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에서 '12억의 기억'님 글 퍼옴.
개인적으로 동남아 여행이 가고 싶은데, 이런저런 주위 사정으로 지나친 과소비가 아닐까? 해외 돈퍼주기가 아닐까? 고민하다가 이 글을 읽고 해답을 얻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산업경쟁력 강화라고 해서, 교육, 의료, 레져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서 우리나라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퍼주는 돈의 2/3만 국내에서 사용해도 전체 GDP가 1% 늘어난다는 그런 뉴스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요, 아래 글을 참고해보면 (적어도) 레저 분야는 좀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봐야할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교육은... 사실 우리나라 교육이 제대로 선다고해서 해외(주로 미국)에 나가지 않겠는가? 하는 의문이 좀 있구요.
의료는 제대로만 되면 굳이 외국나가지 않겠지만, 우리나라가 취하고 있는 보건의료 정책을 고려해볼때 일부 부유층들이 만족할 만한 의료서비스가 가능할지는 좀 의문입니다.
1.일본이 잘 되는 건 좋은 일이다
통상 이웃나라가 잘 사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서로인접한 A국과 B국이 있다고 합시다. A국의 국민소득이 어떤 이유로 높아지면,A국의 수입은 늘어나게 됩니다.소득이 늘어나면 소비도 늘어나고, 그 소비중에는 수입품에 대한 소비도 포함되기 때문이지요.
이제 A국의 수입이 늘어난다는 것은 B국 입장에서는 A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난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고, 수출이 늘어나면 B국의 국민소득도 따라서 높아지겠죠. 이제 B국의 소득이 늘어났으니, 반대로 A국의 수출이 늘어나고, 그 결과 다시 A국의 국민소득이 늘어나게 되고... 이런 식으로A국과 B국은 서로 사이좋게 성장의 선순환을 맞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학자들의주장이기도 하구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일본이 잘 되는 건 우리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일본의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우리의 대일 수출도 따라서 늘어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에게"독일을 본받아라"라고 했다는데, 그것이또한 일본이 잘 되어서 그 덕을 우리나라도 함께 나누자는 정말선의(善意)로한 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일본이 잘 되었으면 좋겠구요.
잘 되기 위해선 먼저 정신차려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혹시 일본인이 제 글을 본다면, 깨우치고 고쳐나가기 바랍니다.
2.일본 잘 되도 별로 좋지도 않더라
서유럽의 나라들은전반적으로 다 잘 삽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나라들이야 자국내에 훌륭한기업들을 많이 갖고 있으니 당연하다 하더라도, 사실이탈리아, 스페인 같이 별로 산업경쟁력이 없는 나라들도 잘 삽니다. 이건 참 이상한 일이기도 한데요.
사실은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나라들은잘 사는 이웃나라를둔 덕을 보는 것입니다. 산업경쟁력이 높은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나라의 국민들이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물건을 사 주고,그 들 나라를 방문하여 돈을 써 주는 덕분인 거죠.
미국의 이웃나라인 캐나다도 비슷한 사례라 할 겁니다.캐나다 기업중 생각나는 것은 별로 없지만, 부자 이웃 미국인이 캐나다에 공장 세우고, 캐나다여행가서 돈 써주고, 캐나다 물건들 사 주는 덕분으로 높은 삶의 질을 누리는 거죠.
그런데, 아시아는 좀 특별합니다. 일본이라는 세계 제 2위의 경제대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나라들은 전반적으로 가난합니다. 이웃 일본이 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한민국을 비롯한 아시아여러 나라들이 받은 혜택은 이탈리아나 캐나다가 받은 혜택에 비해 턱 없이모자라는 것 같습니다.
"이웃나라 잘 되면 좋다"는 것이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잘 되었으나, 일본의 이웃나라는별로 좋지도 않았지요.
3. 혼자 잘 살고자한 일본
메이지 유신이래 일본의 국가목표는 "부국강병"이었습니다. 사실 부국강병 이론의 원조는 유럽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를 연 이래 유럽 각국이 봉건제에서 "절대왕정"으로 넘어가고, 각 나라들은 "중상주의(重商主義)"를 채택하게 되는데요. 이 중상주의가 일본식 부국강병의 원조라 할 수 있습니다.
중상주의는 무역과 상업을 발전시켜서 국가에서 금(=화폐)을 많이 획득하고, 이렇게 모인 금으로 강한 군대를 육성해서, 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또다시 경제적 이권을 획득하자, 뭐 이런 건데요.당시 여러나라가국가의 존망을 걸고 서로 다투었던 유럽의 현실속에선 어느정도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하겠습니다.
어쨌든, 중상주의나 부국강병의 경제적 목표는 보다 많은 금을 획득하는데에 있습니다.돈이 많은 사람이 부자이듯이, 나라와 나라사이에는 금이 바로 돈이었으니 말입니다. 아울러,현재는 달러화가 금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상태이구요.
국고에 금을, 또는 달러를 많이 쌓아놓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다른 나라에 쳐들어가서 뺏어오든지, 아니면 수출은 많이하고 수입은 적게해서 외국의 금을 가져와야 합니다.지금으로써는 침략은 대안이 안 될테고, 무역수지 흑자를 늘리는 것이현실적인 방법이 되겠지요.
그리고 일본은 패전이후 경제를 일으켜서수출은 최대한으로 늘리고, 수입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다시금 부국강병의 길을 가게 되구요. 이렇게 백수십년을 지내다보니 일본인에게있어 수출은 지고지선한 선(善)이요. 수입은 절대 피해야 할 악(惡)이 되어 버립니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이 지속적인 시장개방 압력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입품은 일본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는 상태입니다. 더 싸고 더 품질좋은 수입품이라도 말입니다.
