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알고리즘이란?

잘 정의된 문제와 특정한 해법이 이 문제의 해답에 얼만큼 가까운지에 대한 결정과정만으로 자동적으로 문제의 해답을 찾는 알고리즘.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해결 방법을 무작위로 만들어내고, 이 중에서 해답에 가장 가까운 해결 방법들을 골라낸다음, 다시 선택되어진 해결 방법들을 바탕으로 그 특성에 바탕하면서도 무작위로 다양한 특성을 추가한 다음 세대가 만들어지고, 다시 이중에서 해답에 가장 가까운 해결 방법들을 골래내고.... 이와 같은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하면 문제의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

대학원논문을 쓰면서 유전자 알고리즘을 접했고, 각각의 개체(해법의 후보들)가 마치 하나하나의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개체들이 모인 유전자 알고리즘 자체는 우리의 사회이며, 이 알고리즘을 통해 보다 우수한 개체가 걸려지는 과정은 우리 사회의 기저에서 작동하는 그것과 유사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유전자 알고리즘에서는 개체들이 지나치게 한가지 형태로 유사해지거나, 아무런 차별성 없이 다양하기만 해서는해법을 찾을 수가 없다.해법을 찾는 경우 수렴한다고 표현하는데, 유전자 알고리즘이 수렴하기 위해서는 개체들의 특성이다양하면서도 해법에 가까운 개체들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게 유지될 수 있도록 튜닝을 잘 해주어야한다.

유전자 알고리즘에서 알고리즘 인자를 잘못 설정해서해답에 가까움만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전체 개체군이 비스비슷해지면서 요구하는 최종해답이 아닌 suboptimal에 머무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개체들의 다양성만을 강조할 경우 세대를 거듭해도 평균이 최종해답에 가까워지기는 커녕 답보상태에 머무르거나 종종 더 멀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전체 알고리즘이 해답에 다가가고 있지 못할때 이것이 suboptimal인가 아니면 단순한 답보상태인가를 알고리즘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답은 개체들 사이의 다양성을 측정하면 된다가 아닐까 싶다. suboptimal의 상태에 묶인 개체군을 살펴보면 개개의 개체군들이 놀랍도록 유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이 상태를 개선하지 않고 계속해서 알고리즘을 돌리면, 종국에 가서는 모든 개체가 단 한가지 유전자형을 갖게 된다. 반대로 지나친 다양성으로 인한 답보상태의 경우에는 개체들 사이의 유사한 형태를 찾아 볼수 없을 정도의 무질서에 가까운 다양성을 관찰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유전자 알고리즘의 특성은 사회학적으로 엘리트주의와다양성에 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은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사회가 엘리트주의로만 흐르게되면 지나치게 획일화되고 경직될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엘리트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즉 보통보다 뛰어난 사람에 대한 우대를 전혀 하지 않을경우 그 사회는 발전이 없고 늘 혼돈상태에 머무를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어떤 상태일까?

유전자 알고리즘에대한 관찰결과를 현재 우리사회에 대입해보자. 우리의 상태는 어떠한가? 우리 사회는 지나친 획일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가? 아니면 지나친 다양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가?

우리사회라고는 해도.. 이미 하나의 단일한 구조를 염두해두고 분석하기에는 너무나도 복잡하고 다양해진것이 오늘날의 우리나라이다. 사회를 이루는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언론, 법률, 군사의 각 부문들이 나름대로 상호작용하고는 있지만, 한 마디로 통털어서 단언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감이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선 우리가 찾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 먼저다. 우리는 정체되고 있다고 혹은 suboptimal 상태에 있다고 느끼는 분야는 무엇인가?한가지씩 분석해보자.

먼저 교육을 보자.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보면서 누구도 지나친 다양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말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고등교육까지는 논란의 여지 없이 지나친 획일화가 문제이다. 대학이나 대학원 교육에 이르면... 갑작스런 지나친 다양성이 문제가 된다. 고등교육까지는 전국적으로 줄을 세워서 1~2등을 매기기 때문에 모두가 한가지 가치에 목을 매게 되지만, 이렇게 나뉘어져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실질적으로) 우수한 학생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단지 출신학교에 따른 사회적인 인식만 남아있다. 때문에 누가 우수한 연구를 하고 우수한 연구자인가에 대한 판단은 우리사회에 별로 존재하지 않는것 같다.

