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아저씨의 영양가 있는 이야기 입니다.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기우라고 이야기하고 정작 중요한 것은 디플레이션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아고라의 '세일러' 님과 같은 의견이시네요.

신용경색에 의한 위기가 지나간것은 맞지만, 여기서 다시 유동성을 조이는 방향으로 가면 또 한번 경기불황이 올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미 19C말과 20C초에 있었던 대공황에서도 같은 패턴을 보였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군요. 재정균형을 회복하는게 시장에 긍정적인 사인을 주어서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리라고 보는 것은 이성적인 분석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결국 다 읽어보면.. 낭떠러지로 가고 있다..인데 이에 대한 대안은 없어 보입니다. 그냥 지금처럼 계속해서 낮은 이자율에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펴다보면 실업률이 오를 것인지? 이에 대한 답변은 없는것 같네요. 다른 글에서 언급했나?

일단 생각해보면.. 이렇게 갈 경우 시장에서 재정적자가 심한 나라에 대한 국채매입을 꺼리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이자율이 올라가면 디폴트 상태로 가는 시나리오가 떠오르는데요.. 크루그먼은 당장 미국이 그럴 위험은 없어보인다는 점을 염두해 두고 있는것 같습니다만, 다른 나라도 그렇지는 않죠.

어쨌든 정치인들이 전통적인 재정정책에 따라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타당한 설명이 없네요.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어가는걸 필연이라고 하죠.
Posted by 중년하플링 :
오래간만에 아고라에서 건진 주옥같은 글입니다. '세일러' 라는 필명이신데, 현재 한국 은행들이 처한 구조적 어려움을 가장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는 글입니다. 상당히 많은 시사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4회에 걸쳐 연재하신 글을 모두 모아보았습니다


요약을 좀 해보자면..

  1. 지난 몇년간 수출액이 늘었고, 환율은 계속해서 떨어졌다. 이것은우리나라 경제의 건전성을 입증하는 지표이다.

  2. 수출대기업(주로 조선업) 입장에서는 시간의 흐름에따라 달러가치가 내려가는 추세였기 때문에 이를 헤지하기 위해 달러 선물환을 매도하였고, 이에 따라 외화차입금과 국내 유동성이 늘어났다

  3. 수출액 증가 및 환율 하락 추세가 계속되었으면 그나마 굴러갔을텐데, 9월부터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로현재 추가적인 달러 선물환 매도가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가 달러공급상의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4. 달러 수요상의 문제점으로는 해외펀드들을 들 수 있는데, 앞에서 이야기한 조선사들의 달러선물환매도와 작동하는 방식을 비슷하지만, 최종적인 측면에서 좀 다른 효과가 발생한다. 즉 지금같은 전세계적인 자산 폭락기에 달러와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게 되어있다

  5. 이런 구조적인 공급 및 수요의 문제점으로 현재 장기적인 환율의 안정상에 문제가 좀 있다

 

  6. 한편 몇년간의 달러유동성 공급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마구잡이로 대출을 해줬고, 이때문에 예대율에문제가 생겨 시장수신성 자금에 의존하게 되었다

  7.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시장수신성 자금의 유입통로가 막혔고 이 때문에 국내 은행들은 은행으로써의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현재 환율이 안정되기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고, 은행들도구조적인 문제가 있고.. 결과로서 부동산으로 대규모의 유동성이 흐르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렇다면 증권시장도 마찬가지일테고.. 은행의 구조적인 문제로인해 중소기업쪽으로는 자금이 돌지 않고 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정석으로 풀려면 예대율 정상화인데, 이것은 SDE님의 해법과 유사해 질듯 합니다. 즉 수신금리를 올려서 시중의유동성을 은행으로 몰아주고 이를 통해 은행자산의 건전화를 이루면, 달러를 다시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있을테고, 이렇게 환율이 안정되면 그 걸 바탕으로 경제가 굴러갈거라는 거죠


부동산가격의 하락을 막고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유지한채로 은행문제를 해결할 수있는 해법이 정부에 있을까요

