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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8.15 The Affluent Society / 풍요한 사회
  2. 2021.06.13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3. 2021.05.14 융 심리학 입문
  4. 2021.04.21 틀리지 않는 법

  • 2021.7, John Kenneth Galbraith

 

꾸준한 경제성장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가? 만일 GDP가 지금처럼 2~3%씩 성장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경기 침체로 인한 구조조정, 실업률 증가, 파산 증대 등의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매일매일 사용하는 필수 소비재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GDP를 신경 쓰는 이유는 필수적인 소비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경제가 성장하지 않을 경우 파생되는 문제점 때문이다.

 

Kenneth Galbraith는 이미 1958년에 우리가 '생산'의 문제를 극복했다고 주장한다. 기나긴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물질적인 생산성의 문제는 해결이 되었지만, 우리가 'conventional wisdom'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에 인식을 하지 못할 뿐이라는 지적을 한다. 거의 60여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그가 지적한 문제가 극복되지 않은 것을 보면 이 conventional wisdom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왜 그는 이미 생산이 충분하다고 이야기할까? 광고와 마케팅의 존재가 증명한다. 생산이 부족하다면 굳이 억지로 소비를 유발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은 불필요하다. 오늘날 기업들이 지출하는 많은 마케팅/광고 비용이야말로 생산이 충분하다는 반증이다.

 

  • Out situation is that of a factory which must be operated at top speed for three shifts and seven days a week even at some risk of eventual breakdown, not because the product is in demand - on the contrary, much ingenuity is required to clear the shipping platform - but because any lower rate of operation will leave some of the people in town without a livelihood.

 

충분한 생산을 더욱 더 늘리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하지 않은 소비, 심지어는 낭비가 필요하다. 오늘날에는 경제/사회 체제가 초과 수요를 만들어내기 위해 사람들을 자극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보다 손쉽게 빚을 낼 수 있게 만들어진 다양한 장치(신용카드, 할부, 리스 등)들이 그것이다. 이처럼 부채를 늘리는 거시경제운용은 장기간에 걸친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갈브레이스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성장 신화에 매달리지 말자고 제안한다. 추가적인 생산을 위해 투자되고 있는 자원을 현재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빈곤퇴치, 교육, 의료, 근무시간 단축으로 돌리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올바른 지적이다.  

 

  • To have failed to solve the problem of producing goods would have been to continue man in his oldest and most grievous misfortune. But to fail to see that we have solved it, and to fail to proceed thence to the next tasks, would be fully as tragic.

 

갈브레이스는  향후 인플레이션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85년까지는 그의 예언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아졌지만, 85년 이후로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때문에 경제학적으로 그의 예언은 그다지 정확한 편은 아니고, 이로 인해 그의 주장 전체를 부적절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갈브레이스의 주장은 최근 기본소득 논의를 통해 되살아났다. 한계를 모르고 만들어내는 생산 과잉 시대는 환경오염과 양극화라는 괴물을 만들어냈다.

 

이제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우리가 가진 것이 무엇이고 사회가 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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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2021. 6. 13. 16:19 from Lectura

  • 2021.5.29, 칼 구스타프 융 지음/

 

칼융 본격 읽기 두번째 책. 먼저 읽은 '융 심리학 입문'의 말미에서 추천하길래 선택하였다. 형식은 자서전에 가깝지만, 서문에서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듯이 외부적인 사건이 아닌 내면적인 사건을 주로 이야기한다. 그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인간 융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 

 

과거에 태어났으면 샤먼이나 무당이 되었을 수도 있을만큼, 융은 심령현상이나 초자연적인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보기 시작한 환상과 우연의 일치들을 보면, 그가 정립한 ‘무의식’이라는 개념과 그 하위 개념들은 그런 초자연적인 경향을 이론화 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 나는 '무의식' 이라는 용어를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신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 '신'이니 '데몬'이니 하는 말을 똑같이 잘 쓰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신화적으로 표현할 경우에도 '마나' '데몬' 그리고 '신'이 무의식이라는 말과 동의어라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그런 용어들을 사용한다. 

