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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a

[책읽고정리하기] 노동의 미래-로마클럽보고서

by 중년하플링 2005. 11. 23.

80:20의 노동사회는 이제 목전에 다가온듯 하다. 즉 전체인구의 20%에 해당되는 사람들만 생산적인 활동에 참여하고, 나머지 80%의 사람은 무위도식하며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잉여인력이 되는 시대인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미 선진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관찰가능하다. 수출이 호황이라고는 하지만, 정작 매년 생기는 신규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공급능력이 소비능력을 훨씬 앞지르는 수출주도형 국가에서도 상황이 이럴진데, 과연 자체적으로 생산/소비하는 국가에서는 이 일자리 부족/수요 부족문제가 얼마나 심각할까? 이 같은 현상의 배후에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있든, 세계화의 음모가 있든 넘치는 공급능력에 비해 느리게 증가하는 수요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것이다.

제레미 레프킨의 '노동의 종말'에서 제기한 문제점은 로마클럽보고서인 '노동의 미래'에서도 정확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0:20사회에 대한 설명이 명시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오늘날의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점의 배후에 이러한 현상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노동의 미래에서는 현대 산업사회를 농업혁명, 공업혁명에 뒤이은 서비스 혁명의 시대로 정의하고, 사회에서 생산되는 재화의 가치가 단순한 GDP로 측정가능한 공장생산물뿐만이 아니라, 그 재화에 투입되는 R&D, 기획, 분배, 저장 등의 서비스까지도 모두 포함한 성과의 측면에서 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의 측면에서 오늘날의 생산성을 정의할때 화폐로 교환되는 노동만이 아니라, 화폐로 측정가능하지만 시장에서 교환되지 않는 노동(주부의 가사노동, 조부/조모의 육아 등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진정으로 사회 전체의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노동의 미래에서 제시하고 있는 해결책은 거칠게 요약하자면...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주당 20시간 정도의 노동기회를 보장해주는 것이다. 물론 지금과 같은 형태의 전일제 고용형태도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공존시키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위에서 이야기한 화폐로 측정가능하지만, 교환되지 않는 형태의 노동을 권장 하는 방안이다.

이와 같은 해결책은 분명 상당히 인간적이면서도 좌파적인 접근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지금도 일부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모든 사람의 최저생계비 보장 등의 제도와도 어느정도 유사성을 갖고 있는 제도이긴한데, 과연 현실적으로 채택될지 모르겠다. 또 개별 국가적으로는 이와 같은 해결책이 가능하다 해도, 전 세계적으로 봤을때도 마찬가지로 가능할까? 이 역시 좀더 고민해봐야할 문제이다.

생산성의 비약적인 향상에 따른 일자리 부족문제. 분명 앞으로 다가올 세계의 앞에 놓인 시급한 문제점인것은 분명하다.

책 자체는 무척이나 난삽한 설명과 중언부언으로 읽기가 쉽지 않았다. 빌려 읽은 책이었기에 망정이지 내 돈 주고 사 봤으면 좀 아까웠을듯...책 곳곳에 함께 고민해봐야할 꼭지들은 많아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점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