결국 은행 문제를 이런식으로 정부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한 대규모의 재정투입이 불가피할테고.. 이는 내년도 적자재정폭의 심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생각하는 것은 미래 세대들의 수입을 땡겨서 오늘을 넘기자 정도아닐까.. 싶네요이번에 한은의 금리인하도 많은시각이 있지만, 이런 측면에서 봐야 할듯 싶구요

 

지금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밀고 당기는 국회의 난리는 결국 의미가 있는 것이네요. 그동안 그 배경을 몰라서 그랬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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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gora.media.daum.net/profile/list?key=WWrolAUSdZE0&group_id=1


여기 가시면 글 모음을 볼 수 있습니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
우석훈 교수가 환율에 대해서 언급하였습니다. 

작금의 환율불안에 대해서 근본적인 원인으로 짚었군요. 한마디로 '시장의 불신' 이라는 겁니다. 즉 외국인들이 한국 경제 실적이 아닌 한국의 '정책당국' 을 보는 시선이 불신으로 차있기 때문에 환율이 출렁거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배경하에 환투기 세력들이 달라붙었다는 것이지요. 

결국 경제정책 방향의 급격한 변화가 없는한 지금같이 출렁거리는 환율은 계속될듯 합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지만 이처럼 출렁거리는 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한 짓임이 틀림없습니다. 

어찌됐건 지난번 한은의 금리인상도 그렇고 적자재정정책 등도 그렇고.. 이 정부는 이미 환율 쪽 보다는 부동산 거품을 더 신경 쓰는건 맞는듯 싶은데... 부동산 거품은 빠른 속도로 꺼져가고 있고, 환율마저 이렇게 미친듯이 요동치면 참.. 답답하겠군요. 하나라도 확실히 잡히면 순서대로 공략할텐데... 

점점 시장의 변동성은 커져 갑니다. 과연 지금까지의 방향을 틀 수 있는 유연성이 이만형제에게 있을까요? 지금까지 자신들의 실책을 인정하고 현실을 새롭게 인식해야 하는데.. 오늘자 한겨레 신문을 보면 이 정부 초기에 정책기조를 고환율 성장우선으로 잡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환율 좀 높이고 임금인상 억제해서 수출에 올인하겠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경제성장율 높이고, 이렇게 만들어진 경제호황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이를 통해 자신들이 목적으로 한 정책(그게 뭔지는 이제 별로 중요치 않습니다)을 밀어붙이겠다 뭐 이런 그림이었던듯 싶은데, 이게 연초부터 세계 경제와 어긋나기 시작한게 여기까지 왔군요. 

이제는 연초 목표는 고사하고 현재 상황이나 수습해야 할텐데... 이는 이명박대통령에게도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겁니다. 경제정책 기조가 위기상황 관리로 바뀌면 앞으로 1~2년간은 자신이 뜻한바대로 몰고가기가 어려워질테니까요. 어영부영 임기 다 지나갈수 있는거죠. 

관건은 그들이 머리속에서 생각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인식하고 방향을 수정할만한 유연성이 있느냐입니다. 실생활 속에서 볼때 이거 참 어려운 겁니다. 지적으로 정직하고.. 자신의 책임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이 이런 방향수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바꿔 말하면.. 평생을 편법으로 살아온 사람이 어느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 

p.s. 크리스마스의 유령에서는 가능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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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국민경제에서 수출경제의 비중이 거의 80퍼센트까지 간, 아주 이상한 경제 구조였다. 우리와 비슷한 일본은 이 비율이15% 정도이다. 98년의 IMF 경제 이후, 어쨌든 우리는 밥은 먹고 살아야 하기에,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이 세 개의기본 소재 산업 위에 선박, 자동차, IT, 세 개의 수출산업을 가지고 지난 10년 동안 살아왔다.

3대 소재산업, 3대 수출 산업, 그것을 갖고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먹고 살았다. 이는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시스템이지속가능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기는 어려웠지만, 하여간 그 중간에 "서비스업으로 가자"라는 노무현의 경제 기조와, "그래도건설"이라는 이명박의 경제 기조, 그 두 가지의 흐름에 우리가 살았다.

