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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18

듄 신장판 리뷰 예전에, 아마도 30년 전 쯤?, 읽었던 듄은 그다지 인상 깊지 않았다. 워낙 오래되어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닥 재미가 없었달까? 듄 영화와 관련해서 다시 한번 신장판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워낙 디자인이 예뻐보여서 내용과 관련없이 안살 수가 없었다. 배달되어온 책을 보니... 오.. 이쁘다. 이건 내용을 떠나서 디자인 만으로도 살 가치가 있는 책이다. 표지 디자인이 참 예쁘네. 6권으로 된 책은 모두 표지가 별도로 되어있다. 1권은 노란색 표지이고, 2권은 주황색 이런 식으로 각권이 다른 색깔의 하드커버로 만들어져 있다. 하드커버 판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성의있게 만들어진 만듬새는 거의 처음인듯 싶다. 장르소설이지만 제본과 장정은 사회과학서 같은 느낌. 여하튼, 감동하면서 1권을 읽어보.. 2021. 2. 14.
The Player of Games - 2019.7, Iain M. Banks 어떤 것에 중독되어 있지 않은 상태의 삶이 가능한가? 도파민 경로(Dopaminergic Pathways)를 통해 중독이 발생한다면, 약하든 강하든 중독 되지 않은 삶이 가능할까? 도파민 경로는 삶을 유지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물이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이것을 너무나 효율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중독으로 가득 찬 상태가 되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을 확장하고, 주변 환경을 병합하고자 하는 본능은 가장 근본적인 중독이다. 중독과 건강한 생명 활동을 가르는 경계는 무엇일까? 이 소설의 주인공인 Gurgeh는 게임과 승부에 중독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너무나 평온한 현실에 불만을 느낀 영웅은 모험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 은하계 저편의 A.. 2019. 7. 18.
식스 웨이크 2019.5, 무르 래퍼티 지음 / 신해경 옮김 무엇보다 저 ‘휴고/네뷸러 파이널리스트’ 라는 광고문구가 이 책을 구매하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였다. 결과적으로 재밌는 있었지만, 새로움은 없었다. 식민지 개척 우주선에서 깨어난 여섯 명의 클론. 전 세대 클론을 누군가 모두 살해했고, 범인은 알 수 없다. 누구도 범인이 될 수 있는 상황. 깨어난 클론들은 남아 있는 단서를 조합해서 범인을 찾아내고, 경로를 벗어난 우주선을 고쳐야 한다. ‘스페이스 오딧세이’, ‘얼터드 카본’, ‘나이트플라이어’, ‘히페리온' 등을 뒤섞어서, 재치있게 뽑아내면 아마도 이런 소설이 나올듯. 꽤 흥미로운 설정이고, 무엇보다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재미가 있어 주말 동안 한번에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두번 읽을 일은 없는 소설.. 2019. 5. 29.
Seveneves 2018.7, Neal Stephenson 닐 스티븐슨은 훌륭한 이야기꾼 이라기 보다는 집요한 nerd에 가깝다는 인상이 있다. ‘크립토노미콘’ 이 대표적인데, 이야기 구조나 인물조형 보다는 이야기의 배경이라고 볼 수 있는 엄청난 분량의 사실들(가상의 사실들과 실제 과학 이론들을 망라한)이 가장 인상적인 작가이다. 이번 작품도 예외는 아니어서 두꺼운 분량의 소설임에도 그 분량의 대부분을 우주개발에 대한 이론과 작가가 구축한 미래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장광설로 독자를 지치게 한다. 그닥 멀지 않은 미래에 갑자기 달이 폭발한다. 그리고 조각난 달은 지구 궤도를 돌며 더욱더 작은 덩어리들로 분리되고, 수많은 달 파편들이 지구에 떨어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을 붕괴시킨다. 미리 이 사실을 예상한 인류는 그나.. 2018. 7. 18.
