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7.07.19 로마제국쇠망사 1권
  2. 2016.10.31 깨달음과 역사
  3. 2016.10.31 The Edge of the World
  4. 2015.10.31 제국의 탄생 4

로마제국쇠망사 1권

2017. 7. 19. 15:32 from Lectura



- 2017.7.17, 에드워드 기번/윤수인, 김희용 옮김


이북으로 읽었기 때문에 형광펜 표시를 한 내용이 남아 있어서 언제부터 읽었는지를 알 수 있다. 확인해보니, 제일 처음 남긴 형광펜 표시는 2016년 12월 15일이었다. 지금이 7월 17일이니 대략 7개월에 걸쳐서 읽었는데, 책 읽는 즐거움 보다는 의무감이 책을 다 읽었던 원동력이었다. 글 읽는 재미는 초반부의 설명과 중반 이후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 부분이 그래도 좀 있었다. 짧은 제위의 황제들이 계속해서 바뀌는 중간 부분은 읽고 나서도 머리에 전혀 남아있지 않은 상황.


5현제 이후의 시대는 그야말로 노골적인 권력욕과 불안한 정치의 연속이었다. 거대해진 제국을 운영할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거대한 권력을 향한 사람들의 노골적인 욕망이 만들어내는 드라마는 지루함을 안겨 준다. 그 기간 많은 황제들이 제위에 올랐지만, 정작 올라가고 난 뒤에는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살해되거나 지존의 자리에서 끌어내려졌다. 반복되는 유사한 사건의 홍수 속에서 왜 그들은 역사에서 배우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만, 수천년이 흐른 뒤 보이는 패턴들은, 사건의 한복판을 살아갔던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았겠지 싶다.


그런 혼돈이 서기 285년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등극과 함께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데, 이는 카이사르가 공화정이었던 로마의 정치체계를 황제 1인이 책임지는 제정으로 바꾸었던 만큼의 큰 변화와 함께 이루어진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도입한 것은 1인 책임제가 아니라, 거대한 제국은 4개의 지역으로 나누고 이것을 각각2명의 황제와 2명의 부황제가 책임지는 형태이다. 2명의 황제는 황위에 오르면서 2명의 부황제를 지명하고, 2명의 황제가 유고하거나 퇴위시에는 지명된 2명의 부황제가 황제로 올라서는 형태이다. 제국의 권력구조가 이렇게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제국의 확대가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지리적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거대한 영토를 지배하기 위한 권력구조의 개편은 결국 동로마 제국과 서로마 제국의 분리를 가져오게 된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구절은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발생하게 된 상황에 대한 설명과, 종교화 되면서 주교들이 권한을 확대해가는 과정에 대한 부분.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는 교회공동체의 기본적인 골격이 초기부터 이 상태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상황에 맞추어서 발전된 형태라는 것이 재미있었다. 


1권은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즉위를 설명하면서 끝나는데, 2권 부터는 황제별로 할애하는 내용이 늘어나면서 좀더 천천히 진행이 될듯 해서, 1권보다는 읽기에 재미있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그래서 조금 쉬면서 회복(?) 한 후에 읽기 시작할 듯 싶다. 6권을 10년 사이에는 읽겠지.


기억에 남는 구절들…


 - 63page, 로마 제국은 라틴어 권역과 그리스어 권역으로 나누어졌다.

 - 78page, 현재와 같은 불완전한 사회에서 사치는 악덕과 어리석음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부의 불평등한 분배를 시정해 주는 유일한 수단인 것 같다.

 - 264page, 지구상의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야만족들에 대해 생각해 보면 무기력한 나태함과 미래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공통 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379page, 로마 황제들이 처한 상황은 매우 불행했다. 그들의 행적이 어떠했든 그 운명은 모두가 동일했다. 평생 쾌락에 탐닉했든 덕스러웠든, 가혹했든 관대했든, 나태했든 영광스러웠든 불시에 죽음을 맞이했다는 점에서는 모두 마찬가지였다. 

 - 459page, 오랫동안 일에 매달렸던 사람은 혼자서 지내는 습관을 붙이기가 힘드며, 권력을 상실한 후에는 할 일이 없는 것을 슬퍼하기 마련이다. 

 - 531page, 그리스도교인은 민족 종교에 대한 사소한 존경심의 표시조차도 악마에게 바치는 직접적인 경배의 표현인 동시에 신의 주권에 대한 반역이라고 생각했다. 