이렇듯, 아무리 잘 살아도 이웃 나라 물건을 사 주지 않으니, 일본이 아무리 잘 되어봐야 이웃 나라들은 별로 덕을 못 보는 이상한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거죠.이러니 우리나라의 대일적자는 해소될 기미조차 없고, 일본의 국고에는 달러가 쌓여만 가게 됩니다.
"국가는 부자인데 국민은 가난하다는" 일본, 부국이 되기는 하셨는데...
달러 그렇게쌓아 놓으니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
4. 엔화 블럭을 만들고자 했던 일본
1980년대 일본 경제의 최전성기 때 마치 세계를 다 사버릴 것만 같은 기세였던 것은 다 기억하실겁니다. 달러가 넘쳐서 주체를 못하던 당시 일본이야심적으로 추진 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엔화 블럭"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엔화를 달러화와 같은 기축통화(외환거래시 결제수단이 되는 통화)로 만들고자 한 것이었는데요. 사실 기축통화국이 되면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자기네 통화가 결제수단이 되는 만큼 환위험이없어지구요.IMF 외환위기 같은 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달러를 발행하는 미국과 유로화를 만들어 낸 유럽 나라들이 이런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구요.
1980년대에는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는 정책이었습니다.당시 일본과 우리나라간의 무역도 활발했었고,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같은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도 직접투자나 무역등으로엔과 관련된 거래가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결과는? 실패했죠. 자기네 물건 수출만 왕창하고 수입은 해주지 않으니 다 들 대일적자 상태인데다가, 전후 독일이깨끗하게 사과하고 배상한데 비해, 과거를 사과하지도,반성하지도 않으니, 전 아시아인들이 "엔화 블럭"에서 "경제적 대동아공영"의 냄새를 맡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아시아권 국가들은 달러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했고,달러화에 연동되는 환율정책을사용하다가 1997년 IMF 위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잽싸게 아시아에서 손을빼버렸고, "위기때 도와주지 않은 자"가 주도하는 "엔화블럭" 따위는 다시는 얘기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구요.
반면, 독일은 잘못된 전쟁을 깨끗이 사과하고 반성하고 배상함으로써, 서유럽 다른 나라들의 친구가 다시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유로화"가 탄생하고 지금의유럽연합(EU)이 있게 된 것입니다.이제 지금 기축통화 "유로화"와경제공동체"EU"의 혜택을 독일과 그 이웃 나라들은 같이 누리고 있는 것이구요.
반면, 일본과 우리를 포함한 이웃 아시아 국가들은 EU가 누리는 ㅇ런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구요.
뭡니까? 이게, 일본 나빠요.
5. 여전히 제 무덤을 스스로 파고 있는 일본
사실 지금까지 해 온 제 얘기들이 저만이 알고 있다든지, 오랜 연구를 통해 나왔다든지 하는 그런 특별한 얘기는 아닙니다.서구인들의 경제관련 저작에 되풀이 반복되어 나오는, 다소 상식화된 얘기입니다.
근데, 이상한 건, 왜 이런 얘기가 일본내에서는 나오지 않느냐 하는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에는 지성인이 없다"고 했다던데, 참으로 답답한 노릇입니다. 알면서도 그러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 ㅉㅉ
최근 몇 년동안 일본 지도층의 행태를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입니다.
독도를 지들 땅이라 우기지를 않나(러시아, 중국과도 영토 분쟁 중입니다)
일본은 침략한 적 없다는 망언을 해대지를 않나
수상이란 자가 전범이 누워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나
여전히 미국에게 빌붙고 이웃 아시아인을 멸시하지를 않나
좋습니다. 10년전만 하더라도 이웃 아시아인과 친구하지 않아도 별 탈 없었습니다. 국민소득 천불도 안됐던 중국인, 인도인등 아시아인들이 뭔 돈이 있어서 일본의 자동차를 사고, 일본의 가전제품을 사겠습니까? 친해봐야 별로 도움도 안되었겠죠.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180도 틀려졌습니다. 이미 중국은 연간 507만대의 자동차가팔리는 세계 3위(미국 1,730만대, 일본 585만대, 우리나라는 112만대로 세계 13위)의 자동차 소비국입니다.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도이미판매대수 100만대를 훌쩍 넘겨버린 상태입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시장 점유율은 10위권(?) 정도 될테지만, 중국, 인도, 러시아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입니다. 반면 도요타나 혼다는? 이 들 나라에서 완전히 헤매고 있지요.
지금 세계는 이웃나라들끼리 경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유럽에는 EU가 있고, 북미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있습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남미를 하나로 묶을 계획을 갖고 있구요.아시아에도 이런 흐름은 반드시일어날 겁니다. 역내 자유무역체제는 서로에게 득이 되니 말이지요. 그런데,일본이 계속 이런 식이면 아시아인들이 일본을 끼워주겠습니까? 일본은 아시아의 왕따가 될지도 모릅니다.
일본은 지금 자기 무덤을 제 스스로 파고 있는 겁니다.
미운 정도 정이라고, 혹시 일본인이나 일본의 지성인들이 이 글을 보게된다면, 우리 한국인처럼 목숨을 걸지는 않아도 좋으니, 제발 좀 말려 보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제발 좀 독일에게 배우고, 우리 대한민국에서 배우세요.
에휴~,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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