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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1.23 그런 깨달음은 없다
  2. 2021.01.03 A Deadly Education
  3. 2020.12.23 세습 중산층 사회
  4. 2020.11.23 디지털 미니멀리즘

그런 깨달음은 없다

2021. 1. 23. 11:58 from Lectura

  • 2021.1, U. G. 크리슈나무르티 

 

크리슈나무르티... 유명하지...응?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가 아니네? 하... 이젠 이런 책도 짝퉁이 나오네. 

 

어쨌든 돈이 아까워서 마저 읽어버린 책. 이름은 같지만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짝퉁이 아닙니다. 크리슈나무르티는 인도에서 꽤 흔한 이름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슈나무르티와 유명한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7년 정도 교류를 했었다고 하네요. 이런 쪽으로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처음엔 되게 근본없이 자기자랑 하는 것 같았는데, 읽어볼 수록 심오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영적인 수련을 받았고, 스스로도 답을 찾기 위해 많은 방황을 했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어느 날 세상이 폭발하는 같은 경험을 하고나서, 어떤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그 상태는 '자아'라는 환상이 존재하지 않는 경지입니다. 하지만, 그 '상태'는 우리가 생각하는 지복/극락/삼매의 상태와는 좀 다릅니다. 그는 자신과 깨닫지 못한 우리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단지 자신은 '자아'라는 생각의 작용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 일상적인 상태에서 '자아'가 개입해서 여러 사고작용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멈추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생각은 생명과 같은 말이기 때문에 없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생각을 멈추라는 말을 하는 스승들은 잘 모르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합니다. 어떤 경지를 성취하기 위한 노력은 '자아'를 강화하기 때문에 '자아'의 소멸을 목적으로 노력해 봐야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주장. 자신은 '우연히' '그 상태'에 이르게 되었지만, 이런 일은 말 그대로 우연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의식적인 모든 노력은 무의미 하다고 하네요.

 

다 읽고 나면 의외로 그렇게 파격적인 주장이라기 보다는, 불교의 선문답을 연상시킵니다. 어쩌면 깨달은 사람의 실제 모습은 U.G. 크리슈나무르티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동안 막연하게나마 '깨달음'이라는 상을 짓고 기웃거리던 스스로에게 모든 것을 다른 각도로 들여다보게 만들어준 계기가 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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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eadly Education

2021. 1. 3. 11:42 from Lectura

  • 2021.1, 나오미 노빅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고, 우리 모두는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존재는 생존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우리가 문명이라고 부르는 것의 본질은, 위험한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안전망이다. 안전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수의 노력을 통합하여 관리하는 위계(Hierarchy)가 필요하고, 위계는 필연적으로 빼앗긴 사람들(Dispossessed)을 만들어 낸다. 빼앗긴 사람들은 비록 위계안에서 불리한 자리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문명 밖으로 내던져진것 보다 나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을 참고 견딘다. 

 

당신이 빼앗긴 사람이라면,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가? 불공평한 위계를 뒤집어 엎고, 문명을 무로 돌릴 것인가? 위계 안에서 어떻게든 남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해리포터의 마법학교와 헝거게임을 뒤섞은 것 같은 이 소설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마법사 아이들은 마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maleficients 라는 사악한 존재들의 먹이가 될 수 있다. 사춘기 마법사들은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 Scholomance라는 학교로 모이고,  졸업할때까지 이곳에서 마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이 학교는 말그대로 전쟁터와 같은 곳. 사악한 존재들이 끊임없이 아이들을 죽이거나 헤치기 위해 노리고 있다. 입학생 중에 1/4 정도만 살아서 나가는 학교.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자기자신의 재능과 능력으로 하루하루를 헤쳐나가야 한다. 친구 한명 없이 외롭게 생존을 이어가던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에 학교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 

 

주변 친구들과의 우정을 만들어내고, 성장하는 스토리는 해리포터와 같은 청소년 성장소설로 읽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세상에 대한 우화로도 읽을 수 있다. 일상에서 사소한 실수 하나가 큰 부상이나,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마키아벨리적인 삶의 방식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모든 행동에 대해 유불리를 따지고, 다른 사람들과의 연합을 통해 생존 확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다.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 위계가 이미 이 시스템 안에 존재한다면, 그 위계안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생존전략이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행동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면, 균형적인 판단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어느 순간에서는 High Risk/High Return의 결정을 해야 위계안에서 지위를 올릴 수 있다. 