 - 593page, 유대인과 그리스도교인의 차이는 간단명료한데, 고대의 정서로 볼 때 이 차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즉 유대인은 한민족이지만, 그리스도교인은 하나의 종파이다. 



'Lectu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던리치 3부작  (0) 2017.08.24
안드로메다 성운  (0) 2017.08.05
대리 사회  (0) 2017.07.19
Deschooling Society  (0) 2017.05.28
어떻게 일에서 만족을 얻는가?  (0) 2017.05.21
Posted by 중년하플링 :

깨달음과 역사

2016. 10. 31. 04:03 from Lectura




 - 2016.10, 현웅 지음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깨달음은 무엇인가? 깨달은 후에도 속세에 남아서 세상사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를 설명하는 불교철학에 대한 책이다.   깨달음(Bodhi)이란 ‘연기와 공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고 한다. 즉 모든 만물은 실재가 없으며 오로지 서로간의 관계에 의해서 존재하며, 계속해서 변화한다는 사상이다.

불교의 핵심사상을 신비화하지 않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태도는 불교에 대한 접근을 훨씬 쉽게 만들어준다. 깨달음이라는 것이 깊은 산속에서 면벽수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의 사유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역사(Sattva)란 중생이란 의미인데, 깨닫지 못한 모든 사람 및 동물의 삶을 나타낸다.  

보적 동자: 저희 동료들이 이미 보리(올바른 시각)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내었는데 그런 다음엔 어떻게 해야 ‘불국토청정’을 성취할 수 있으며, 그러한 ‘청정정토’를 구현하는 보살의 실천은 어떠합니까?
부처님: ‘불국토’란 바로 뭇 삶의 세계(중생계)를 뜩하는데, 이러한 불국토를 허공과 같은 초월적인 곳에 건설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보살은 우리의 뭇 삶 속에서 정토를 건설해야 하는 것이며, 바른 마음, 깊은 마음, 6바라밀, 각가지 방편, 자비와 희사, 8정도를 비롯한 37가지의 실천수행, 열 가지의 선한 행위 등이야말로 정토를 건설해 가는 내용이다. 

저자에 따르면 깨닫고 나서 그 깨달음에 머무르는 것이 소승불교라면, 개인적인 깨달음을 역사에 적용하는 것이 대승불교이다. 깨달음에다 자비와 원력을 덧붙인 사람을 보살(Bhodisattva)라고 하는데, 보살의 역사적 의지는 ‘환상과 같은 자비’라고 불린다. 왜냐하면, 보살은 그가 이룩하고자 하는 정토조차도 공인 줄 알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문수:우리는 이 중생계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유마: 중생(뭇 삶)의 존재란 환상적인 것이다. 마치 수면에 비친 달처럼, 거울에 나타난 모습처럼, 타오르는 불꽃처럼, 메아리처럼, 구름처럼…(중략) 그렇게 이 세계를 보아야 할 것이다.
문수: 그렇다면 자비니 실천이니 하는 것이 어떻게 생겨날 수 있으며 어떤 형태로 실천될 수 있는 것인가?
유마: 불교에서의 자비와 실천이란 이 세계가 환상적임을 일러 주어 깨닫게 해 주는 것을 뜻하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비의 실천이다. 
문수: 그러면 근심해 주고 안타까워 도와주는 우리의 실천은 어떠한가?
유마: 그건 우리의 실천을 모든 삶들과 함께 하는 것을 말한다. 
문수: 실천적 기쁨과 긍지는 어떻게 설명될 것인가?
유마: 역사적 성취에 후회 없이 기뻐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문수: 아낌없이 베푸는 헌신적인 희생정신은?
유마: 남을 돋는 행위에서 어떤 보답이나 자신에게 돌아올 어떤것에 대한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바가바드 기타와도 유사한 면이 있다. 

바가바드 기타 4장 14~15절
 나는 어떤 행위에도 종속되지 않는다.
 나는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행위도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은 행위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다.
 이 진리를 깨달은 이들은 깨달음을 얻은 후에도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대도 고대의 현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대의 일을 계속 해 나가라.
 행위에 종속됨 없이 그대의 의무를 수행하라.
 
불교를 철학적으로 접근해보면 실존주의 철학과 상당히 유사한 면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형이상학적인 논의를 배격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신이나 도덕 혹은 제일자와 같은 인간에 앞서는 개념이 아니라 개인의 의지라는 것이다.

