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12

공중전이 박진감 넘치게 표현되어 있다길래, 극장에서 보려다가 경기도 구석까지 개봉하지 않은 건지, 너무 짧게 개봉한 건지, 여하튼 볼 기회를 놓쳐버린 녀석을 QooK TV를 통해 보았다. 3D 영화의 경우 성인 13,000원까지 하는 세상에, 3,500원으로 집에서 쉽게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문명의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웬만한 카페라떼 한잔 값이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처음 주인공이 새로운 부대에 배치 받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여주인공과 만나면서 나오는 구절이 바로 까뮈 '이방인'의 한 구절이다. 일본 발음으로 '카미유' 라고 한다는걸 처음 알았는데, 그럼 z건담의 카미유도 그 '까뮈' 인가? 실존주의 철학자의 책 구절을 언급한 영화답게 기본 줄거리도 무척이나 실존주의적이다.

결국 늘 같은 길을 걷더라도 오늘 걷는 길은 어제의 그 길이 아니라는 이야기. 과연 그것으로 충분하느냐는 주인공의 독백. 그리고 결론적으로 '티쳐'를 향해 자살적인 공격을 감행하는 그의 행동은... 반복되는 일상과 그 숙명에 저항하는 인간이라는 실존주의적 인간상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 아닌가? 아니면 말고...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파일럿들의, 지상정비요원들의, 주변 민간인 들의 나른한 일상 바로 그것이다. 별스러울것 없는 또 하나의 하루. 생을 반복해서 살아가는 ??들과 하루하루의 일상을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나머지 인간들은 과연 얼마나 다른가?

기본 줄거리에서 풍기는 철학적인 향취는 별개로 공중전 장면은 충분히 재미있다. 3D와 셀애니메이션을 매끄럽게 조화시킨 화면은 철학 강연과는 어울리지 않게 재미있다. 2시간의 러닝타임이 그리 지겹지 않은 영화.

Posted by 중년하플링 :
아이튠스에 올라온 'Corey Olsen' 교수의 'How to read Tolkin and why' 를 듣고 나서 정리된 생각들. 아이폰 정말 좋은 놈이다. 미국 중세문학 교수의 강의를 집 거실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 해주다니. 또 그렇게 듣게 된 강의가 수십년 동안 책을 읽으면서도 어렴풋하게 고민되던 부분을 콕 찝어서 설명해주다니.

일반적으로 책을 읽으면 재미있는 책과 재미없는 책이 나뉜다.
그런데, 책을 좀 읽다보니... 여기에 새로운 구분이 생긴다. 명확한 책과 알듯 말듯 한 책. 조합해 보면 결국 네가지의 책 종류가 나온다.
1. 명확하게 재미있는 책(재미있지만 남는게 없어. 즉 책 읽기 전과 책 읽은 후에 내가 바뀌지 않음)
2. 알듯 말듯 재미있는 책 (최고...재미도 있으면서 생각할 여지가 있음)
3. 알듯 말듯 재미없는 책 (어려워...)
4. 명확하게 재미없는 책 (시간낭비)
예전에는 그저 재미있으면 됐는데, 요즘은 그냥 재미있기만 한 책을 읽으면 부족하게 느껴진다. 달기만 한 식사?

결국 알듯 말듯이라는 부분이 은유인데.. 난 이 부분이 늘 애매했다. 은유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은유가 작가가 이야기하는 주제의식을 보다 세련되게 드러내는 방식이라면... 어차피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왜 굳이 은유라는 복잡한 장치를 사용해서 전달하는가? 삶에 대해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게 있으면 몇 줄로 표현되는 것 아닌가? 만일 철학가가 몇줄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소설가는 한권의 책으로 말하는 것이라면 과연 문학의 가치는 무엇일까? 등등...

원래 Corey교수의 이야기는 톨킨의 '반지제왕'을 어떻게 읽을 것이냐에 대한 것이다. 일단 첫번째 강의에서 톨킨의 작품에 대한 3가지 분석적인 접근법에 반론을 펼치는데...
1. 저자의 실제 삶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는 방법
2. 현실 세계의 은유로써 읽는 방법
3. 작품속에 나타난 다양한 고전문학에서의 원전을 찾아서 읽는 방법
등이 바로 그 대상이다.