▲ 외환, 연기금, 재정건전성 이 세가지 모두 정부가 가만히만 있었어도 지킬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리만브라더스(이명박 대통령+강만수 장관)은 매 시기마다 잘못된 선택을 했다. ⓒ뉴시스
그리고 최근 위기가 왔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세계 경제의 위기는 주어진 요소인데, 원화가 유독 헤매고 있고, 한국이 유독 헤매고 있다.

원-엔 환율이 1600원 이상이 되었다는 것은, '버블경제'라고 말하는 일본에 비해서 우리가 상당 부분, 더 '버블경제'라고 국제 사회가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인정해야 다음 논의가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다 우연한 일이고 일시적인 일일 뿐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차라리 여의도의 증권분석가 누군가를 잡아서, 그사람에게 모든 권력을 몰아주시라. 네덜란드가 그렇게 한다고 했는데, 네덜란드도 실물을 이렇게 포기한 적 없고, 복지 정책을이렇게 포기한 적 없다.

'소규모 개방 경제', 이게 한국경제를 규정하는 가장 보편적인 용어다. 세계사에 없을정도로 수출에 목을 매달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performance)이 워낙 좋아 지난 10년을 버텼다. 그러나그것도 사실상 끝났다. 이게 이명박 대통령 때문인지, 아니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때문인지, 그걸 외부에서 구분하기는 어렵다.우정이 너무 강해서 그렇다. 어쨌든, 누구 때문인지 논하기에 앞서, 이 두 사람의 경제 조합이 한국 경제를 다시 돌아나오기어려운 함정으로 몰아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왜 외국인은, 이 시점에서 사실상 무조건적일 정도로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투매양상을 보이는 것일까? 짧게 보면 세 가지, '한국 경제의 믿음'을 불신으로 바꾼 요소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순서대로 보면 외환보유액, 연기금, 그리고 재정건전성이다.

1)외환보유액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은 언제든지 시장에 개입해서 문제를 풀 수 있거나, 아니면 한국의 어떠한 기업의 사고라도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는 신화 위에 서 있었다. 그러나 별 것도 아닌 시장의 교란에 한국 외환당국이 개입하면서, 헤지펀드가장난칠 여지를 주었다. 수출 중심형 경제에서, 중심에 서 있는 정부의 외환보유액 감소는 발권력이 있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와비교할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너무 자주 개입했다.

지금이라도 그냥 버티면, 국가 부도는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2) 한국의 연기금은 가장 빨리 증가한 국제적 펀드 운용자의 위치에 갈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원화이든, 아니면 달러이든, 한국은 언제든지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그걸 가지고 지난 몇 달 동안 증시부양을 했고, 연기금의 수익률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외부에서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않다. 연금관리기본법을 통해서 정부는 더 많은 연기금을 증시에 투여하고 싶어하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걸 누구나 안다.한국의 연기금은 지난 6개월의 손실분을 만회할 수 있을까? 외부 자본이 아는 건 한국 정부를 공격할수록 연기금법을 바꿔서 더따라 올 것이라는 점이고, 그게 끝나면 한국 정부는 지불능력상 허당이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경제를 외부로부터지켜준 연기금 신화, 그게 지금 허공의 물거품이 되는 중이다.

3) 한국 정부는 OECD 내에서 보기 드물도록재정적으로 건전한 정부였다. 누구나 한국 정부가 마지막에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이 정도의 재정건전성을수출주도형 경제가 버티고 있었던 것은 한국 경제 성공의 한 요인이다. 그러나 정부가 맨 먼저 포기한 것이 이 재정 건전성이다.10조 이상의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한 그 재정 적자는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성 때문에 불신을 만들었다. 5퍼센트 경제성장률위에 서 있는 한국의 2009년 경제운용에서도 이미 10조 이상의 마이너스가 생기는데, 만약 1~2퍼센트로 성장률이 줄어든다면,혹은 1980년과 1998년에 그랬던 것처럼 마이너스 수준에서 경제가 진행된다면?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더 이상 개입하기가어려울 것이고, 이런 정부의 재정 불건전성이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에 대해 외국이 보는 세 번째 불안요소가 된다.

