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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a218

월든 - 2026.3,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강승영 옮김 미국판 자연인. 숲속에 들어가 혼자 살기를 시도한 철학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책. 비록 지금처럼 안락한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19세기 중반이였지만, 도시가 제공하는 편안함을 뒤로 하고 숲에서 혼자 살기는 쉽지 않은 일이였을터. 친환경주의자이자 미니멀리즘의 시조로 보면 될까? 그의 사상이 톨스토이와 간디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혼자만의 생각에 특이한 일을 벌인 괴짜만은 아닌 셈이다. 그 시대에 그가 가진 문제의식은 기술 문명의 발달로 갈수록 물질적인 삶은 편안해지는데 반해, 정신적인 삶이 빈곤해져가는 현상이였다. 이 추세는 그 뒤로 감소하기보다는, 속도를 더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당시에도 이렇게 삶을 빈곤하게 만드는 것은 번잡하고 본.. 2026. 3. 2.
이성과 감성 - 2026.2 제인 오스틴 / 권민정 옮김 '오만과 편견'을 재미있게 읽고, '엠마'에서 중간에 포기한 뒤, 세 번째로 집어든 제인 오스틴의 소설. 1800년대 초 리젠트 시대의 영국 상류층의 일상과 그 당시 여자들이 결혼 및 연애에 관해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 전자에서는 현재와의 차이점이, 후자에서는 현재와의 공통점이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결과적으로 제인 오스틴 소설 읽기는 여러가지 의미로 즐거웠다. 당시 상류층. 이 소설의 대상이 되는 계층은 귀족 및 젠트리라고 불리는 중산층이다. 중산층이란 하인을 두고 가정을 유지할 수 있는 계층으로 일부는 노동소득으로 살아가지만 대부분은 상속한 유산을 통해 발생하는 이자로 살아간다. 이 계층에 진입하기 위한 최소 년 수입은 일년에 10.. 2026. 2. 7.
어둠의 심연/암흑의 핵심/Heart of Darkness - 2026.1 조지프 콘래드 지음/이석구 옮김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유지되는 책이 고전이다. 당시에는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 나에게 가치가 없는 책은 읽을 이유가 없다. 고전으로 자주 언급되는 책을 읽었을때 나에게 울림이 없다면, 다음 이유 중 하나인 경우가 많았다. 완역본이 아닌 경우, 번역에 문제가 있는 경우, 내 삶이 부족한 경우, 나와는 결이 다른 경우 등등...이 책은 감상문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플롯은 단순하고, 오늘날의 기준으로, 쇼킹한 사건이랄 것도 없다. 훌륭한 백인이 야만의 땅에 교역서 소장으로 가서, (본국의 기준으로는) 본인의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만, 실제로는 그 자신이 어둠의 일부가 되어버렸다는 이야기. 정확한 묘사보다는 심상이, 연대기적 진행보다는 장면 위주의 서술이, 마치 .. 2026. 1. 17.
나라는 착각 - 2026.1 그레고리 번스 지음/홍우진 옮김모든 사람에게 세상의 중심은 '자아'이다. '나'의 관점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나'를 중심으로 사건들이 발생한다. 세상에 가장 확실한 것 한 가지를 들라면 '나'라는 자아개념이다. 영화 '매트릭스'나 필립 K 딕의 소설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들이 현실과 가상을 섞어서 혼란스럽다 하더라도, 주인공들의 '자아'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유일한 개념이다. 감각이 우리를 속일 수는 있어도, '나'라는 개념은 속일 수 없다고 가정된다. 이 '자아'개념에 혼돈이 발생하는 것이 필립 K 딕 소설의 묘미이다. 현실 세계에서 이 같이 '자아'개념에 혼돈이 발생한 사람을 우리는 정신병자라고 구분한다. 정상인인 우리들의 '자아'개념은 얼마나 단단한 기반에 서있을까? 내가.. 2026. 1. 4.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 2025.11 클라리사 에스테스 지음/손영미 옮김여성심리에 대한 융심리학적 해설서. 다양한 신화/동화를 여성심리에 입각해서 해석해준다. 이것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쏠쏠. 남성 심리의 원형은 비교적 많이 이야기된다. 대표적으로 로버트 무어의 왕, 전사, 마법사, 연인과 같은 책이 있다. 아니마/아니무스에 대한 설명은 대부분 남자안에 있는 여성성인 아니마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니무스가 여성 심리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아니마와이 차이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 책에서는 여성심리의 원형을 늑대와 같은 야성을 지닌 여걸(Wild Woman)에서 찾는다. 여걸은 사회가 강요하는 정형화된 여성이 아니라, 예민하고, 장난스럽고, 강한 희생정신을 지니고 있고, 호기심이 강하며 엄청난 힘.. 2025. 11. 23.