어쩌면 불교는 2600년을 앞선 실존주의 일수도 있겠다.  


'Lectu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Brunelleschi's Dome: How a renaissance genius reinvented architecture  (0) 2017.01.16
칼리의 노래  (0) 2017.01.16
The Edge of the World  (0) 2016.10.31
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  (0) 2016.10.17
항설백물어  (0) 2016.10.16
Posted by 중년하플링 :

The Edge of the World

2016. 10. 31. 02:54 from Lectura



- 2016.10, Michael Pye

유럽의 변방으로 취급되었던, 북유럽의 중세 역사를 조명하는 책.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북해지역이 유럽의 형성에 미친 영향들을 설명해준다. 중세시대 Frisian 이라는 북해지역에 살았던 민족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돈의 발명, 책의 거래, 바이킹, 도시의 생성, 신분을 벗어난 패션의 유행, 세속적인 법률의 재발견과 합리적 사고의 발전, 늪지대를 개척하여 경작지를 늘린 네덜란드의 발전, 도시의 생성 등의 주제를 설명한다. 

한국과는 관련이 적은 지역이라서 그 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역사를 접할 수 있는 독서였다. 이탈리아와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남부 유럽과 프랑스와 독일의 중부유럽에 대해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 익숙한데, 중세시대로부터 시작되는 네덜란드, 독일북부, 폴란드 북부등의 지역에 대한 역사는 꽤나 생소한 내용이다. 또한 역사서술의 중심을 왕과 왕조가 아닌 그 지역에서 살았던 개개인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보다 생생한 역사서술을 접할 수 있었다.  

 “Consider Charlemagne’s habits and you see the Vikings not as an assault but as another set of players in the same very violent game. Norsemen demanded tribute; Charlemagne demanded not just tribute but also tithes for the Church that was so closely allied with his power."
 “Legends of conversion are shining things, full of brave martyrs, furiously convincing preachers, truth triumphing. The actual business of conversion was exceedingly muddy: sometimes brutal, sometimes shallow, sometimes expensive and it never had much to do with hearts and minds.” 
              - 3. Making enemies

 “Clothes defined hime, and he chooses how he wants to be defined: which is the essence of fashion, which means changing the way you dress just because you want to; and also means having a shrewd idea of what your time and place require so you can be defiant."
 “law about fashion were meant to adjust people’s souls as well as their pockets and their wardrobes, and make them better persons. They would obviously be better if they knew their place."
              - 5. Fashion

네덜란드의 습지를 개간하여 농경지로 바꾸기 위해서 사용된 관계기술들은 결국 네덜란드의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A seemingly simple activity, the digging of peat, changed a culture, redefined how the world thought of a people, changed the way money makes things happen, remade a whole landscape and turned peasant farmers into men with international connections, at least in the eel and butter trades. There never was a truly simple change."
                                                                                                                        - 7. Overseeing nature

 중세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로저 베이컨으로부터 시작된 과학 혁명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예전부터 수도승인 사람이 어떻게 과학적인 사고방식의 시초가 되었는지 궁금해했던 적이 있는데, 책에 따르면 베이컨은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동방으로부터 다가오는 몽골족의 마법에 대항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He proposed them all against the coming of the Antichrist, the darkest magician of them all(Mongols를 의미함). He was absolutely sure that science was now an urgent matter."
 “Although we do not clearly understand these marvels in the world, or others greater still,’ the author of the History says, ‘they are not therefore the be taken as omens or reckoned portents foreboding the deluge.’"
                                                                                                                        - 8. Science and money

역사시간에 배웠지만, 도대체 그 정체가 묘했던 Hansa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실들을 알 수 이었다. Hansa는 국가도 아니고, 왕조도 아닌, 오직 상업적 이해만을 목표로 뭉쳐진 상인도시들의 연합이었다. 하지만, 상업활동을 보장 받기 위해 때때로 국가를 위협하기도 하고, 국가와 협상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가장 신비로운 부분은 그들의 조직은 비교적 느슨한 클럽에 가깝게 운영되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유럽의 역사에서 큰 역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를 관리하는 조직이나, 공통의 자산, 룰 등이 없었다. 