이 중에 가장 와 닿은 부분은 바로 2번에 대한 이야기.

톨킨은 반지제왕을 은유로 읽는 것을 반대했다. 주로 2차 대전 이야기를 중간계라는 가상의 세계를 통해서 풀어나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인데. Corey 교수에 따르면 톨킨은 작가의 은유가 강제되는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지나치게 작가의 주관을 개입시킬 여지가 크고.. 결국 독자를 특정한 목표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톨킨은 오히려 applicable?? 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독자가 이야기의 구조를 현실에 맞춰서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상호작용의 주도권이 상당부분 독자쪽으로 이동하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던 해석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오호... 바로 이거야!

이런걸 일컬어 적극적인 독서라고 하는 건가? 이렇게 되면 독서는 단지 고명한 소설가의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이 원재료를 통해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능동적인 행위가 되는 구나!! 아 이렇게 좋은 이론을 왜 아직까지 몰랐을까? 왜 이걸 쉬운말로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었나?

역시 사람을 죽을때까지 배워야 한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



추석 전에 받은 아이폰4와 킨들 조합을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역시 기대했던대로 입니다.


가격은 와이파이 전용 킨들과 가죽커버에 배송비를 포함해서 $200 입니다. 여기에 관세가 3만 몇천원 붙더군요. 배송은 꽤나 빨랐습니다. DHL을 사용하는데, 부치기만 하면 한 4~5일 내로 받은듯... 킨들 자체는 물량이 딸려서 주문하고 보름 이상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장점을 정리해 볼까요?


- 원서 읽는게 너무나 편합니다.가장 좋은 기능은.. 읽다가 커서 옮기면 사전을 참고해서 단어의 뜻을 보여주는 기능인데, 이거 하나만 해도 원서 읽으면서 이해도와 속도가 상당히 올라갑니다.

- 컨텐츠가 방대합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이북도 그렇지만, 소위 말하는 클래식에 해당되는 책들.. 그러니까 저작권이 만료된 책들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검색과 다운로드가 편하니까 아무래도 읽어보게 되네요.

- Multi-Device를 지원하는 것도 좋습니다. iPhone, Kindle, Mac Mini 이렇게 3개의 장비에 킨들리더를 설치해서 사용하니까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게 좋습니다. 단, 읽은 곳까지 자동으로 씽크를 맞춰준다는 기능은 제 경우 잘 동작하지는 않더군요. 또하나... 의외로 윈도우 버전의 리더가 설치하던 중에 에러가 나서 사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대략 이 정도가 지금까지 느낀 장점입니다. 원래의 구상(?)은... 킨들과 아이폰을 함께 사용하려던 것이었는데, 킨들이 책읽기에 상당히 편리해서 아이폰으로는 잘 안 읽게 되더군요. 아마도 급한 경우... 그러니까 갑자기 시간이 남았는데 주위에 킨들이 없는 경우... 마트에 간다던지.. 이런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듯 합니다.


킨들이 도착한 후 처음 구매한 책은 'The Windup Girl' 입니다. 2009년 휴고상 네뷸러상 수상작인데.. 상당히 재미있네요. 다 읽고 나면 감상문 올리도록 노력할랍니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

무슨 사진일까 궁금해서 기획자에게 물어보니.. 청소하고 있는 거라네요.

흠.. 그러고보니 그런것 같기도. 뒤에 누워있는 스톰트루퍼와 크루저의 잔해를 보면 큰 전투가 일어났던듯 싶은데, 이렇게 또 청소까지 세심히 해야 하는 군인의 일상은 참으로 고단한 것이군요.

R2D2도 사이좋게 함께 하는 걸 보면.. 제국이 아닌 공화국 시절인 모양입니다.



이건 아마도 한딱가리 하는 병사들 아닌가 싶습니다. 파란색이 신참, 하얀색이 고참?

- 기획, 디오라마 제작, 촬영 : 8세 구준모

- 웹업로드, 사진수정, 글 : 37세 프로도

Inspired by http://www.flickr.com/photos/balakov/page1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