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7 우석훈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서울 엘리트와 지방 토호 중심의 공고한 토건 복합체를 괴물이라고 한다면, 오늘날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이것이 바로 우석훈 교수가 이 책을 통해 답변하고자 하는 질문이다.
책머리에 우석훈 교수는 이 책에서 큰 희망을 발견하지 못할 것 처럼 이야기를 해 놓고는, 마지막 부분으로 가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가 개인적으로 희망을 보았던 나라가 스위스라는 것은 의외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교수는 시장의 수익률 법칙에 묶인 기업부문과 정치논리에 묶인 국가라는 영역과는 구별되는 호혜, 공정, 명예 등의 가치에 기반한 제 3부분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집사람이 최근 가입하여 훌륭하게 이용하고 있는 생협같은 것들을 우리나라 경제의 희망으로 이야기한다.
여기에 이르는 논리는 비교적 분명한 듯 싶다. 이미 일자리 창출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기업부문과 공공부분을 벗어나서 좀더 다양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으면서 종사원에게 열악하지 않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가 만들어져야 우리나라가 좀더 구성원들에게 온정적인 살만한 나라가 되지 않겠냐는 논리이다. 꼭 돈을 더 벌기 위해서라기 보다도, 이제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게 된 나라에서 사람들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답이라고 보여진다. 자본과 노동력을 투입해서 산출물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문화적인 다양성을 늘려서 고부가가치 경제를 만드는 것이 우석훈 교수가 생각하는 미래의 우리 경제이다. 이 차이는 어쩌면 청계천과 뉴욕의 ‘High Line(http://www.thehighline.org’의 차이가 아닐까. 물론 우교수가 모델로 삼은 나라가 미국은 아니지만...
이 책은 이러한 주장을 전개하기 위해 경제학의 아버지인 애덤스미스 부터 해서 최근의 신자유주의 경향이 득세하게 된 경제사적인 과정을 훓어주고,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모델에 대해서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이야기 해준다. 이런 배경 하에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가아야 할 방향에 대해서 넌지시 이야기해주는 식이다.
그 동안 내 생각과 달랐던 부분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경제학적 평가. 어렴풋이 우석훈 교수가 노무현식의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야 처음으로 구체적인 주장을 접할 수 있었다. 프레시안 이었던가? 인터넷에서 본 기사와도 일맥상통하는데.. 결국 노무현 정부는 삼성의 영향을 받아 정책기조를 잡았고 최소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이 부분이 패착이었던듯 싶다. 비록 완하시키기 위해 정책적인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노무현 정부 기간에도 양극화가 심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크게 반박하기도 어렵기는 하다.
순수한 ‘경제' 측면에서만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이면서 ‘사회’적인 측면을 모두 아우르는 통찰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우석훈 교수야말로 이 세대가 필요로 하는 경제학자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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