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
신시아 브라운

'자연과 인간, 과학과 역사를 아우른 진정한 통합적 지구사' 라는 거창한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다. 기존 세계사 개론과 다른 점을 찾아 보자면..

1. 빅뱅으로 대표되는 우주의 시작시점부터 서술하여, 생명의 탄생 및 진화와 같은 과학적인 주제들을 포괄한다.
2. 역사시대 이후로 넘어온 뒤에도 기존 유럽 중심적인 서술에서 벗어나 가급적 전세게적인 시점으로 당대의 역사를 서술하려고 한다. 예를 들자면, 기존 유럽 중심으로 바라보던 중세시대를 중세시대로 서술하지 않고, 유럽은 변두리였으며 오히려 몽고의 원제국과 당나라를 거쳐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시대로 해석하는 점 등이 새롭다.
3. 현대사까지 서술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한계'로 대표되는 로마클럽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지구와 인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고 있다.

일단 1번 사항에 대해서는 의도는 좋지만, 다소 뜬금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세계사와 물리학, 생물학을 통합적으로 보았을때 어떤 새로운 관점이 생겼는지 잘 모르겠다. 시도 자체는 새롭지만... 글쎄, 인간이 수렵, 채집생활에서 중앙집권적인 사회체제로 변화한 것에 대해 빅뱅이 영향을 미쳤을것 같지는 않은데... 과연 이걸 같은 층위로 놓고 볼 필요가 있을까? 비교의 단위도 상당한 차이가 나고.. 이 부분은 다소 억지스럽다는 느낌.

2번 사항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들 수 있고, 상당히 괜찮은 시도로 보인다. 물론 이렇게 접근하면.. 아무래도 세계체제론과 겹치는 부분이 좀 있는데, 그것보다는 훨씬 난이도가 낮다고 할까. 이 자체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접근방법인듯 싶다. 최소한 유럽과 아시아는 로마시대 이전부터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총, 균, 쇠'에서 나온 이야기 중에 반복되는 것들이 꽤 있는데, 참고문헌에 보면 총균쇠 이외에도 많은 논문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총균쇠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면도 있다.

현재의 인류가 미래에도 생존하기 위한 조건들이 재미있다. 평균적으로 가구당 아이를 2인 이하로 유지하고 산업성장은 제한하면서 기술은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면 전세계 인구가 유럽의 빈국 수준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대안인 셈이다.

관련해서.. 병행해서 읽고 있는 '유러피언 드림' 에서는 과연 미래 삶에 대해 어떤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지 궁금해 진다. 또 읽어야지... ^^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