이세 가지 모두 사실 재정당국이 가만히 있었으면 생기지 않았을 요소인데, 강만수 장관은 지난 몇 달 동안 시장이 기대했던 방향과는늘 정반대로 의사결정을 내렸고, 국내 경제기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기관들은, "아, 이 경제는 내년에 해매겠구나"라고 판단을내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재정건전성'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겠구나"라고 판단을 내린 것 같다.

이런 세 가지 이유로 내가 보기에 한국은 내년에도 원화를 지키기가 어렵다.

칼럼이라는 양식을 쓰는 내 형편에, '기계적인' 정답을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말한다면 한국 정부가 올해 가만히만있었다면 지금의 이 어려움은 도래하지 않았거나, 최소한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 어렵지는 않았을 것 같다라는 점이다. 외환보유액,연기금, 재정건전성, 다 가만히만 있었으면, 최소한 공무원의 원리대로 '복지부동'만 했더라도 지킬 수 있는 수치이다.

정부가 뭘 안해서가 아니라. 매순간, 너무 뭘 열심히 해서, 지금의 한국 경제의 위기가 온 셈이다. 역으로 한국이 연초 수준의외환보유액이 있고, 연기금은 아직 움직이지 않았고, 재정도 괜한 '감세'한다고 움직이지 않아 흑자재정이라면, 누가 감히 한국경제에 대해서 작전을 걸 것인가?

이 원칙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만큼 한국 경제는 근본이 무너지지 않고 있다.역으로 시장에 잠깐 모든 것을 맡겨두고 버텨보면 한국 경제는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불도저를 움직이는그 장난을 딱 6개월만이라도 멈추면 한국 경제는 아직 죽을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경제 살린다고 국민이 맡겨둔 돈을여기저기 막 뿌리고, 재정정책 한다고 정부 돈으로 불도저를 막 돌리면, 한국 경제의 부동산 위기가 진짜로 터진다. 잘 모르면가만히 있으시라. 연기금이 있고, 정부가 재정적으로 건전한 나라는 작전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툭 치면, 삽질하고, 불도저나움직이고, 은행한테 협박이나 하는 나라, 그건 바로 작전 대상이 된다. 현재 상황이 그렇다.

정말 마지막으로 이명박정부에게 부탁한다. 가만히 사태의 추이를 보고 국민과 대화하고 경제의 근본적인 부분에 투자한다고 말하라. 그러면 한국 경제의근본 저력 덕분에 살아날 수 있다. 그러나 잠깐 주가 버틴다고, 잠깐 환율 버틴다고, 근본은 버리고, 이상한 재정정책 한다고누구나 버블 폭탄을 지켜보는 시점에 토건경제에 국민들이 맡긴 예산을 '올인'하면, 내년에 우리가 버틸 길이 없다.

이 시기가 기회라고, 재건축 풀고, 골프장 풀고, 수도권 풀면, 외국인이 보기에, 버틸 수 없는 버블 정책이라고 불안해서 돈을 빼지 않겠는가?

일단 원화부터 지키자. 글로벌 경제에 건설자본의 이득은 잠깐만 대통령으로서 포기하고 일단 위기부터 넘겼으면 한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

바로 이어서 하나 더 펌합니다. 역시 착한사람님도 현재 우리나라 경제환경에서는 금리인상이 정답인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정부는 어느정도까지 위기의 진폭을 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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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어음을 막지 못하면 부도 처리된다. 마찬가지로 은행이 대출금을 못 갚아도 부도 처리된다. 얼마 전 몇 개 대형 시중은행들이 1차 부도위기까지 치달았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외화로 조달된 차입금의 만기연장과 신규차입이 꽉 막혔는데 은행인들 무슨 수로 버티나. 버젓이 눈에 보이는 게 안 보인다고 한다면 그건 장님이랄 밖에…

정부가 미국 재무부로 달려가 스왑에 목을 맸던 것은 은행들의 부도를 막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목을 매고 달려 들었을 테니 당연히 제대로 된 협상이란 게 이루어졌을 리 없을 것이고 당연히 한국정부는 구걸을 미국은 훈계와 짜증만을 반복했을 것이다.