정치는 어떨까?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것이 suboptimal인가? 아니면 정체상태인가? 분명 노무현정권 이전의 정치는 획일성이 문제였다. 정당도 다 비슷한 시스템이었고, 정치인들 조차도 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난 우리나라의 정치가 suboptimal에서 막 빠져나오는 단계에 있다고 본다. 유전자 알고리즘에서 suboptimal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잠시동안은 해답에서 더 멀어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우리 정치가 딱 이 단계에 와 있다고 본다. 민노당, 열린 우리당 등 예전 정당운영과 다소 다른 형태를 갖고 있는 정당의 출현(유시민 의원은 열린 우리당이 민주당과는 유전자가 다르다고 언급했는데, 이야말로 유전자 알고리즘에 대한 멋진 비유아닌가?) 이 바로 우리나라 정치의 다양성의 확대에 대한 징후아니겠는가? 일부에서는 이와 같은 다양성의 도입이 큰 문제인것 처럼 이야기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더 확대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추가 작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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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구글의 기업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기사를 봤다.

잘은 모르지만 구글의 독특하다는 기업문화를 고려해볼때 이미 공개된 주식거래시장에 상장하려고 했을때 부터 이와 같은문제는 충분히 예상가능했다.

주식회사란 무엇인가?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위해 돈을 벌어주겠다는 것을 지상명제로 삼고 있는 체계이다. 과연 그 태생부터가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이러한 체계에서 '독창적' 이고 '자율적' 인 근무 환경, 분위기가 얼마만큼이나 유지될 수 있을까? 세계화된 무자비한 정글과 같은 오늘날의 경제환경에서 '자율적', '창의적', '독창적' 이라는 말들은 얼마만큼의 이윤을 보장할 수 있을까? MS라는 존재는 이에 대한 해답을 그 존재로 이야기하고 있다. '시장에서 가장 독창적인 소프트웨어가 중요한게 아니다. 독점을 통해 가격 결정력을 키우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강재하라' 는 전략은굴뚝 산업 뿐만이 아니라 지난 수십년간 IT 업계에서도 검증된 명제이다. 물론 좀더 작은 회사에 눈을 돌리면, 다른 결론에 이를 수도 있지만... 역시 정도의 문제가 있다. '소비자' 나 '인간'혹은 '사람들' 또는 '종업원' 에게 좋은 것이 반드시 회사에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은 다들 알고 있지 않는가?

난 오히려 이와 같은 기업지배구조 취약의 문제가 활자화 된다는것이 최소한 당분간은 구글의 그 독특하다는 분위기가 그래도 좀더 갈수 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이러한 신문기사 자체가 구글 경영진들에게 압박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구글은 지금결말이 어느 정도 보이지만, 꽤나 흥미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것 같다. 과연 구성원이 행복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는 직장은 지금의 사회체제 안에서는 불가능할 꿈일까?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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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기업지배구조 취약

지난주 주식시장에 진입한 구글이 S&P 500 지수 기업에 비해 나쁜 기업지배구조를 갖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기업 지배구조 조사기관인 ISS의 자료를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ISS는 구글의 지배구조가 21가지의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사외이사가 수적인 측면에서 너무 적고 내부 관계자들에 의해 자본구조가 지배 될 수 있는 점이 문제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패트릭 맥건(Patrick McGurn) ISS 부사장은 “(구글은) 기업지배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0.2로 거의 제로에 가깝고, S&P500 어떤 기업보다도 낮다”면서 “또 주가가 하락했을 때 스톡옵션 가격 재산정과 관련된 경영진에 대한 보상계획도 지배구조상의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구글은 S&P 500지수 종목의 다음 선정때 이 부문에 등록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