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샷

2020. 7. 16. 16:46 from Lectura

 

-2020.7, 사피 바칼 지음/이지연 옮김

 

모든 국가는 흥하는 시기를 지나고 쇠락하게 된다. 아무리 위대한 회사라도 성장과 확장의 시기를 지나고 나면 침체를 겪게 된다. 모든 생명은 탄생, 성장하고 쇠락 끝에 죽음에 이른다. 이처럼 성장하고 쇠퇴하는 것은 확고한 ‘자연’의 질서처럼 느껴진다. 이 책의 저자는 기업에 집중한다. 왜 어떠한 기업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 후에 마치 성공에 도취된 것 처럼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하는가?

 

치열한 경쟁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경쟁자는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상품이나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룬샷’이라고 칭한다. 새로운 상품을 ‘제품형 룬샷’이라고 하고, 새로운 전략을 ‘전략적 룬샷’이라고 하자. 새롭게 성장하는 기업은 모두 둘 중 하나의 룬샷에 기초하여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 이런 룬샷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예술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시스템에 순응하기 보다는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 창업가형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기업이 룬샷을 통해 성공을 맛보면 성공한 전략을 반복하거나 제품을 더욱더 새롭게 개선한다. 이런 활동은 창업가형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주어진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 할 수 있는 근면한 사람들이 더 유리하다. 이런 활동을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지속적인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룬샷’ 그룹과 ‘프랜차이즈’ 그룹을 분리해서 조직하고, 둘 사이의 아이디어의 흐름을 이어주는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어느 한쪽 세력이 사내에서 우세하여 다른 한편의 의견을 무시하기 시작하면 균형을 이룬 룬샷형 혁신과 프랜차이즈의 선순환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코닥, 팬암, 애플 등의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무엇보다 이 책의 귀중한 통찰을 어떻게 조직을 혁신이 계속해서 창출되는 상태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를 설명한 마지막 부분이다. 

 

초기 조직에서 조직원들은 개인의 커리어에 신경쓰기 보다는 집단으로서의 목표에 몰입한다. 하지만,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 성장하면, 대략 150명, 개인들은 인센티브가 불명확한 집단의 목표에 헌신하기 보다는 각각의 개인적인 커리어를 신경 쓰면서 사내 정치를 시작한다. 개인이 이런 판단을 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다섯 가지 이야기 한다. 

 

  • E(지분비율): 조직의 목표에 기여했을때 내가 기대할 수 있는 수익

  • F(조직적합도): 현 조직의 업무에 대한 나의 전문성

  • S(관리범위): 한 명의 관리자가 몇 명의 부하직원을 관리하는지의 정도. 조직의 관료화 정도

  • G(직급 상승에 따른 연봉 상승률): 승진에 따른 연봉 상승률

  • M: 개인이 프로젝트에 기여하기 보다는 사내 정치를 선택할 유인이 커지는 조직의 크기

  • 수식은 다음과 같다: M=ESSF/G

 

결론적으로 어느 정도 달라질 수는 있지만, 150명이 넘어가는 조직의 경우 개인적으로 프로젝트에 기여를 하기 보다는 사내 정치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통찰은 조직이 커질 수록 사내정치가 심해진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어렵게 이야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다. 즉, 조직이 클 수록 사내 정치가 활발해지는 현상을 다른 인자들을 조정해서 피할 수 있다는 함의이다. 결론은 보다 수평적이고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는 조직화이다. 이런 조직의 실례로 들은 것이 DARPA이다. 지금까지 접한 논문 중 많은 논문이 DARPA 지원을 받은 것을 알았지만, DARPA라는 조직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 지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무척이나 즐거운 독서 경험이었지만, 거대한 조직의 월급쟁이인 현실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는 듯 보인다. 다시 한번 창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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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