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美 연준리 의장의 어려운 과제...비즈니스위크

美 연준리는 6.29(火)∼30(水)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4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비즈니스위크誌는 7.5(月) 字 최신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그린스펀이 경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인플레 위협을 저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原題 "What Keeps Greenspan Up At Night").


목표 달성의 어려움

그린스펀은 미국 경제에 대해 상당히 확신에 차 있는 듯하다. 그는 지난 6.15(火) 상원 은행委 청문회 증언에서 美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향후 인플레 압력이 심각하게 우려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린스펀이 구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분명하다. 그는 6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일단 1.25%로 인상하고, 이후 수차례에 걸쳐 점진적으로 연이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스펀의 목표는 경제 성장을 압박하거나 인플레를 촉발하지 않으면서, 美 경제와 금융시장이 더 이상 저렴한 자금에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은 생각보다 까다로울 것이다. 우선 연준리는 최근의 인플레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물가상승 과정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 높은 수준의 실업률은 고용시장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함을 시사하지만, 최근 수개월간의 급격한 일자리 증가세는 이러한 간극을 좁히기 시작했다. 또한 지속적인 주택가격 상승은 주택시장 버블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기 어렵게 만든다. 지난 1년 동안 주택가격은 7.3% 상승했는데, 금리가 지나치게 급속도로 인상돼주택 버블이 붕괴될 경우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충격을 가할 수 있다.


불확실성 요인

여기에 생산성과 테러 문제도 제기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생산성은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지는 결정하는 주요 변수이다. 하지만 지금의 강력한 생산성 향상률이 지속될 수 있을지 혹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둔화될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생산성 향상률은 2001년 초 이후 평균 4.5%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30년래 최고 수준이다.

지정학적 측면에서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이나 중동지역 갈등 심화는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 油價가 급등한 데에는 테러 공격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되기도 했다. 그린스펀은 상황이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될 경우, 통화정책을 신속하게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리가 경제 성장에 타격을 가하지 않고도 연방기금 금리를보다 중립적인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인상할 수 있다면, 역사적으로 엄청난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이는 미국이 증시 버블 붕괴·전례없는 테러 공격·기업 스캔들·중동지역 전쟁 등을 성공적으로 극복했음을 의미한다. 완만한 금리인상은 이번 大選에서 연준리에 대한 정치적 비난을 모면케 하고, 견실한 경제 성장세로 새롭게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이다.


그린스펀의 운명

이 경우 그린스펀은 가장 훌륭한 중앙은행 총재 가운데 한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그는 후임자에게 저조한 인플레와 높은 생산성을 넘겨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인플레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급등하거나 금리 상승이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경우, 그린스펀의 통화정책 접근법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그린스펀은 경제 성장 및 투자를 자극하기 위해 경기호황이 가능한 한 오래도록 이어지도록 하고, 불황이 도래하면 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를 신속하게 인하하며, 경기회생을 자극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저조한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현재로서 미국 경제와 그린스펀의 입지는 훌륭해 보인다. 최근 비즈니스위크 서베이 결과, 향후 1년간 경제 성장률은 평균 3.8%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고 인플레는 2.2%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더욱이 그린스펀은 1994년에 비해서는 통화정책을 수행하기 용이한 상황이다. 인플레는 당시보다 낮고 생산성 향상률은 높으며, 금융시장은 금리인상에 대비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 78세인 그린스펀은 지난 1987년 연준리 의장에 최초 부임했고, 오는 2006년 초에 자리에서 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스펀은 연준리 의장 재임 기간에 1987년 블랙 먼데이·1990∼91년 美 경기후퇴·1997년 亞 금융위기 등 일련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린스펀이 이번에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고수할 수 있다면, 그의 명성은 빛을 발할 것이다.


통화정책 진행 추이

하지만 연준리 의장으로서 그린스펀의 기여도는 1990년 후반의 하이테크 붐과 그 이후의 버블 붕괴 그리고 현재로 이어지는불확실성 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린스펀은 지난 1990년대 말 미국이 하이테크 투자 및 생산성 향상이 주도하는 新경제에 진입했다고 확신하면서, 자본지출이 급증하고 경제가 장기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자제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株 중심의 증시 버블이 생성됐고, 나중에는 버블이 붕괴되고 말았다.

그리스펀은 버블 붕괴의 충격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하했고, 이에 힘입어 금융시장 붕괴는 저지됐으며 경기후퇴도 완만한 수준에 그칠 수 있었다. 이후 경기회복세가 부진하자 그린스펀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 6월에는 디플레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50bp 인하, 결국 기준금리는 1.0%로 떨어졌다.

그린스펀의 통화정책은 減稅 등에 힘입어 의도했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경제 성장률은 5%에 달했고, 주가는 17% 상승했으며, 신규 일자리는 140만 개 창출됐다. 일본 경제가 1990년대 초 이후 10년 동안 경기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 경제는 경기후퇴에서 신속하게 벗어났다.


