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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a

[책읽고정리하기] 밀레니엄

by 중년하플링 2010. 8. 23.

밀레니엄 1 (상)
스티그 라르손 저/임호경

- 2010.8, 스티그 라르손

책 디자인 덕에 내용에 비해 잘 팔린 책이 있는가 하면, 덜 팔린 책도 있는 법. 바로 이 책이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영문 제목은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인데, 올봄에 홍콩으로 여행갔을때 현지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시리즈가 나란히 올라갈 정도로 인기 있는 책이다. 현재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리스트(http://www.nytimes.com/pages/books/bestseller)를 보면 하드커버, 페이퍼백 할것 없이 픽션 부문에서는 이 소설이 모두 1위인 책이다. 출판년도를 생각하면 대단한 책이라고 할 수 밖에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베스트셀러 순위는 말할 것도 없고 책 좀 읽는다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듣보잡'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을 아닐듯 싶다. 그 이유의 상당부분은 저 '?P' 소리나는 한서린 여자아이의 시선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좋게 봐도 이 책의 한글판 표지는 정말 아니지 싶다. 등장인물과의 연관성도 확실치 않은듯 싶고...

여하튼, 유명한 책이라서 잔뜩 기대를 하고 펼쳤다. 주중에 읽기 시작하면 갑갑증이 일까봐 토요일 오전부터 읽기 시작해서 일요일 밤에 상,하 권을 모두 끝냈다. 읽고 난 뒤 감상? 역시 명불허전... 추리소설로써도 스웨덴이라는 다소 낯선 나라를 알기 위한 책으로써도 만족스럽다. 다빈치코드 같은 컴퓨터게임 소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인물조형.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 읽는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비밀까지도... 시리즈가 계속 될 수록 단순한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점점 복합적인 형태로 플롯이 발전한다고 하는데, 당연히 2,3권도 확보되는대로 읽어 줄테다.

이런 책이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먹힌 이유가 뭘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독자들의 거부감? 이 책을 단순한 추리소설로 보는 것은 하루키의 책을 야설로 취급하는 것 만큼이나 편협한 평가이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서 시작되었지만 장르의 틀을 뛰어넘은 복합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경제기자의 사회적인 의무에 대한 설명이나 주식시장 폭락이 경제에 미치는 여파에 대한 언급 등은 웬만큼 새로운 시각을 견지하는 인문서에서도 접하기 힘든 주장이다. 또 소설에서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비교적) 자유로운 성관념이나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들은 스웨덴이라는 사회를 통해 완고한 우리나라의 윤리를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셉션 같이 잘 짜여진 블록버스터를 보는 즐거움을 책을 통해 경험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권한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