 “The divisions in Lübeck help explain why Hansa men were oddly reluctant to say exactly what a Hansa was, or who belonged to it; a bit of doubt kept things together. It was a corporate kind of power which liked its privacy."
 “The Hansa stood outside all that. It was a cartel of towns in the north, mostly on the Baltic, all more or less German-speaking, which banded together to keep their ships safe, make sure they were well treated in foreign ports, and get as close as they could to the perfect state of traders: monopoly"
                                                                                                                        - 9. Dealers rule

 “Plague, on the other hand, takes anyone and everyone, a true shock to elites who fancied themselves protected by law, by strong walls, by money and other people’s obligations"
                                                                                                                        - 10. The plague laws

다음은 안트워프에서 발생한 신교와 구교의 갈등으로 인한 Beeldenstorm을 묘사한 부분이다. 
 “At the end of the night nobody was hurt. Nothing was stolen. A few works of art did survive. But everything else was broken, not just the magnificience of the cathedral but the possibility of any civic peace between factions"
                                                                                                                        - 12. The city and the world


목차
  1. The invention of money
  2. The book trade
  3. Making enemies
  4. Settling
  5. Fashion
  6. Writing the law
  7. Overseeing nature
  8. Science and money
  9. Dealers rule
  10. Love and capital
  11. The plague laws
  12. The city and the world


'Lectu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리의 노래  (0) 2017.01.16
깨달음과 역사  (0) 2016.10.31
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  (0) 2016.10.17
항설백물어  (0) 2016.10.16
익스팬스: 깨어난 괴물  (0) 2016.07.31
Posted by 중년하플링 :

제국의 탄생

2015. 10. 31. 17:18 from Lectura




- 2015.10, 피터 터친/윤길순


파운데이션 시리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저자의, 역사학을 과학으로 체계화시키려는 노력. 그런데, 저자는 생물학자란다. 웬지 그럴듯한 아마추어의 잡설이 아닐까 싶은 의심이 강하게 드는 상황이긴 한데, 외의로 쉽게 읽히고 재미도 있다.


먼저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 역사적으로 대제국은 문명이 충돌하는 변경지역에서 발생했다.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힘든 시절을 지내면서 핵심적인 그룹의 내부 결속력(아사비야)이 높아지고, 이러한 높은 아사비야가 핵심 그룹의 확장을 가능케 한다.

 - 하지만, 일정 수준의 팽창을 마치고 나면 제국 내부에서 빈부의 격차가 커지면서 집단 내의 아사비야가 낮아지는 단계를 겪게된다.

 - 수차례에 걸쳐 아사비야가 낮아지면 결국 제국은 결속력을 잃고 해체된다.


비판적으로 보자면 '아사비야' 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내부결속력, 단결력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라는 속담의 긴 버전이랄까. 때문에 역사를 과학으로 정립시킨다는 저자의 주장은 다소 수긍하기 어렵다.


재미있는 내용들..


우선 빈부격차와 사회적 자본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제국의 초기에는 빈부격차가 크지 않아 아사비야가 높게 유지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성공하고 나면 논공행상에 따라 빈부격차가 생기고, 이러한 빈부격차는 아사비야 자체를 낮춘다. 하지만, 흥미로운 부분은 빈부격차 자체가 빈부격차를 유지하는 사회적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빈부격차로 소득이 줄어든 중산계층의 수가 줄어들고, 이를 통해 상위계층 사이의 경쟁이 격화된다. 결국 중산계층이 무너지고, 이는 상위계층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킨다. 견디지 못한 상위계층이 줄어들면 새로운 평행상태에 접어들고, 또 다시 사이클이 시작된다.


역사에는 내재적인 주기가 있다는 주장. 위에서 이야기한 사이클이 다양한 계위에서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즉, 아사비야가 낮아지는 시기에 발생한 내전으로 인해 한세대가 평화를 원하지만, 내전 혹은 전쟁의 경험이 없는 손자세대에는 다시 동일한 갈등이 재개된다. 경제학의 콘틸라디예프 사이클과 유사한 이야기이면서 분명 무작위적으로 보이는 역사적인 사건들 뒤에 어떤 종류의 패턴/원칙/순환이 존재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명리학과의 유사성이 보인다.


역사의 장점은 저자가 어떤 주장을 하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례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사건의 모음이라는 점이다. 제국의 탄생도 다르지 않아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는 있지만, 과학이라기 보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 정도라고 보는게 맞을 듯.


'Lectu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재 바가바드 기타  (0) 2016.05.22
협력의 진화  (0) 2015.11.21
Flashpoints: The Emerging Crisis in Europe  (0) 2015.09.28
All the light we cannot see  (0) 2015.08.14
에디톨로지  (0) 2015.06.23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