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엘리자베스 워런, 아멜리아 워런 티아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 갖게되는 심각한 고민은 바로 주택과 교육문제이다. 집을 살것인가, 전세를 유지할것인가? 아이의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가? 유치원을 보내는데 어떤 유치원을 보내야 하는가? 이 문제들은 앞으로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이기도하면서, 재정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맞벌이의 함정은 이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의 중산층(4년제 학위를 갖추고, 자기집을 소유하면서 자동차를 유지하고 일정 수준의 이상의 소득이 있는 계층이라고 대략적으로 정의되고 있다.)의 파산율이 급증하고 있단다. 그런데, 그 중에서 외벌이 가정보다 맞벌이를 하는 가정의 파산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하고 있다. 이상하다?? 혼자버는것 보다 둘이 벌면 소득이 더 높은데 왜 파산율이 높아질까? 이러한 의문에서 이 책의 저자들은 연구를 시작했다.
간략하게 책의 내용을 정리해보자..
위에 이야기한 문제를 다시 한번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최근의 맞벌이 가정이 과거의 외벌이 가정보다 재정적으로 더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소득은 더 늘었으나, 고정비용(모기지, 교육비, 자동차 유지비, 의료보험비용 등등) 은 더 많이 늘어서 결과적으로 가처분 비용 및 저축이 줄어 들었고, 이는 결국 가정이 맞게 되는 다양한 위기상황(갑작스런 해고, 질병, 사고, 등등..)에 대처할 만한 재정적인 여유를 줄여 더 많은 가정이 파산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내 몰린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이해할만한다. 자 그럼 그 다음...
그렇다면 오늘날의 가정들은 왜 고정비용이 늘었는가? 저자들은 여기에서 '주택구입 및 교육'을 가장 큰 요소로 들고 있다. 미국 교육재도의 문제점 때문에 많은 중산층 가정이 자녀교육을 위해 주택구입에 더 많은 돈을 들이게 되었고, 이는 곧 경매상황과 유사하게 되어 쓸만한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되는 악순환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다.. 오호라. 딱 우리나라 강남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근데 우리나라 강남에 사는 중산층(?)도 파산이 많나? 그건 아닌것 같은데.. 일단 넘어가고...
미국의 중산층 가정들은 추가적인 지출은 늘어났고, 이에 더불어 신용법의 개정으로 과거보다 훨씬 큰 부채가 가능해져서 결과적으로 혼자서 벌어 쓰던 옛날 보다 오늘날 재정적으로 더 취약해 졌다는 결론이다. 전체적으로 저자들의 논리는 이해할만하다. 우리나라의 현 실태도 저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약간의 시차가 있는것으로 보인다고 해야 하나?
그럼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나?
1. 당신의 가족은 한쪽 소득없이 살아갈 수 있는지 확인하라
2. 고정비용을 줄 일 수 있는가?
3. 자녀를 갖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3은 충격적이지만 말 그대로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저하는 괜히 생긴 현상이 아니란 말이다. 과거에는 아기를 언제 그만 낳을것이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아기를 낳을 것인지가 고민이다. 정부는~~~ 우리 부부가 아이를 낳아야 할 이유를 보여달라! 별다른 정부지원 없이도 둘째씩이나 가지고 있는 부부들은 참으로 애국자인것이다. 우리 부부도 하나는 있으니 기본책무는 충분히했다고 봐야하나?
2번은 가계운영에 있어서 참 중요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욕심을 내서라도 좀더 좋은 집에 살면서 추가적인 지출을 아껴서 혹은 부부가 함께 벌어 빚을 갚아나가려고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는 것은 재정의 유연성을 떨어뜨려 좀더 큰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재정적 위험을 줄이려면 차라리 좀 작은 집에 살면서 고정비용을 줄이고, 남는 돈으로 여유롭게 사는 것이 낫다고 충고하고 있다. 아 그러고 보니.. 맞벌이의 위험성은 오늘날 회사들이 겪는 유동성 함정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든다. 회사의 사업자체는 꾸준한 수익이 있지만, 단기간의 현금부족으로 망하는 회사들 말이다.
다시 개인적인 이야기로 돌아와서... 내가 주택구입과 관련해서 느끼는 고민도 바로 위와 같은 부분이다. 현재 주택가격이 꽤나 올라서 모기지를 안고 주택을 구입할 경우 앞으로 상당 기간을 추가적인 저축은 생각도 못하고, 대출을 갚아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될까?
주택가격이 올라가고 신용한도가 높아지는 모든 것들이 결국은 소득분배 보다는 신자유주의에 따른 효율성 증대에만 관심이 있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의 여파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분명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도 미국의 판박이가 되는것 아니냐는 우려도 생긴다. 현 정부 정책이 좌파적이라는 개가 풀뜯어 먹을 소리는 무시한다 해도, 현정부 정책이 유지될 경우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는 집값(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아파트값),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늘어가는 교육비(대학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사교육비를 생각해보라). 돈을 모으기 위해서가 아니라 파산하지 않기 위해선 이런 고민을 해야 한다. 나보다 소득이 적지만, 결혼안하고 애 안 낳은 녀석들의 삶이 오히려 여유로운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참.. 사는게 만만치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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