난 솔직히 이 지점에서 강만수가 무릎을 꿇고 빌었을지 아니면 눈물 콧물을 흘렸을지 궁금하다. 어쨌든 그 인간은 돌아올 때는 무슨 금메달이나 딴 듯이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귀환했다. 겨우 부도를 모면한 주제에 말이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그다음 행동이다. 그런 한국의 막탕 구걸 짓이 미국 언론이나 월가에 포착되지 않았을 리가 없고 따라서 한국 은행들에 대한 목표주가 하락이나 신용등급 전망치에 대한 하향조정이 뒤따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는데도 정부에선 그걸 지독한 음해라며 기를 쓰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2,000억 달러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는 국가가 달러 구걸이 가당키냐 하냐는 게 정부가 하고 싶은 주장이겠지만 1조 원의 부동산자산을 가지고 있어도 유동화가 안 된다면 100억 원으로도 부도를 맞을 수 있는 게 금융의 원리다.

아무튼, 우리 은행들이 외화 유동성 고갈로 인한 1차 부도 위기를 간신히 넘겼지만 이번엔 외화유동성 고갈과 원화유동성 고갈이 동시에 겹친 최악의 양상으로 2차 부도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외화 유동성 위기에 처한 이유는 이명박의 성장지상주의 정책과 부자 감세 정책 때문이었다. 감세를 하면 재정이 부족해져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거기에 이명박은 성장을 위한 추가 재정지출까지 원한다. 그러나 무한정 국가부채를 늘릴 순 없다. 이명박은 대신 외환보유고를 줄일 것을 지시했다. 그러자 강만수는 외환을 좀 더 높은 가격에 팔아 치우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편 상태에서 700억 달러를 시장에 내다 버렸다.

결국, 만수는 소원대로 내년에 적자국채를 17조 원이나 발행할 예정이다. 국가부채가 2% 늘어나게 되는 것이고, 정부예산에서 그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악성부채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다. 반면 국가예산에 부담을 주지 않고 위기관리상 꼭 필요한 외평채 발행 등은 거부했다. 그것은 국가부채를 일시적으로 줄여 적자국채 발행을 합리화 하기 위한 선행조치였고 그것이 결국 외환 유동성 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원화 유동성 위기에 몰린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경제주체가 유동성 공급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를, 은행은 BIS 비율 유지를, 기업은 연말 결제를, 가계는 부동산 가계대출 상환을 해야 한다.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를 발행하니 은행들이 그걸 살 수 밖에는 없고 ,은행은 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기업에 대출한 자금을 회수하고, 기업은 연말결제에 대비해 가계에 대한 소비금융을 줄이고, 가계는 은행에 부동산 가계대출 상환을 위해서 그리고 기업의 금융혜택이 줄어드니 소비를 줄이고…

가계가 소비를 줄이니까 경제가 위축되고 세수가 줄어들고, 정부는 경제가 더욱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금을 더더욱 줄여주는 대신 재정을 늘리고, 재정을 늘리기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하면서 다시 은행의 유동성을 조이고…. 뭐 이런 식이 되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언뜻 보면 소비를 늘려줄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반대로 소비를 죽이는 이유, 정부가 아무리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해도 금융경색이 풀리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럼 외화 유동성과 원화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주 간단하다. 금리를 올리면 된다. 그러나 이명박은 그것은 싫단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금융위기가 벌어지게 되면 선진국은 금리를 인하한다. 선진국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은 크게 세 가지다. 발권력 동원, 신흥시장에 공급했던 자금의 회수, 국가부채 증가가 그것이다. 선진국이 금리 인하를 하게 되면 후진국의 경우에는 금리 인상 이외에는 사실상 지급유예나 외국계 은행에 대한 강제 국유화나 자산동결 조치 말고 대응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기축통화 국가도 아니고 신흥시장에서 회수할 자금도 없으니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헌데 이 지점에서 정치적 판단이 강력하게 개입됐다. 즉,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으면 선진국, 못 버티고 금리 인상에 나서면 후진국이란 인상이 주어질 것이란 것에 대해 정치적 계산이 강하게 삽입되어 버린 것이다.