돌아온 토끼 - 2025.10 존 업다이크'달려라 토끼'의 후속작. 4부작인데 나머지 3부작이 한꺼번에 번역된 것을 알고 서둘러 동네 도서관에 주문한 책. 존 업다이크는 하루키가 스스로 영향을 받은 작가라고 말하는데, 내가 지금까지 읽은 어떤 소설보다도 하루키 소설의 원천에 가깝다는 느낌. 읽다가 너무나 하루키스러워서 놀란적이 여러 번. 전작에서의 방황을 거쳐 가정과 사회에 녹아들어간 헤리가 겪는 중년의 위기. 융 이론에 따르면 인생의 전반기는 사회화를 통해 삶을 받아들이는 시기이다. 사회가 원하는 틀에 맞춰 나를 만들어가고, 이를 통해 생존을 보장받는다. 전작에서의 래빗은 이런 사회화 과정을 보여준다. 농구를 통해 삶을 가볍게 만드는 밝은 빛을 만났지만, 인생은 그와 같은 순수한 지복에 머물도록 놔두지 않는다. 아.. 2025. 10. 21.
신경 끄기의 기술 - 2025.7, 마크 맨슨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 게 우리의 행복을 가로막는다는 주장을 하는 도발적인 책.교육 시스템에 의해 길러진 근면 성실한 어른이는 세상 모든 문제를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 이렇게 열심히 시는 것은 당연히 그 결과에 대한 기대를 수반한다. 밝은 미래를 보고 현재를 희생하는 것. 하지만, 삶에서는 오히려 될 데로 되라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원제는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uck'. 미국판 '건투를 빈다'.불교 및 실존주의의 영향이 강하긴 하지만, 이데올로기나 종교적 도그마에 의존하지 않고, 현대인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길잡이를 제공한다. 불교는 삶이 원래 '불만족 Dukka' 이라고 설한다. 늘 극.. 2025. 7. 26.
희열(Ecstasy): 기쁨의 심리학 - 2025.5.4, 로버트 A. 존슨 지음 / 이주엽 옮김삶의 두 가지 확실한 상태는 고통과 권태이다. 그 중간 어딘가에 행복이 있겠지만, 행복이란 신기루와 같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고통에 대해서는 다들 어느 정도 익숙하다. 부풀어오른 자아상으로 인한 오만함과 이로 인한 욕망, 어리석음, 분노. 세상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유아적인 신경질. 불교관련 서적이나 종교적인 서적을 조금만 읽어도 이 고통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실행은 다른 이야기이고. 그런데, 다른 하나의 상태인 권태는 왜 권태가 발생하고 어떻게 하면 이 상태를 해결 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는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권태는 고통부터 해결하고 생각할 배부른 고민이라는 인식이 있지 않나 싶.. 2025. 5. 5.
캔 윌버의 '신' : A Sociable God - 2025.4, 캔 윌버/조옥경, 김철수 옮김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합리주의를 넘어선 자아발달의 이론'? 삶에는 내재하는 목적이 없으며, 절대적인 진리가 무엇인지 우리는 알기 어렵다는 실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은 목적과 의미를 상실한 오늘날의 삶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논리와 합리성만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의 끝은 최대의 생산성과 최대의 소비로 만족을 추구하는 삭막한 삶이다. 모두들 과거의 교조적인 종교를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물신적인 삶을 새로운 종교처럼 따른다. 이런 삶을 벗어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을까? 60년대 히피 운동이 추구했던 영성은 마약과 프리섹스로 끝나는 철부지들의 어설픈 반항일까? 종교는 과학적 합리주의가 없었던 과거 세대의 미성숙했던 관념으로 현대인은 돌아볼 필요가.. 2025.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