 

  • We all have to gamble with our lives in here, we don’t get a choice about that; the trick is figuring out when it’s worth taking a bet.

 

이 과정에서 나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부주의 하거나, 단순히 운이 없는 사람들이 뒤쳐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며, 그들에 대한 동정은 사치가 된다. 이런 행태를 악하다고 부를 수 있을까? 나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한 전략은 어디까지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어디서 부터 악한 것이 될까? 우리는 어떤 사람들을 악이라 부르고, 우리와는 다른 존재로 규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은 어떤면에서 무척이나 해롭다. 

 

  • She says it’s too easy to call people evil instead of their choices, and that lets people justify making evil choices, because they convince themselves that it’s okay because they’re still good people overall, inside their own heads.

 

주인공 'El'의 선택은 영웅적이다. 위계를 무로 돌리지 않으면서도, 빼앗긴 사람들을 보듬어 안는 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영웅적인 행동이다. 그리고, 그 영웅적인 행동을 통해 본인을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위계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해서 사회와 문명은 새로운 생명을 얻고, 다시 한번 새로운 사이클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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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세습 중산층 사회

2020. 12. 23. 15:06 from Lectura

  • 2020.12 조귀동 지음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386세대가 사회의 기득권이 되면서 그 자녀 세대에 계층분화가 일어난다는 주장이다. 

 

핵심요약

  • 386세대(현재 50대 60년대생)의 생애과정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성장과정과 궤를 같이함

  • 그들이 취업시장에 들어오던 80년대부터 우리나라 경제는 중화학 공업화와 대기업의 성장/고도화를 동시에 겪으면서 취업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함(그 전 세대의 대졸자 취업율은 50%에 머물렀음)

  • IMF는 이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되었는데, 그 당시 차부장이였던 50년대생들이 구조조정을 당해 만들어진 자리를 차지하면서 조직에서 상층으로 올라감

  • 386세대의 자식세대는 중산층 부모를 둔 G세대(Global)와 N포세대로 나뉨

  • 초임 기준 월 300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직장은 2017년 기준 11.4%에 해당됨

  • 상위10개(포스텍, 카이스트, 성균관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서강대, 중앙대, 경희대) 대학졸업생의 월평균 초임과 취업율은 다른 수도권 4년제나 지방4년제에 비해 큰 격차를 보임

  • 이는 대기업들의 사업구조가 고도화 되면서 고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저숙련 노동자의 수요는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 가능

  • 일부 전문직, 공무원, 대기업에 취업하는 약 10%와 나머지 90%의 삶의 격차는 이후 지속적으로 유지됨

  • 부모 세대의 사회자본은 교육 투자와 주택 구매라는 형태를 통해서 자녀 세대로 이전 됨

  • 성장율과 이자율이 동시에 낮아지고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인적자본 확대를 통한 임금소득의 증대는 더욱 투자 매력도가 증가하였음. 이에따라 중산층은 자녀교육에 더욱 많은 자본을 투여 함. 

 

어느 책에선가 우리나라 최초로 계층 분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던 시기가 90년대라는 주장을 보았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우리사회는 그때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계층화가 진행되었다. 계급화 논의의 가장 주요한 전장은 교육과 부동산이다.  모두들 알고 있다. 저 두 영역이 앞으로 내 자식의 사회적 위치를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분야라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모두 빚을 내서라도 자식은 좋은 대학에 보내고, 요지에 있는 아파트를 구매하려 한다. 

