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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a

[책읽고정리하기] 몰입의 즐거움

by 중년하플링 2010. 6. 1.

- 2010.5

좋다는 이야기는 들어서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득 눈에 띄어 집어온 책. 샀다는 의미가 아니라 말그래도 집어왔음.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말이 있지만, 흠... 다 읽고나서 원래 있던 자리에 고이 돌려놓으면 절도에 해당되지는 않는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쨌든 책이라는 것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매체인데, 내가 한벌의 정보를 무단으로 복사했다고해서 그 책의 가치가 차감되는 건 아니니까.. 뭐.. 원래 내가 무단으로 집어온 장소가 정보의 공유를 널리 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고...(공공 도서관은 아님)

어쨌든 그렇게 급작스럽게 집어 든 책인데..

일단 행복을 몰입과는 구분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몰입을 하라.. 라는 메세지는 아니다. 저자(사진을 보면 정말 저자틱하게 생겼다)는 사람이 행복하다라는 평가를 스스로 내리는 것에 대해서 객관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최소한 행복하다라고 스스로 납득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인데. 그 사람에게 '행복한가' 라고 물었을때 '행복하다' 라고 답변하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의 삶의 질에 대해서 유의미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행복이란 어디까지나 회상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그 순간을 지나면서는 잘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 때문에 한 사람의 삶의 질이 높은가를 물을때 생각해야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몰입을 자주, 깊게 경험하는 지를 봐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부분은 참 공감이 가는게.. 요즘 내 삶을 돌아보면 분명 한 10년 후에는 그때가 좋았지 라고 이야기하겠구나 싶지만.. 정작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는 행복감 보다는.. 그냥 일상이라는 거지. 아.. 행복해 죽겠다 이런건 참 느끼기가 쉽지 않은듯 싶다.

몰입의 조건을 이야기하기 위해 '목표가 명확하고 활동 결과가 바로 나타나며 과제와 실력이 균형을 이루면 사람은 정신을 체계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일과 여가를 구분하면서 일에서 몰입을 경험하기 힘든 현대인들이 갈수록 여가에서 몰입을 찾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하지만 여가에서 수동적인 형태의 여가, 특히 TV 시청 같은 활동이 많은 시간을 차지하면 정작 몰입은 어려워진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음 결국 TV는 만악의 근원? 로마시대의 빵과 서커스 같은 역할을 현대의 TV나 싸구려 엔터데인먼트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고.. 그러나 이게 또 부정적이지만도 않은 것이 결국 일할 필요가 없어져서 여가시간을 많이 같게 된 사람들에게 무언가 집중할 것을 제공하지 못하면 사회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쨌든 하루일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이 대부분 일이므로 가능하면 일에서 몰입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만일 일에서 찾을 수 없다면 여가에서 찾는것은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몰입을 자주 경험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어떤 일을 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떤 태도로 하는냐.. 즉,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는지, 아니면 기계적으로 수행하는지에 따라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지 할 수 없는지가 결정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몰입을 위한 최종 조건으로 운명애를 들고 있다. 다소 신학적, 윤리적인 내용인데.. 결국은 이러한 몰입을 경험하기위해서는 그 몰입을 위한 궁극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예전에는 신학이 이러한 답을 줬지만, 이제 신학에 대한 신비감이 사라져버린 현대에 와서는 인간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제시해주는 것이 없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앞으로의 과학과 사상가들이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라는 윤리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잃어버렸다. 옳고 그름에 대한 답은 반드시 궁극적인 원인을 찾는게 아니라면 황금률에서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것 같은데.. 삶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저자의 주장이 삶의 목적은 몰입이다.. 라는 것인가 싶었는데, 결국 마지막에 가서 이런 몰입을 장기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결국 궁극적인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것은 결국은 '역사'라고 말할 수도 있을듯 싶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개인 의식이 죽고 난 뒤 어딘가에 보전되든 아니면 깡그리 사라지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나라는 존재가 전체 현실을 구성하는 씨줄과 날줄의 일부분으로서 영원히 남으리란 것이다. 우리가 생명의 미래에 더 많은 정력을 투자할수록 우리는 그 생명의 일부분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게 된다. 거대한 진화의 틀 속에서 자신을 파악하는 사람의 의식은 작은 개울이 거대한 강물로 합류하듯이 우주와 하나가 된다.'

흠... 뭔가 과학적인 배경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이거 옛날 중국 사람들이 그렇게나 중요하게 여겼다는 역사랑 상당히 유사하다. 그러고 보면.. 중국 사람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겼다는 게 그리 우스운 일만은 아니었을듯 싶다.

전체적으로 '가장 가슴뛰는 일을 찾아서 해라' 라든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해라' 라는 류의 자기계발 금언(다소 두리뭉실한)을 좀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가슴뛰는 일 좋아하는 일을 몰입이라는 경험으로 정의하고 이에 필요한 조건과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대략적인 삶의 패턴을 이야기하면서, 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좀더 몰입을 경험하고 보람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를 조언해 주고 있다.

틀림없이 읽을 가치가 있는 책. 하지만 TV를 보는 것만큼 재미있지는 않을 수도 있다. --;

몰입의 즐거움 - 10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이희재 옮김/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