Consider Phlebas - 2017.9, Iain M. Banks 이상적인 미래 사회를 상상해보자.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결정은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가진 Mind라는 인공지능 컴퓨터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사회는 모든 자원의 희소성을 극복한 상태이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지 않다. 사회 구성원들은 합리적인 범위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는 일할 필요도 없고, 돈을 벌 필요도 없다. 단지 Mind를 통해 요청하기만 하면 된다. 인간들은 노동, 정치, 경제, 군사 등 많은 이슈들을 기계들에게 맡겨놓고 있다. 그들은 인생에서 중요한 다른 일들을 한다. ‘Besides, it left the humans in the Culture free to take care of the things that really mattered in life,.. 2017. 9. 17.
서던리치 3부작 - 2017.8, 제프 밴더미어 / 정대단 옮김 ‘Annihilation(소멸의 땅)’, ‘Authority(경계기관)’, ‘ Acceptance(빛의 세계)’ 로 이루어진 3부작 소설. 제프 밴더미어라는 작가의 이름은 자주 ‘뉴 위어드’ 라는 새로운 sf의 조류와 함께 언급되었기 때문에 친숙한 이름이였다. 사전 정보 없이 3부작을 한꺼번에 구매해서 2주 주말에 걸쳐서 읽어내려갔다. 이야기는 ‘x구역’으로 들어가는 탐사대로부터 시작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에서는 무언가 비합리적인 일들이 발생한다. 원인도 불분명하지만, 무엇보다 모든 것이 비밀기관의 통제 아래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조차 명확하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 주인공은 생물학자로서 동료들과 함께 12번째 탐험대의 일원으로 .. 2017. 8. 24.
안드로메다 성운 - 2017.8, 이반 예프레모프 지음 / 정보라 옮김 스토리는 지루하고 문체는 산만하다. 캐릭터들은 인간이라기 보다는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로보트에 가깝다. 심지어 눈을 잡아끄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없다. 이 책을 다 읽은 원동력은 구매하고 읽지 않은채로 라이브러리에 남겨진 책을 한권 늘리지 않기 위한 나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에르그 선장은 반박하고 싶은 마음에 얼굴을 찡그렸으나, 믿음을 가득 담아 그를 쳐다보는 황금빛 갈색 눈동자와 다정한 말에 져서 미소를 짓고 말없이 조종실을 나갔다.’ 러시아어의 특징인지 번역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명사 앞에 형용사로 수식을 하는 식의 문체로, 읽는 흐름이 끊긴다. 문장부터 이렇게 불친절한데, 플롯조차 흥미롭지 않다. .. 2017. 8. 5.
익스팬스: 깨어난 괴물 - 2016.7 제임스 S.A. 코리 / 최용준 옮김 최용준이라는 번역자의 이름을 보고 사전 정보 없이 구입해서 읽은 책인데, 무더운 여름 주말을 보내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였습니다. 이야기의 종류는 굳이 나누자면, 탐정소설 + 밀리터리SF + Firefly와 같은 류의 스페이스 오페라쯤 되어 보입니다. 중반 이후로 마지막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 한동안 지리한 전개가 이어지기도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 빠른 전개는 아닙니다. 인물 및 사건 묘사가 상투적으로는 묘사되는 부분이 있어서 읽는게 쉽지 않았지만, 결말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밌게 끝맺음을 하더군요. 번역은 1편이 두 권으로 나누어져되어있는데, 원서는 현재 5편까지 나온상태이고 6편이 나올 예정이네요. 2편을 읽는다면 원서로 읽어야.. 2016. 7. 31.
사피엔스 - 2016.6, 유발 하라리 지음/조현욱 옮김 특이점에 대한 빅히스토리적인 각주, 혹은 최근 SF 트렌드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 인류가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있다. 최근의 SF는 단순히 우주를 모험하는 활극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류가 과학 기술을 통해 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물질과 마음의 문제를 극복한 이후를 다루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예를 들어, 리처드 모건의 ‚다케시 코바치’ 시리즈에서 주인공은 (http://lectura.tistory.com/385) 항성간 통신망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업로드/다운로드 해서 새로운 육체로 갈아입을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culture 시리즈에서는 기술발전을 통해 물질적인 한계를 극복한 불사에 가까운 인류가 주.. 2016.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