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고정리하기] 자본주의 역사 강의

- 2008.11 백승욱

세계체계분석의 등장 이유와 개요, 주요 학자들의 결과물을 정리한 개론서이다. 아날학파의 거두 페르낭 브로델에서 칼폴라니 그리고월러스틴과 아리기로 이어지는 주요 이론가들의 이론을 소개하고 장점과 단점을 정리하였기 때문에 세계체계라는 분석틀에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랄까.

 장점 : 세계체계분석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단점 : 강의듣는것 같다. 좀 따분한 면이 있다.

이책을 통해서 지오반니 아리기라는 새로운 저자를 만났다. 월러스틴의 세계체계론을 보면서 자주 든의문이 헤게모니 국가의 흥망과 관련된 콘트라티에프 주기인데.. 내가 알기로 이 주기 이론은 현상에 대한 설명은 어느 정도해주지만, 그 작동원리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여 이론이라고 부르기에 다소 무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을월러스틴은 그냥 넘어간다. 물론 세계-체계 분석에서 헤게모니의 순환이라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닐지라도 읽으면서 궁금증이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었다. 이 책을 통해서보면 아리기는 헤게모니의 순환에 대해서 이론화를 시도한 모양으로 선도적인 산업의 등장에 따른 이윤축적의 증가로 이야기 할수 있는체계적 축적순환이라는 분석을 제시한다. 향후 추가적으로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아리기의 저작이 몇개 올라갔다. 아쉬운 점은번역서는 별로 없고 대부분 원서라는 점...

또 한가지 알게 된 사실은 페르낭 브로델의 그 유명한 '자본주의와 물질문명' 이 세계체계 분석의 전사라는 점이다. 브로델은삼층도식이라는 틀로 자본주의를 설명하였는데,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자본주의 문명은 물질문명, 시장경제, 자본주의라는 각각독립적인 층위로 분리되어 있으며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동일하지 않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 부분 역시 좀더 파고들 필요가 있는분야인듯 싶다.

다음은 1강과 2강 내용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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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강 '페르낭 브로델과 세계체계 분석의 전사' 요약

 

 브로델은 자본주의에 본질적이거나 고유한 장소는 없다고 주장한다. 통상적인 견해에 따르면 자본주의의 본질은'생산'이겠지만 브로델은 이를 비판한다. 여기서 우리는 자본주의가(생산뿐 아니라 유통과 금융의 영역까지) 여러 영역을 옮겨다닌다는 것과 생산의 영역을 장악했을 때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가 하는 두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해야 한다. 그 점에서 마르크스와브로델은 보완적일 수 있다.

 브로델의 역사서술은 중첩된 복수의 시간대 속에서 전개된다. 브로델에게 핵심적 시간대는 장기지속과 콩종크튀르이다. 이런브로델의 역사서술은 '모델'을 구성하는데, 모델은 배에 비유할 수 있다. 잘 구성된 모델은 바다에 나갔을 때 가라앉지 않고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지속의 시간대를 벗어나면 모델은 난파한다. 모델과 배의 난파, 이것이 브로델이 던지는유한한 이론으로서의 역사서술이라는 문제의식이다.

 브로델은 물질문명, 시간경제, 자본주의라는 삼층도식으로 세계경제로서의 근대자본주의를 분석한다. 삼층도식은 자본주의에대해 여러 가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첫째, 자본주의는 세계경제 차원에서 독점을 향한 경쟁으로 이해된다. 둘째, 일종의계서제가 자본주의 내에서 만들어진다. 셋째, 세계경제 차원의 독점(즉, 자본주의)은 국가 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치와 경제는융합되어 있다. 넷째, 자본주의는 뛰어난 변신성과 유연성을 갖는다. 자본주의는 높은 이윤을 낳을 수 있는 영역이 바뀌면 그에상응해 대자본가가 장악하는 영역 또한 바뀌는 변신성을 고유한 특성으로 갖는다. 금융화의 논리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제 2강 '칼 폴라니와 세계체계 분석의 전사' 요약

 근대자본주의 비판가로서의 폴라니는 19세기 영국 헤게모니 하의 국제질서 구도가 백년평화, 금본위제, 자기조정적시장경제, 자유주의국가라는 네 가지 구도를 통해 유지됐다고 말한다. 폴라니에 따르면, 이 구도 속에서 자본주의가 생산을 자기영역으로 장악하게 되자 노동, 화폐, 토지라는 허구적 상품이 등장했다. 특히 기계의 도입은 노동과 토지라는 생산요소가 시장에서상시적으로 과잉공급되어야 할 필요성을 낳았고, 노동력의 상품화 과정에는 매우 강제적인 국가의 개입이 필요했다. 노동력은 국가가실시한 '기아의 규율'을 통해 상품으로 형성될 수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들어 사회를 파괴하는 자기조정적 시장경제의 힘이 커짐에 따라 자기조정적 시장경제는 나머지 세가지 틀을 잇달아 위기에 빠드리게 됐다. 폴라니는 이처럼 자기조정적 시장경제의 폭주가 시작되자, 사회의 자기보호라는 이중운동이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20세기 들어와 사회의 자기보호라는 이중운동은 파시즘, 사회주의, 뉴딜이라는 세 가지 대응을만들어냈는데, 그 중에서 점차 뉴딜의 길이 우위에 서게 되지 비로소 20세기 미국 헤게모니의 토대가 형성됐다.

 이렇듯 19세기라는 '역사적' 단절점을 전지구적 차원에서 설명한 폴라니의 논의는 우리에게  19세기에서 20세기로의변화를 (세계체계 분석이 그렇듯이) 전지구적 차원에서 포착할 수 있는 거점을 제공해준다. 여러 가지 난점들에도 불구하고 폴라니의논의가 역사적 자본주의를 다루는 세계체계 분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