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SDE'.님이 쓴 글로.. 현재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실제 금리가 낮아지고 있지 않은 현상에 대해서.. 환율이 왜 중기적으로 불안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는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원본링크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305942&RIGHT_DEBATE=R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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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원인의 근본적인 이유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단지 피상적으로 부동산 버블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만, 이 원인이 어떻게 어떠한 단계와 메카니즘으로 금융시장을 뒤 흔들고 나아가 실물 까지 무너뜨리게 되는지를 올바로 파악하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경제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비 정상적인 "예대율" 입니다. (예금 대 대출 비율)

 

해외에서는 예대율을 126% 정도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 데이터는 2007년 말 데이터 입니다. 또 136% 대로 보고 있는데이터가 있는데 이는 2008년 6월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2008년 9월 말 한국은행 발표 데이터로 추정하면 약141%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일본 금융기관의 예대율은 약 77% 수준이며 아시아권 전체 평균은 88% 정도로 나옵니다.

 

한국은행 에서 작년에 발표한 예대율 추이를 한번 보시겠습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보통 80~90% 정도가 적정 예대율이라고 하지요, 한국의 경우 보면 1997년 금융공황 전 보톨95%~110%를 유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06년 부터 이 예대율이 110%를 돌파하여 130%를 넘어가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CD 및 은행채 발행이 계속 급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예대율이 급증하는 원인이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부동산 담보 대출 때문입니다.

제가 가진 그래프에는 잘 없으니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담보대출 증가 등등과 거의 완벽히 맞아 떨어 집니다.

 

정부는 CD를 포함하면 105% 이기 때문에 미국 보다 낮다고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솔직히 한국 보다 채권 및 파생금융 상품의운용률이 훨씬 높으므로 직접 비교가 어렵고 설사 그렇다 손 치더라도 예대율 110%대의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과금융공황으로 전 세계가 이 모양 요꼴이 났는데 CD 포함해서 105%라서 괜찮다고 주장하면 그건 솔직히 말해서 "정신이 어떻게된 사람" 인 것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예대율이 높다는 것은 정기예금 및 요구불 예금 같은 장기적 안정적 자산이 아닌 시장성 수신 즉, CD와 은행채에 기반하여 대출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은행채 라는 것은 사실은 거의 국공채와 비슷할 정도의 신용도를 가지는 채권 입니다.

 

2007년 8월에만 하더라도 동일 만기 국채와 은행채간의 스프레드(이자율 차이)는 겨우 30bp 즉, 0.3% 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이정도의 스프레드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그 효과는 즉각 은행채 금리에 반영되고 따라서 대출 금리에도 반영이 됩니다. 하지만지금은 어떤가요? 기준금리를 25bp 내리는 바람에 현재 160bp 차이 즉, 1.6%나 차이가 납니다. 0.25% 금리 내려서은행채 금리가 약 0.05% 정도 내렸습니다. 대출금리에는 전혀 영향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은행의 예대율이 이렇게 높아져 시장성 수신에 의존하게 되면 은행은 금융시장의 동향에 지극히 취약하게 됩니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 보다 변동성이 작습니다. 그렇다고 변동성이 거의 없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채권 시장의 경우, 기업, 국가, 금융기관 등등의 파산에는 주식시장 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왜냐하면 아예 돈 못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주식이나 예금등은 투자자들의 패닉을 예방하기 위한 각종 장치들이 있지만 채권시장은 그런 것 없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아니라전문적으로 돈을 굴려서 이익을 취하는 사적 금융기관이나 공공적 목적으로 돈을 굴리는 공적 금융기관들의 시장이므로 루머 따위에는꿈쩍도 하지 않지만, 장기적 추세 전환, 파산 등에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다시말해 채권의 만기가 집중되었거나 일정기간내 채권 만기가 집중되거나 하면 일제히 채권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옵니다. 당연히 금리가 상승하게 됩니다.

 

게다가 지급 요구된 채권의 지급을 못한다? 그건 파산입니다.

그런데 금융기관이 이런 식으로 파산한다?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채권 시장 전체가 패닉이 일어나며 모든 금융거래가 사실상 정지되면서 유동성 확보 즉, 현금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바로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발생합니다.

