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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84

The Player of Games - 2019.7, Iain M. Banks 어떤 것에 중독되어 있지 않은 상태의 삶이 가능한가? 도파민 경로(Dopaminergic Pathways)를 통해 중독이 발생한다면, 약하든 강하든 중독 되지 않은 삶이 가능할까? 도파민 경로는 삶을 유지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물이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이것을 너무나 효율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중독으로 가득 찬 상태가 되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을 확장하고, 주변 환경을 병합하고자 하는 본능은 가장 근본적인 중독이다. 중독과 건강한 생명 활동을 가르는 경계는 무엇일까? 이 소설의 주인공인 Gurgeh는 게임과 승부에 중독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너무나 평온한 현실에 불만을 느낀 영웅은 모험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 은하계 저편의 A.. 2019. 7. 18.
Enlightenment Now - 2019.7, Steven Pinker 모더니즘과 계몽주의에 대한 길고 긴 찬사. 책의 소제목이 주요한 스포일러. 다양한 출처의 자료를 통해서 인류의 삶이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같은 역사적인 유례가 없는 번영은 이성, 과학, 인본주의, 발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세기 과학 혁명 이후로 인간은 물리적인 실체를 조작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물질적인 진보를 이룩하였다. 이렇게 달성된 진보는 전반적인 인류의 삶을 향상시켜 평균 수명, 건강, 행복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테러, 핵위험, 환경 오염, 급진적 종교의 부활 등 일상의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현실은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면밀하게 살펴보면 위협요인 중 어떤 것도 지금까지 이룩한.. 2019. 7. 3.
식스 웨이크 2019.5, 무르 래퍼티 지음 / 신해경 옮김 무엇보다 저 ‘휴고/네뷸러 파이널리스트’ 라는 광고문구가 이 책을 구매하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였다. 결과적으로 재밌는 있었지만, 새로움은 없었다. 식민지 개척 우주선에서 깨어난 여섯 명의 클론. 전 세대 클론을 누군가 모두 살해했고, 범인은 알 수 없다. 누구도 범인이 될 수 있는 상황. 깨어난 클론들은 남아 있는 단서를 조합해서 범인을 찾아내고, 경로를 벗어난 우주선을 고쳐야 한다. ‘스페이스 오딧세이’, ‘얼터드 카본’, ‘나이트플라이어’, ‘히페리온' 등을 뒤섞어서, 재치있게 뽑아내면 아마도 이런 소설이 나올듯. 꽤 흥미로운 설정이고, 무엇보다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재미가 있어 주말 동안 한번에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두번 읽을 일은 없는 소설.. 2019. 5. 29.
Man for Himself: An Inquiry into the Psychology of Ethics -2019.5, Erich Fromm 까뮈는 가장 중요한 철학적 질문을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에 대해서 철학적 질문을 하기 전에, 우선 살아간다. 그리고, 가끔 생각이 나면 그 가치를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들이 가진 삶의 지향은 물질적인 성취와 이를 통한 즐거움 추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점에 가서 잘 팔리는 책들을 살펴보자. 한편으로는 좋은 학벌을 쌓아 안정된 직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학습법 및 자기 계발서들과, 돈을 저축하고 이를 재투자해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조언해 주는 재테크, 부동산, 증권 투자서들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힘들게 쌓아 올린 부를 소비해서 즐거움을 얻도록 도와주는 여행지, 와인, 음식, 주택,.. 2019. 5. 12.
The Hacking of the American Mind 2019.3, Robert H. Lustig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현대인들은 행복과 즐거움(pleasure)을 착각하고 있다. 더 많은 즐거움을 가질 수록 행복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활 속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설탕, 카페인, 알코올, 담배, SNS, 초코렛 등은 모두 찰나의 즐거움을 위한 다양한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한 생각은 큰 착각이다. 뇌과학에 따르면 더 많이 더 자주 즐거울수록, 정작 행복을 느끼는 능력은 저하될 수 있다. 뇌과학을 차치하고라도 생활속에서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한 우리의 행동들은 장기적인 삶의 질 저하로 연결된다. 다양한 중독과 과도한 설탕 섭취로 인한 비만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장기적인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러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 2019. 3. 4.
