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外리포트】달러화, 여전히 세계 기축통화...모건스탠리

[편집자 註]美 경제가 대규모 구조적인 불균형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의 위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L. 젠은 달러화는 여전히 세계 기축통화로서 헤게모니적 지위를 지니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러한 특수성으로 인해 미국은 대외자본 조달면에서 여타 국가보다 더 적은 제약을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달러화 폭락 리스크는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향후 수년간 아시아가 사실상 미국과의 단일한 경제통화동맹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제 : "The US Dollar as the Currency for the World", 6/25]


개요

달러화는 우리의 존경을 받을 가치가 있으며, 미국은 여러 면에서 특별하다고 본다. 달러화는 세계 기축통화로서 헤게모니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달러의 고유한 특성으로 미국은 GDP 대비 5%의 경상수지 적자를 운용하고 있는 그 어떤 국가보다도 대외자본 조달 문제를 덜 받게 된다. 통화를 평가함에 있어 달러화를 한 축으로 하고 나머지 통화는 다른 축으로 묶는 이중적인 기준을 지녀야 할 것으로 믿고 있다. 구조적인 달러화 조정은 완결됐다는 기존 견해를 고수하는 바이며 투자가들은 달러에 대해 더욱 존경을 보여야 할 것으로 믿고 있다.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가 되는이유는 다음에서 제시된다.

달러화가 헤게모니 통화인 이유

논거 1. 이것은 우리가 수용해야 할 단순한 사실이다.

많은 투자가들은 달러가 세계 제 1의 기축통화라는 주장에 노골적인/신랄한(visceral)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투자가들이 듣기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달러가 2차 세계대전 이후 파운드화를 대체하며 지배적인 통화라는 것은 단순한 사실이다. 브레튼우즈 체제하에서, 세계 경제는 사실상 달러화 본위제로 운용되었다. 브레튼우즈 체제(1945-1971년) 이후, 달러화는 지배적인 위상을 유지해 왔다.

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유로화가 기축통화로서 달러화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IMF로부터의 자료에 근거해 볼 때, 1990년대 달러화는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51%를 차지한 반면, 유럽지역의 통화 비중은 30%에 그쳤다. 나아가 1998년, 달러화의 비중은 66%로 증가한 반면, 유럽통화의 비중은 15%로 감소했다. 2002년, 달러화 비중은 65%, 유로화 비중은 19%에 달했다. 99년 유로화 출범 이후에도, 달러화는 전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을 잘 유지해 왔다. 필자의 견해로는, 유로화가 달러화가 담당하고 있는 국제적 역할을 대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이것은 우리가 그저 수용해야 할 단순한 사실이다.

논거2. 달러화는 선호되고 있는 국제 교환의 매개수단이다.

달러화의 국제적 역할을 생각함에 있어, 우선 화폐의 기본적인 역할부터 검토해보자. 이것은 피터 케넨이 처음으로 도입되고, 후에 로날드 맥키논 교수가 발전시킨 분석틀이다. 달러화는 공공부분이나 민간 부문에서 선호되는 국제 교환의 매개 수단이다. 공공부분에 있어, 달러화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할 때 이용하는 통화이다. 이것은 특히 아시아의 경우에 두드러진다. 아시아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 중 그토록 높은 비중의 달러화를 보유하는 것은 자국통화가 하락압력에 처할 경우 달러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 및 기타 시장에서 이탈한 투자가들은 대체로 미 자산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비,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대규모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더구나 달러화는 많은 국가에서 자국통화 가치를 표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기준통화가 된다. 특히 신흥시장에서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지는데, 한국 원화, 대만 달러, 태국 바트화는 모두 달러 대비 표기된다.

이것은 중앙은행들이 자국통화 체체를 견고히 운용하기 위해서는 달러화 준비금을 비축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높이게 된다. 민간 분야에 있어, 달러화는 은행간 거래에서 선호되는 거래통화이다. 자산시장의 세계화는 재화시장 세계화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 거래통화에 대한 필요성은 세계화 진전과 함께 높아진다. 미국외 지역에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시간이 흐르며 점차 증가할 것이다.

논거 3. 달러화는 선호되고 있는 국제적인 가치저장 수단이다.

공공부문이나 민간부문이나, 달러화 자산은 전 세계 포트폴리오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앞에서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달러화로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달러화로 보유하는 이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여기서 연준리와 미 재무부에 대한 신뢰로 인해 구조적인 면에서 달러화 자산은비-달러화 자산 이상의선호도를 지니게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4월 기준으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은 총 2조 1,4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상당부분은 달러화, 특히 미 국채가 차지했다.