인플레 안정 낙관

인플레가 반등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연준리를 위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전반적인 인플레가 5.5%(연율)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5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코어 인플레는 전년동기 대비 1.7% 오르는데 그쳤다. 그린스펀을 위시한 대다수 연준리 정책결정자들은 최근의 급속한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더욱이 기업들이 가격 결정력을 회복하면서 물가가 상승한다고 해도 그린스펀은 이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순익 마진이 상당하고 경쟁적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의 가격 인상은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이다.또한 연준리가 주시하고 있는 고용비용도 전년동기에 비해 여전히 0.8% 낮다.

연준리 관계자들은 수요가 생산능력을 따라잡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다지 우려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일자리 증가세가 반등하고는 있지만, 잉여 노동인력과 유휴 생산시설은 풍부한 상태다. 제조업의 설비가동률은 76.4%로 장기 평균치를 3%p 이상 하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 보유 중인 현금은 막대한 규모로, 내부적으로 생산능력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인플레 안정을 낙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연준리가 인플레를 억제할 기회를 이미 놓쳤다고 불안해 한다. 코어 인플레는 지난 3개월 동안 3.3%(연율) 급등했다. 비관론자들은 연준리가 결국에는 금리를 공격적으로 끌어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연방기금 선물 시장은 현행 1.0%인 기준금리가 8월까지 1.5%로 상승하고, 내년 1월에는 2.3%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투명한 변수들

연준리 관계자들도 인플레 향방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도널드 콘 연준리 이사는 지난 6.4(金) 개최됐던 이코노미스트 클럽 컨퍼런스를 통해, 물가가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치솟는 상태는 아니지만 올들어 코어 인플레 상승세는 놀라운 속도라고 평가했다.

생산성도 잠재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는 변수다. 연준리 관계자들은 지난 3년간의 견실한 생산성 향상률 가운데 어느 정도가 구조적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린스펀은 향후 생산성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성 향상률이 예상외로 큰폭 둔화될 경우, 기업들이 늘어나는 노동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상에 돌입하면서 인플레가 불거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올 2/4분기 생산성 향상률이 1.0%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플레 추이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가장 까다로운 요인은 바로 인플레 기대다. 기업과 근로자들이 인플레가 안정적일 것으로 낙관한다면, 연준리도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단 기업과 근로자들이 물가 상승을 예상하기 시작한다며 인플레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기업들은 재빨리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고, 근로자들은 공격적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다.


주택시장 버블 우려

통화정책 결정자들은 연준리가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줄 가능성을 우려한다. 인플레보장 국채(TIPS) 금리에 의하면, 향후 5년간의 인플레 기대는 1년 전 1.3%에서 현재는 2.5%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리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없는 이유가 상존한다. 그린스펀은 과거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이 재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지난 1994년∼1995년 초 연준리는 1년 동안 기준금리를 3%에서 6%로 인상했다. 이에 채권 가격은 폭락했고 일부 헤지펀드들은 파산 상태에 몰렸다. 또한 1999∼2000년 연준리는 10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1.75%p 인상해 경기후퇴를 야기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가장 민감한 문제는 바로 주택시장이다. 대다수 연준리 관계자들은 주택시장 버블 우려를 일축하지만, 주택가격이 계속해서 오르자 버블 경계감은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세는 임대료 상승세를 크게 웃돈다. 소비자들은 주택을 임대하기보다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으로 높은 가격에 주택을 매수한다. 전반적인 주택 가격이 10% 정도 과대 평가됐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급격한 금리인상은 주택시장 버블을 터뜨리고 집값 급락을 야기해, 소비지출을 위축시키고 富의 효과를 통해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신중한 금리인상관측

그린스펀과 연준리는 통화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견실한 경제 성장이 오는 11월 大選에서 그의 편을 들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 경제가 소폭 금리인상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하지만 연준리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다면 부시도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통화정책은 제아무리 뛰어난 중앙은행가로서도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 요약 : 그린스펀의 딜레마

금리를 인상해야만 하는 이유

  • 인플레 반등 : 가솔린에서 우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올들어 인플레는 큰폭으로 상승했다. 연준리는 최근의 인플레 급등세가 일시적일 것으로 파악하지만, 인플레 전망이 잘못될 경우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 생산성 둔화 우려 : 지난 3년간 생산성 향상률이 급등하면서 노동비용은 낮아졌고 인플레 압력은 억제됐다. 하지만 생산성이 급격히 둔화되면 기업들은 순익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할 것이다.

  • 일자리 증가세 가속화 : 고용시장은 수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강력하게 회복되고 있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고용을 확대할 경우, 고용시장의 간극이 줄어들고 가용 노동인력이 감소하면서 임금을 인상해야만 할 것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돌입할 수 없는 이유

  • 버블 문제 : 低금리에 힘입어 주택가격은 큰폭으로 상승했다. 주택가격이 급락해 경제 회복에 타격을 가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연준리는 신중한 금리인상을 선호할 것이다.

  • 금융시장의 취약성 : 연준리 관계자들은 1994년의 사태가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통화정책 결정자들은 시장이 금리인상에 대비하도록 충분한 언질을 줬다.

  • 불확실성 : 大選 이전의 테러 공격이나 중국의 급격한 경기둔화에 미국 경제는 취약한 실정이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