 

만일 은행이 예금에 기반을 두고 영업을 한다면,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파산에 대하여 채권 상환 유예조치를 취하면서 충격을 분산시켜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성 수신에 의존하게 되면 설사 그런 조치를 취하게 된다 하더라도 관련된 채권들의 가격이동시에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은 위기에 빠져 버립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CDS 같은 파생금융상품이 화를 키웠다고 말하지만, 기본적으로 이것은 채권 입니다. 단지 지급 형태만 다른 채권일 뿐입니다. 은행채나 CD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CDS발행해서 자본 조달하나, 은행채 발행해서 자본 조달하나 사실 근본적인 차이는 없는 것 입니다. 단지 CDS 조달하면, 해당법인이 파산하지 않는 한, 발행자는 사실상 무위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다릅니다. 은행채는 채권 상환의무만 있을 뿐이지요.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CD 발행 잔액은 115조원, 은행채는 157조원 입니다.

그리고 은행채의 40조원 정도가 2008년 10월 말 부터 내년 1월 까지 만기가 돌아 옵니다.

CD 역시 91일물인 관계로 11월 말과 12월에 집중적으로 만기가 돌아 옵니다.

이 물량을 누가 받아 줄 수 있을까요?

 

받아 줄 수 있는 기관은 증권사, 투신권등 제 2 금융권입니다.

하지만, 증권사나 투신권들 모두 이번 금융위기로 해외 부분의 펀드에서 엄청난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고객들의 환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히려 보유 채권을 팔아야 하는 입장입니다.

 

결국 은행채 상환을 위해 은행채를 또 발행해야 되고 CD 또 발행하게 되면 매 3개월 마다 위기가 반복적으로 오게 되는 구조가 됩니다. 게다가 요즘 같으면 1년 넘는 채권은 발행 자체를 포기해야 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위기 상황만 생각 나는대로 적어 봅시다. 모두가 아는 걸로만 적어 봅시다.

1. GM/포드 등 미국 자동차 회사 부도 가능성

2. 유럽 은행들 부도 위기

3. 아이슬란드/파키스탄/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등 이머징 국가 디폴트 위기

4. 미국 지방 은행 부도 위기

5. 미국 카드채/할부금융 위기

6. 한국 저축 은행 유동성 위기

7. 한국 건설 회사 유동성 위기

8. 한국 캐피탈 사 유동성 위기

9. 한국 외환 부분 신용 위기

 

대충 적어도 무려 9개나 되는 위기들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솔직하 말해서 적을 수 없는 위기 까지 포함하면 뭐 난리가 아닙니다.

10월 말 부터 12월 까지 약 60일 동안 이 9개의 이미 가시화된 위기가 시차를 두고 나타납니다.

금융시장이 흔들리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은행들이 이렇게 취약한 예대 구조를 가지고 이 위기들을 다 벗어 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그때마다, 한국 금융시장은 뒤흔들리고 충격 받고 난리가 나게 됩니다.

 

해결책은 명백합니다.

현재의 은행 예대 구조를 바꾸어야 합니다.

그것도 매우 짧은 시간안에 즉, 1년 이내에 급격히 바꾸어야 합니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결코 단 시간에 해결 되지 않습니다.

 

예대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은행권에 약 200조원 규모의 정기예금에 기반을 둔 자금이 유입되어야 하고,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를 최소 50조, 전체 여신 규모를 최소 100조원을 줄여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예대율을 100% 정도로 맞출 수 있게 되면서 일단, 금융공황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200조원 규모의 정기 예금이 유입되려면 실은, 현재 기업의 수익률 보다 높은 수준의 예금 금리가 필요하며 부동산 담보 대출에 대한대손충당금을 급속히 올려 부동산 담보 대출 잔액을 급격히 줄여야 합니다. 또한 이로 인한 금융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을충분히 확충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대책에 의한 영향은 뻔하게 보입니다.

많은 건설사들의 줄 도산, 경기의 급속한 수축, 개인 파산의 엄청난 증가, 제 2 금융권의 연쇄도산

 

하지만, 지금  이것을 겁내다가는 한국 경제를 아예 말아먹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한국 경제를 어떻게 변화 시키게 될 것인가는 다음 기회에 논하겠습니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