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2, 루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마일즈 시리즈로 유명한 부졸드 여사의 판타지 소설을 손에 들었다. 마틴 할아버지의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 5번째 편이 너무 오랫동안 지체 되고 있는 가운데, 웬지 중세시대 배경의 판타지 한편 읽고 싶던 차에, 완성도가 보장된 작가의 새로운 소설을 읽은 것이랄까. 결과는 대성공..

판타지이긴 하지만 용과 마법이 난무하는 황당한 설정이 아니라 아주 현실적인 경제적, 정치적, 신학적인 배경 위에 엮이는 이야기이라는 점은 '얼불노'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chalion의 궁정암투나 중세시대 봉건제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 세밀하게 묘사되어 마치 한편의 역사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다 읽고 나서 위키피디아를 읽어보니 이 소설에 나온 인물과 사건들이 15세기 카스틸라와 아라곤의 합병을 이끈 이사벨라 여왕의 삶과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흠.. 나도 읽고나서 그걸 생각했는데 역시 그랬군.

재밌다.신분제가 철저한 중세시대 배경에서 바닥까지 떨어진 몰락한 귀족이 다시 계급제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도재밌고,늑대 소굴 같은 궁정암투를 피해나가는 것도 재밌고.. 하지만, 정작 중심 테마인'다섯 신'에 대한 신학적인 이야기들은 그냥그냥... 아주실질적으로 현실에 개입하는 가상의 신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안 간달까? 뭐 이러든 저런든...

연달아서 후속편인 'Paladin of Souls' 를 읽으려다가 후속편의 주인공이 1편에서는 조연에 그쳤던 Ista 라는 점과. 또 마일즈 시리즈에서 보듯이 후속편에서 전편에서 기대했던 바를 넘어서 많이 새로운 소설을 선사하는 작가의 전력을 볼때. 1편을 기대하고 볼 소설이 아니라는 생각에 일단 정지. 자체로 분명 훌륭한 소설이겠지만, 다시 한번 판타지가 읽고 싶어지면 도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