이명박은 이 지점에서 한치의 고민도 없이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대답했다. 그 덕에 한국의 금리는 북유럽 호주 중국보다도 낮아졌다. 그것은 한국의 은행과 기업은 달러와 원화가 별로 아쉽지 않으며 금융경색에 별로 고통받지 않고 있다는 외침과 같은 것이었다.

둘째, 고금리는 당연히 부동산과 주식에 끼인 버블을 꺼뜨린다. 차입이 많은 기업과 가계도 무너뜨린다. 이것은 은행에 대한 자본투입과 합병을 유발한다. 만약에 부동산에 버블이 없고 기업과 가계의 차입이 적으며 은행의 자본투입이 필요 없다면 고금리 정책은 필요치가 않다.

따라서 정부에서 고금리 정책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은 이점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실상이 그런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이명박이 고금리 정책을 쓰지 않는 것은 부동산 버블 붕괴와 그로 인해 건설로 경기를 부양하려고 했던 자신의 정치적 일정이 차질을 빗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은 2차 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은행들의 1차 부도 위기를 숨겼었다. 그리고 지금의 2차 부도위기도 숨기고 있다. 물론 정부가 공신력 저하와 국가적 위신을 고려해 어느 정도 어려운 사실을 미화하는 것은 이해해 줄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러나 대통령의 뻔한 실책을 가리고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국가경제와 국민을 계속적으로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것은 도저히 용서해 줄 수가 없다.

더 큰 문제는 작금의 스태그플레이션에 중국발 재앙이 현실화되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경제가 연착륙하게 되면 한국은 내년에 플러스 성장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우리 경제의 마지막 보루였던 수출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때가 되면 많은 수출기업들이 도산하고 펀드 등 중국 내 투자되어 있는 막대한 국부의 손실이 뒤따르게 될 것 또한 자명하다.

그런데도 이명박은 천하태평이다. 무엇보다 위기예측 능력이란 게 전혀 없다. 중국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점은 꿈에도 생각지 않은 채 오직 우리 경제가 3% 성장할지 4% 성장할지 아직은 모르겠다며 될 수 있으면 좀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수줍게 웃기만 한다.

내 눈에는 그런 그가 미친 인간으로 보인다. 어디 그런 무식한 인간에게 중국발 위기에 선제대응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한다면 먹히기라도 하겠는가. 위기에 선제대응은커녕 예측의 하나 정도로서의 의미부여조차도 거부할 것이 뻔하다. 이명박은 악몽이 눈앞의 현실이 되어야만 인정을 하는 습관을 가진 인간이다. 하기사 그러다 전과도 눈덩이처럼 늘어난겔 게다.

아무튼, 중국의 부실이 IMF 때처럼 폭발하는 날엔 한국의 피해는 계산조차 하기 힘들어 질 수 있다. 외화유동성은 물론이고 원화유동성은 지금보다 더더욱 힘들어질 것도 뻔하다. 이 지점에서 은행들의 3차 부도위기가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은행들의 바닥이 몇 층까지 갈지 지금으로선 도저히 예상이 안 되는 실정이다.

다만, 분명한 것 하나는 지금 정부가 거짓말과 은폐의 함정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정치인 학자 언론인 등 온 나라가 이런 복마전에 동참하고 있다. 따라서 그 어떠한 말과 논리 정보에도 현혹되지 않고 위기관리 지수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만이 자신을 지키고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