 

역사를 통해 계층화가 일어나지 않은 사회는 없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그 동안 경험이 특수했던건 아닐까? 다 같이 못살던 나라에서 이제 선진국에 들어섰으니, 계층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과거 모두 못 살던 나라에서 그나마 선진국으로 들어섰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겪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충분한 소득을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근로 소득으로 인한 계층화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 

 

계층화에서 비롯된 사회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이 아니라, 전 세계 선진국들이 동시에 겪고 있는 보편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우리나라도 빨리 이 갈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영국과 같은 포퓰리즘에 기반한 정치인을 보게 될 수도 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유럽 선진국들이 대중주의 기반의 파시즘을 막아내고 있다. 영미식 자본주의와 유럽식 자본주의의 차이일까?

 

궁극적으로는 증세를 통해 세입을 늘려 추가된 세원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해주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계층화에 이르는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어지도록 노력해야 겠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든 계층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 계층화를 통한 초과수익을 세금을 통해 회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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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니멀리즘

2020. 11. 23. 15:24 from Lectura

 

  • 2020.11, 칼 뉴포트 지음 / 김태훈 옮김

기술이 발달할 수록 우리의 시간은 잡동사니에 소비된다. 먹고, 잠자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필수적인 활동이 쉽게 이루어질 수록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우리는 그런 시간들을 생산적이지도 않고 만족스럽지도  않게 소비한다. 

 

IT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류에게 주어진 새로운 장난감은 바로 핸드폰. 이것 덕분에 우리는 무의미한 시간 소비 활동을 짬을 내서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수시로 이메일/SMS/SNS를 확인하고, 생각이 날때 마다 새로운 딜을 찾아다닌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탄 동료와의 어색함이 참기 힘들어 대화를 시작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바쁘게 확인할 필요가 있는 양 핸드폰을 바라보며 , 무례를 감춘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그러한 태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기업이 이윤을 창출 하기 위해 정교하게 엔지니어링 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신문에서부터 시작된 광고사업의 거대한 후계자인 구글, 페이스북 같은 IT 기업들은 A/B 테스트를 통해 보다 많은 반응을/클릭을 이끌어내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 결과가 별다른 일이 없으면 무의식적으로 페이스북 앱을 열어서 시간을 보내는 지금의 우리들이다. 

 

저자가 제시한 해법 중 가장 맘에 드는 것은 디지털 기기를 통한 무의미한 행위를 대신할 수 있는 여가 시간을 만들라는 방안이다. 마약에 빠져드는 이유가 그것을 대신할 만한 다른 활동을 찾지 못해서라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가 해로운 행위에 중독적으로 빠져드는 것이 개인의 의지력 문제만은 아니라는 다양한 증거가 있다. 이때문에 습관이 중요하고, 하루하루의 삶에서 질서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

 

  • 편의성이 안기는 만족감은 일시적이며, 그 혜택을 놓치는 데 따른 아쉬움은 금세 사리진다. 반면 시간과 주의를 기울일 대상을 스스로 정하는 데서 얻는 의미 있는 기쁨은 아주 오래간다. 

  • 디지털 도구가 제공하는 손쉬운 딴짓보다 나은 양질의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디지털 도구가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친구의 목소리를 듣거나 친구와 커피를 마시는 것이 포스트에 붙는 '좋아요'로 대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해결해야 할 문제, 난관, 필요의 존재에 그 가치가 좌우되는' 활동으로만 삶이 구성되면 존재론적 절망에 취약해진다. 

  • 실존을 가로막는 장벽을 세우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유투브 이전에는 아무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보고 술을 마시면서 깊은 질문을 회피했다. 21세기 주의 경제의 첨단 기술은 특히 이 일을 잘한다. 

  • 컴퓨터로 접속할 때 로그인해야 한다는 사소한 불편만으로도 차라리 소셜 미디어를 쓰지 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런 경우 해당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도 놀라며 인정한 대로 이전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사실 편리하게 딴짓을 할 수 있는 수단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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