구언론이 이노키와 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 말리면 절단 납니다. 바로 치고 들어가 붙들어서, 조이고, 꺾고, 쌍 코피 터뜨려야 합니다.

대통령은 개혁 저항 세력의 본진으로 조중동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가진 서울시내의 대형 건물들을 언급했습니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지역이기주의에 대한 계도가 아니라 구체적 사례에 대한 접근과 지적을 통해 싸움에 불을 붙였다는 말입니다. 다음 순서는 줄줄이 사탕으로 행정 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한 기득권 투정을 벌이는 집단들의 리스트를 족집게처럼 집어내고 알리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역이기주의라 싸잡아 비난하는 여론의 흐름 속에서도 진성과 가성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처럼 우이동 변방에서 막대한 융자 끼고 근근히 살아가는 놈이 무슨 기득권이 있겠습니까만.. 실제 저의 이웃들 중에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막연한 불만을 갖는 사람이 상당수 됩니다. 그것이 어떻게 조장되었고 이 분란의 와중에 진정으로 제 밥그릇을 챙기려는 자들은 누구인가 하는 것을 알려내야 합니다.

'아! 결국 우리하곤 별 무관한 문제이거나 어쩌면 우리한텐 그게 더 낫겠구나' 하는 생각에까지 국민 인식이 확대되도록 싸우는 것이 목표라는 말이죠. 행정수도이전은 다같이 고르게 잘 살기 위한 것이고 수구언론은 국민 여론을 호도 하여 제 밥그릇이나 챙기는, 절대 객관적이거나 공정하지 않은 사익 집단이라는 것을 밝히는 것으로 싸움의 궁극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탄핵을 이겨냈다 해도 언론환경은 유례 없이 적대적입니다.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저들은 기득권 집단이고 이제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으므로 전면전에는 전면전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말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 싸움의 주적은 수구언론입니다. 언론에 눈과 귀를 온전히 맡기고 있는 이들을 각성시켜서 직접 자신의 눈으로 사태를 보게 만드는 충격파가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대통령이 또 한차례 출혈을 감수 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게 정석이라고 봅니다. 노빠라서가 아니라 내가 대통령이었다 해도 이번 경우엔 이런 식으로 접근 할 거라는 말이죠.. 그건 뭐랄까 스타일입니다.

단순한 자연인도 아니고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의 스타일은 좀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통치권자의 의지와 관계되었을 경우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시간이 흘러야 검증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말실수를 한 것이 아니라 준비된 전술을 내어 비춘 것입니다. 지지자 여러분들은 이 점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