 

그에게 있어서 무의식이란 인류가 오랜 세월 반복적으로 접했던 '신'의 다른 이름이다. 그가 이야기한 무의식은 단지 의식되지 않은 경험의 저수지 같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동물이던 시절부터 축적한 거대한 정보의 보물창고에 가깝다. 사람은 무의식이라는 원천으로부터 현재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혜를 건져올릴때 더욱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다. 

 

  • 무의식이 의식보다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이지만, 그것은 특별한 종류의 앎으로 영원속의 앎, 대개 '지금 여기'와 관계가 없고 우리의 지적 언어도 고려하지 않는 앎이다. 오직 우리가 무의식으로 하여금 스스로 확충하여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때에만, 앞에서 수를 예로 들어 제시했듯이, 그것이 우리 이해의 범위 안에 들어오게 되고 새로운 측면이 우리에게 지각된다. 
  • 사람들이 이미 있던 무의식 내용을 의식에 통합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은, 아마도 말로 표현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단지 경험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은 논의할 필요가 없는 주관적인 사건이다. 나는 나 자신을 어떤 일정한 양식과 방식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나에게 하나의 사실이며, 그 사실을 의심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합당하지도 않다. 

 

이 같은 무의식과의 통합은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의미를 던져준다. 

 

  • 우리의 내적인 평안과 만족은, 개체를 통하여 인격화된 역사적 가족이 우리 현재의 덧없는 상황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거의 대부분 좌우된다. 
  • 인류에게 결정적인 물음은 "당신이 무한한 것에 관련되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생의 시금석이다. 무한한 것이 본질적이라는 사실을 내가 알 때에야 비로소 나는 결정적인 의미가 없는 하찮은 일에 관심을 쏟지 않을 것이다. 
  • 나는 사람들이 인생문제들에 대해 불충분하거나 잘못된 해답으로 얼버무릴 때 신경증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사람달은 지위, 결혼, 명성, 외적인 성공, 재물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것들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조차 사람들은 여전히 불행하고 신경증을 앓는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너무나 좁은 정신적인 한계에 갇혀 지낸다. 그들의 삶에는 흡족한 내용과 의미가 없다. 그들이 좀더 폭넓은 인격으로 발달할 수 있다면 신경증은 보통 사라진다. 

 

하지만, 이성만을 중시하는 현대 문명은 사람들이 무의식과의 통합을 원활하게 이루는데 도움이 되기 보다는 방해물이 되고 있다. 

 

  • 발전에 대한 맹신은 그것이 우리의 의식을 과거로부터 멀리 떼어놓을수록 더욱더 유치한 미래의 꿈에 매달릴 위험에 처하게 된다. 
  • 비판적 이성이 우세할수록 인생은 그만큼 빈약해진다. 그러나 무의식과 신화를 의식화할수록 우리의 인생은 그만큼 통합을 이루게 된다. 과대평가된 이성은, 그것이 지배하면 개인이 궁핍해진다는 면에서 독재국가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 이성은 우리로 하여금 매우 좁은 한계에 매여 있도록 하며, 오직 이미 알고 잇는 범위 안에서 이미 알고 있는 삶(이것 역시 조건부이긴 하지만)을 살도록 요구한다. 마치 사람들이 삶의 진정한 범위를 알고 있기나 한 것처럼 말이다!
  • 합리주의와 교조주의는 우리가 앓고 있는 시대병이다. 그것들은 모든 것을 아는 체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에서 제시한 문제점을 훨씬 먼저 깊게 연구한 결과물이다. 조던 피터슨 교수가 얼마나 많은 부분을 융에게서 빌려왔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다.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했던 검증되지 않은 '비합리적'인 신이 사라진 이후, 인간은 어떻게 삶에서 의미를 찾아야 하는가? 융의 답변은 과거에 우리가 신이라고 하는 것은 무의식이고, 이 무의식 안에는 우리가 인생의 가치를 만들어냈던 많은 유산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이를 의식의 표면으로 끌어올려서 통합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삶에서 마주치는 실존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라는 주장이다. 

