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2005-10-14 11:17]

[머니투데이 브라운스톤 외부필자]필자는 2004년도 말에 주식투자에 기회가 있다는 글을 머니투데이에 기고했다. 다행스럽고 운 좋게도 그 뒤로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몇몇 언급한 종목이 많이 오른 탓인지 지금이라도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되겠느냐는 질문 메일이 온다. 그러나 지금은 다가올 위험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미국 경제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2006년도에 미국이 경기 침체되어서 전 세계가 동반 경기 후퇴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비관론자가 아니다. 미국이 실제로 내년에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들어간다고 장담하는 건 아니다. 단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싶다.

왜 미국경제가 문제인가?

미국경제가 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이기 때문에 만약에 미국의 경제가 붕괴된다면 전 세계적 공황을 격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국경제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이제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여 진다.

미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는 뭔가?

미국 경제는 빚으로 꾸려나가고 있다. 정부 부채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부채가 너무 많다. 대다수 미국인은 빚으로 산다. 현재 미국인은 저축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신용카드로 빚을 얻어 외국제품을 마구 사용하고 있다. 이제 빚이 너무 커져서 지탱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개인저축률은 2004년 1.8%로 추락했는데 지금은 마이너스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에 이미 개인 빚 규모는 가처분 소득의 108%가 되었다. 지금은 더욱 악화되었을 것이다.

지난 3년 간 금리가 1% 이하로 지속된 바람에 개인들의 빚은 더욱더 늘어났다. 미국인은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집을 수리하고 자동차를 샀다. 또 많은 미국인이 부동산 붐에 편승하기위해서 모기지를 얻어서 집을 샀다.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신종 모기지 대출 상품을 이용하여 집을 구입한 사람이 4명중 1명이라고 한다. 부동산 붐 동안에 대출금융기관의 대출기준은 매우 느슨했다.

빚더미 미국경제는 언제 붕괴될 수 있나?

이제 미국의 저금리 시대는 끝났다. 미국은 단기금리를 몇 차례 올렸지만 장기금리는 그동안 꿈쩍 않고 오르지 않아서 이런 기이한 현상을 그린스펀은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의 장기금리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장기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한다면 무리하게 많은 빚은 얻어서 집을 산 미국인들과 대출금융기관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이미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연체율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모기지 금리도 이미 오르기 시작했다. 부동산도 거품이 사라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6년도에는 집값 하락에 따른 개인들의 구매감소로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붐에 따른 소비지출 확대를 얻었지만 이제는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마이너스 자산효과를 우려해야 할 처지이다. 금리상승에 따른 부동산 버블붕괴가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다.

미연준(FRB)은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을 수 있나?

그린스펀은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기 위해서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우선 생각해볼 것이다. 그러나 이제 금리는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낮출 수가 없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서 오히려 금리를 올려할 처지이다. 만약 미국이 금리를 낮춘다면 , 달러자산의 매력은 떨어지고, 그동안 미국 채권을 사서 미국의 재정적자를 메워준 아시아 중앙은행(일본,중국,홍콩,대만,인도)들이 일제히 달러화를 매도할 수 있고, 이는 달러화가 폭락하는 최악의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처럼 달러화의 신인도가 의심받고 유가상승에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는 미국 경제 상황은 금리인하 같은 통화정책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두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정부의 장기적 부채는 일인당 1억 5천 만 원 정도이다. 가구당 4억5천만원수준이다. 그린스펀도 미국 재정적자 규모가 너무 커서 미국경제가 부동산 버블이나 무역적자로부터 충격에 취약하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적자를 더 늘리기 어렵다. (물론 돌파구로 이란과의 전쟁을 통해서 재정지출을 더 늘릴 수도 있지만 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며 문제를 연기한 것에 불과하다)

미국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뭔가?

유일한 해결책은 장기적으로 많이 저축하고 적게 소비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이러한 고생스런 내핍 생활을 추진할 의지가 있을까? 오히려 미국은 이라크전쟁을 통하여 국방비 지출을 늘려서 소비를 늘리고 허리케인 리타와 카트리나의 피해를 복구하기위해서 재정지출을 대규모로 늘리고 있다. 빚을 줄이는 대신에 빚을 늘림으로써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돈을 찍어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처방은 지속될 수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언젠가는 계산서를 갚아야 할 시기가 오게 된다. 지금의 어마어마한 부채는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

미국 경제는 개인이나 정부 모두 빚더미에 올라있는 불균형 속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언젠가는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정확히 언제 추락할지 예측하긴 어렵다. 2006년이 될 수도 있고 2007년이 될 수도 있다. 타이밍을 맞추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불균형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언젠가는 내파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이것은 중력의 법칙과 같다. 미국 경제 붕괴를 촉발하는 방아쇠는 뭘까?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때문에 상승할 수밖에 없는 금리가 부동산 버블을 붕괴시키고 이것이 미국 경제 공황의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경제가 그리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가상승에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를 계속 올려야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과연 미국 경제가 얼마나 금리인상을 견딜 수 있을까? 금리인상으로 인해 이미 바람이 빠지고 있는 미국 부동산 버블은 붕괴될 수 도 있다. 부동산 버블붕괴는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고 전세계공황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상황인데 지금 미국이 금리를 높이고 부동산 버블은 바람이 이미 빠지고 시작하고 있다. 미국은 부동산 버블을 연착륙시킬 수 있을까? 아니면 붕괴될까? 아마도 확률은 반반이다. 그러나 두 가지 경우 모두 미국경제의 침체를 가져올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은 다가올 위험에 대비해서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 일반 투자자는 낙관적인 생각만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최악의 상황도 대비한다. 자산 중 일정부분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

브라운스톤외부필자 brownston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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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