민간부분에 있어, 달러화 자산은 미국에 위치한 금융기관에 보유되는 것이 아니라, 런던, 홍콩, 동경 등과 같은 해외 금융중심지에서도 보유된다. 때로, 달러화 자산은 다른 통화 자산의 성과를 상회하거나 하회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순환적인 면보다는 구조적인 면에서 달러화는 중심적인 시장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논거 4. 달러화는 국제적으로 선호되는 회계단위이다.

달러화는 국제무역에 있어 선호되는 통화이다.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상품은 대부분 달러로 가격이 표기된다. 여기서 실제 결제가 달러나 다른 통화로 이루어지는 지는 별개 문제다. 사실 선진국과 개도국 거래 및 개도국간의 거래의 대부분도 달러로 표기된다. 가령, 한국의 무역거래의 80%는 달러화로 표기된다. 일본의 對아시아 거래의 1/3은 엔화로 표기되지만, 나머지는 달러로 표기된다. 동시에, 대부분의 세계 무역은 달러로 표기되기 때문에 많은 개도국들은 자국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연성 혹은 경성 달러화 페그제를 운용하고 있다. 이것은 연성 달러화 페그제를 운용하는 국가의 물가 수준이 미국의 물가 수준에 접근하는 이유가 된다.

논거 5. 아시아와 미국은 사실상 단일한 경제존과 통화동맹안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밖에서 달러화를 사용하는 현상은 특히 아시아에서 두드러진다. 역사적, 정치적 혹은 다른 이유들로 인해, 아시아는 지난 30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달러화 위주의 경제를 운용해 왔다. 2002년 이후 구조적인 달러화 조정 기간 중 나타난 주목할 만한 추이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연성 페그제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공세적으로 시장에 개입했는가이다. 이에는 다음의 이유들이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아시아의 역내 교역 비중은 역외 교역보다 크다. 아시아 교역 중 50% 이상이 역내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아시아 교역의 25% 정도가 미국과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부상으로, 역내 교역은 급증했으며, 이러한 거래중 대다수는 제3의 통화인 달러로 발주되고 결제된다. 역외교역 대비 역내통화 비중이 높아질수록, 달러화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둘째, 아시아의 경쟁력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저비용 생산기지로 부상함에 따라, 아시아 각국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비교 우위에 집중하게 되었고, 역내 다른 국가와의 경쟁에 더욱민감해지게 되었다. 이것은 아시아에서 어떤 국가도 일방적으로 달러 하락을 허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 게임의 이론적인 결과는 어떤 국가도 연성 달러화 페그제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아시아 경제가 더욱 통합될수록, 수렴현상도 더 큰 폭으로 진행될 것이다. 더구나, 대외적인 충격은 아시아 경제에 대칭적인 여파를 미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지역 통합이 증가할수록 공동의 통화정책을 갖는 것이 한층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화 헤게모니가 달러화에 미치는 함의

이 모든 것이 달러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라는 사실은 미국이 다른 국가보다 대외자본 조달 제약을 비교적 덜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다른 나라의 은행과 달리, 미 은행과 기업들은 자본대출과 상환이 모두 달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통화불균형 문제를 갖지 않게 된다. 이것은 달러에 대한 압력은 소멸됨을 의미한다. 둘째, 자산시장의 세계화는 재화시장 세계화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세계 각국의 달러화 수요는 기축통화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미국이 향후 수년간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GDP 대비 3.5∼4%)를 운용하는 것을 허용하게 할 것이다. 셋째, 아시아가 미국과 사실상 경제 및 통화동맹 안에 있다는 것은 달러에게 특히 중요한 일이다. 향후 수년간 아시아가 현재의 상황을 유지할 경우 달러화는 폭락할 수 없으며 상당폭 조정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결론

달러화는 시장으로부터 좀 더 많은 존경을 받을 가치가 있는 통화이다. 모든 통화가 똑같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투자가들은 경상수지적자 및 통화 문제에 있어 이중의 기준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달러화는 헤게모니를 지닌 통화로 다른 통화보다 대외자본 조달 제약을 덜 받게 된다는 면에서 다른 기준에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다년간의 달러화 조정은 종결됐으며 달러화 폭락 리스크는 미미하다는 기존의 견해를 강화시켜준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