 

돈, 명예, 소유물과 같은 외부적인 조건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게 되면 어디를 둘러보아야 하는가? 바로 나 자신의 내면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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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심리학 입문

2021. 5. 14. 20:04 from Lectura

 

  • 2021.5, 캘빈 S. 홀 지음 / 김형섭 옮김

 

내가 찾은 융 심리학 입문서 중 가장 간결하게 융의 이론을 설명해준 책. 

 

  • 인간은 이미 하나의 전체로 태어난다. 일생을 통해 해야 할 일은 이 전체성을 최고로 분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풍요로운 학습과 교육의 기회가 필요하다. 
  • 인격 체계는 의식화되어야만 개성화 될 수 있다. 아마도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의식적인 것을 의식화하는 데 있을 것이며, 또 교육은 마땅히 그래야 한다. 
  • 정신은 '의식', '개인 무의식', '집단 무의식' 이라는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될 수 있다. 
  • 정신은 네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사고', '감정', '감각', '직관'이다. 
  • 자아는 인격의 동일성과 지속성을 규정하며, 유입된 경험을 의식할 수 있도록 조절한다.
  • 자아와 그림자가 서로 사이 좋게 조화를 이루면 인간은 삶의 충만함과 활기를 느낀다. 자아는 본능에서 비롯되는 모든 힘을 방해하지 않고 통과시킨다. 의식은 확대되고 정신 활동이 생기발랄해진다.
  • 자기는 인격을 통일하고 거기에 '하나 됨'과 ' 불변성의 감각을 준다. 누군가가 자신 및 세계와 조화되어 있음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자기의 원형들이 그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음식물이 신체에 의해 소비되어 생물학적 에너지 또는 생명 에너지로 바뀔 수 있는것과 마찬가지로, 경험은 정신에 의해 '소비되어' 정신 에너지로 바뀐다. 
  • 인생의 여러 단계

 

융을 읽으려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

  • 추억, 꿈, 사상
  • 무의식에로의 접근(Approaching the Unconsc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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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리지 않는 법

2021. 4. 21. 20:05 from Lectura

  • 2021.4, 조던 엘렌버그 지음 / 김명남 옮김

 

빌 게이츠가 추천한 '디즈니만이 하는 것'을 재미있게 읽고 난 후, 그가 추천한 다른 책을 읽었다. 제목은 '틀리지 않는 법'.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가 수학의 유용성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나도 늘 궁금해하던 질문이라서 흥미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흔히 잘못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바로 '선형성'에 대한 이야기. 과거 추세가 선형적이라면 미래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오류를 이야기한다. 그 다음 이야기가 추론과 기대이다. 수학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가장 수학적이지 않은 것 같은 분야를 설명하는게 약간 사기 같기도 하다. 확률과 추론은 각각 통계학과 인공지능에 더 가까운것 아닌가?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내용은 귀기울일 만하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확실한 것을 찾는다. 그리고, 수학이야말로 그런 확실성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수학은 그렇게나 확실한 학문이 아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알고 있는 것에서 언제든 모르는 것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수학도 마찬가지.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를 발견하기 전, 그리스 수학자들은 모든 수는 유리수, 즉 비율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루트의 발견을 통해 그렇게 표현할 수 없는 숫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들이 알던 과거의 지식은 틀린것이 되었다. 완전히 평면이 세상에서 유클리드 기하학의 제5공준인 평행성 공준은 반박하기 힘들다. 하지만, 지구와 같은 형태의 공간을 상상하면 제 5공준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힐베르트라는 유명한 수학자는 형식주의를 통해서 수학의 기초를 탄탄히 하고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하게 확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하였지만 실패하였다. 바로 유명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통해 증명된 그것. 충분하게 복잡한 체계는 그 자체에 모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모순을 없앨 수 없다. 끊임없이 모순을 찾아내고 그것을 제거하는 작업을 지속해 나갈 뿐이다. 그런 노력이 모순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최소한 우리가 알고 있는 영역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은 알기 때문에... 어쩌면 수학은 모순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필요한 학문일지도 모르겠다. 

 

 "The function of the devil is to be always loosing the battle, but never finally lost. And the function of the good side is to be always winning the battle, but never to be the victor."       - Alan Wat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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