세븐킹덤의 기사 2019.2, 조지 R. R. 마틴/김영하 옮김 떠돌이 기사, 맹약 기사, 신비 기사 등 세 개의 중편으로 이루어진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몇 백년 전의 이야기이다. 조지RR마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잘 만들어졌다. 흥미로운 전개부터 독자의 예상을 넘어서는 결말들까지. 현대 장르소설로서 이룩할 수 있는 완성도의 상한선에 다가선 작품들이 아닐까 한다. 한 가지 아쉬움은 세 편의 중편은 너무 짧아서 금방 읽어버린다는 점. 기사(Knight)라는 원형(Archetype)을 표현한 장르소설에서 신화를 읽어낼 수 있다. 특히나, 현대의 독자에게도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라면 그 주인공이 현대 원형 중 하나라고 해석 하는 것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덩크의 매력을 분석해 보면 실마.. 2019. 2. 27.
느릅나무 아래 욕망 -2019.2, 유진 오닐 / 손동호 옮김 리디북스의 ‘읽기’ 기능을 이용해서 출퇴근 시간 하루만에 ‘들은’ 책. 다음은 간단한 시놉시스. 배경은 서부가 아닌 시골 농가. 아버지 캐벗, 두 아들 시미언과 피터 그리고 이복 형제인 에벤이 살고 있다. 캐벗은 갑자기 집을 나가 세 번째 아내인 애비를 데리고 온다. 아버지가 죽고 나면 농장을 차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던 시미언과 피터는 실망하여 캘리포니아로 떠난다. 애비는 캐벗과의 결혼은 통해 농장을 소유하려고 하지만, 캐벗은 애비를 통해 다른 아들을 낳아 농장을 상속시키려 한다. 에벤과 애비는 사랑에 빠지고 이를 통해 애비는 둘의 아들을 출산한다. 하지만 애비가 자신을 이용해 아이를 낳아 농장을 소유하려 했다고 의심한 에벤은 그녀를 떠나려 하고, 이를 .. 2019. 2. 20.
피버 드림 2019.1, 조지 R. R. 마틴 / 이수현 옮김 이제는 SF 작가라고 하기에는 애매해진 조지 R. R. 마틴의 1982년도 작품. 리디북스로 구매해서 아이폰 리디북스 앱의 ‘듣기’ 기능을 이용해서 출퇴근 시간에 주로 들었는데, 2주간 출퇴근 시간의 지겨움을 없애주었다. Audio Book 시장이 거의 없다시피한 한국에서는 상당히 쓸만한 기능이다. 소설은 뱀파이어와 미국 미시시피 강을 오가는 증기선 이야기를 오가며 진행된다. 못생겼지만 강인한 증기선 선장인 ‘애브너 마쉬’와 아름답지만 강한 ‘조슈아 요크’, 그리고 나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오래된 ‘데이먼 줄리안’과 뱀파이어가 되고 싶은 추악한 ‘심술보 빌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영원에 가까운 세월을 살 수 있는 존재가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을.. 2019. 1. 30.
Everybody Lies: Big Data, New Data, and What the Internet Can Tell Us About Who We Really Are 2018.11, Seth Stephens 현대는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들의 욕망과 궁금증이 사회적 압력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표현되는 시대이다. 인터넷과 구글은 거대한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가능하도록 만들었지만, 역으로 사람들의 내밀한 마음에 대한 접근 역시 가능케 하였다. 이 책은 빅데이터와 데이터과학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사람들의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내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흥미로운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남자들이 자신의 성기 크기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쉽게 관찰 가능하다. 그렇다면 여자들은 스스로의 몸에 대해서 무엇을 걱정할까? 남자와 비슷하다고 한다면, 신체 사이즈에 관심을 가질 법하다. 하지만, 외의로 구글 검색을 통해 살펴본 바에 따르면, 여자들은 그곳의.. 2018.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