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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8, 리아콰트 아메드
2008년 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역사에서 일어난 전혀 새로운 사건이었을까? 역사에서 답을 찾아보자면.. 이미 20세기 초에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그 유명한 대공황이 바로 그 주역인데..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되돌아보자면, 1차 대전 이후 서구 세계에 유효수요가 부족해서 디플레이션이 시작되었고 결국 이게 공황으로 이어졌으며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에 의해서 그 끝을 보았다고 하는 것이 대략적인 대공황에 대한 사전 지식이다.
하지만 역시 경제 및 금융과 관련된 사건이다 보니 깊은 이해를 갖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그 당시 활약했던 4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앙은행장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드라마틱했던 역사의 한 토막을 보여준다.
책 내용을 정리해 보자.
- 1차 대전 후 승전국의 독일 배상금에 대한 요구는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
- 지나친 배상요구에 눌린 독일 경제는 전후 그 활력을 되찾지 못했고, 기록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기록했으며, 결국 정치체제의 불안정을 가져와 히틀러가 집권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 1차 대전 이후 세계 경제의 근본적인 불균형은 바로 금이었다. 전쟁을 치르는 동안 유럽 제국의 금이 미국으로 옮겨갔고, 이의 결과로 미국은 금이 넘쳐나고, 유럽은 금이 부족하게 되었다.
- 금이 금융체계의 족쇠가 된 이유는 그 당시 화폐의 가치를 금으로 뒷받침 해야 한다는 이론이 정설로 통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문에 경제체계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통화가 돌지 않아 주기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지기는 했지만, 적어도 통화 가치의 기반은 확고하게 할 수 있었다.
- 충분한 통화를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 영국이 가진 딜레마였다. 통화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에 파운드화는 고환율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영국의 수출은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고, 경기는 활력을 잃었다.
- 미국은 호황과 넉넉한 금보유고로 인해 증시가 거품을 키워나가게 되었다.
- 1928년 독일의 경기가 불황으로 빠져들었다->1929년 미국의 증시가 대폭락하다->1930년 연속적인 은행 공황이 미국을 휩쓸었다->1931년 여름에는 유럽의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었다.
이 책은 그 당시 공황은 불가피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으며 오늘날의 연준처럼 중앙은행들이 빠르게 대응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으리라 보고 있다. 당시 경제를 다루는 정부관리들은 오늘날과 같은 전문적이고 세심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고 오판을 자주 저질렀으며 이러한 오판이 결국 20세기 초반의 대공황이라는 사건을 불러들였다는 이야기이다.
과연 그럴까? 재작년에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결단력 있는 정부관료 및 중앙은행장들에 의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건인가? 아직은 현재진행형이므로 이에 대한 결론은 지금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재작년에 대규모 금융시스템 붕괴는 피했더라도 그에 대한 댓가로 장기간에 걸치 전세계적인 디플레이션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하면, 20세기 초의 대공황도 당시 금융가들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그 당시 위기는 파국으로 부터 막아낼 수 있었다고 해도 그 부담으로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 수 있지 않았을까? 오히려 그 당시 대공황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 보면 비교적 빠른 회복이 가능했던것은 아닐까? 일부에서는 진정으로 그 당시 대공황을 해결한 것은 2차 세계대전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오늘날 위기의 근본은 경제시스템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버블이다. 미국의 경우 신용이 부족한 개인들에게 융자를 주어 받은 모기지론을 복잡한 이론으로 유동화해서 만든 거대한 버블이 문제가 되었고, 여전히 온전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 아파트라는 거대한 자산버블이 여전하고... 중국 역시 지나치게 빠른 경제 성장으로 부동산에 꽤 큰 거품이 있다고 알려져있다. 유럽의 경우는 이미 드러났듯이 취약한 국가재정 등의 문제가 있고...
대공황 당시의 버블은 무엇이었을까? 미국의 경우 과도한 주식시장, 영국은 실제 경제위상에 걸맞지 않는 고평가된 환율과 자본 거래의 취약성? 무엇이 되었든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당시 중앙은행장들이 좀더 잘 대처했더라면 대공황이라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재미없을 만한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4인의 중앙은행장이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바라본 '금융의 제왕' 은 괜찮은 책이었다. 재미있어서 밤을 지세우게 만드는 책은 아닐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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