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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글

[책읽고 정리하기] 시냅스와 자아

by 중년하플링 2006. 3. 21.

시냅스와 자아 - 조지프 르두

'나' 라는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고등학교 시절 철학책을 읽으면서 다들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의문인듯 한데,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기억' 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 내렸다.

그렇게 보면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윤회를 거쳐 새로운 삶을 살더라도, 그것은 이미 전생의 나와는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기독교적인 단판 승부(?)가 더 의미가 있을듯 싶다. 최소한 천국에서는 '나'에 대한 기억이 유지되는것으로 보이니까.

불교 윤리에 따르면 한번 죽으면 끝인거고.. 기독교 윤리에 따르면.. 이번 한번의 삶에 따라서 영원의 시간을 천당이나 지옥으로 간다고 보면 참으로 중요한 삶이 된다. 물론 평가의 공정성(?) 에 대한 시비는 이와 같은 형태의 단판승부(?)에서 언제든지 나타나는 이슈가 된다.

이렇게 보면 자아에 대한 개인적이고 잠정적인 결론은 삶의 종교적 측면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문제가 되버리고 만다.

여하튼, 이번에 읽은 '시냅스와 자아' 라는 이 책은 그러한 기억의 바탕이 되는 뉴런 차원, 그 아래 분자 차원의 작동원리를 설명해주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전체적으로 교양과학서적 치고는 좀... 어렵게 쓴면도 있고 구성도 썩 매끄럽지는 않지만, 경험에 의해 뉴런이 변화되는 가소성에 대한 설명만으로도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읽은지 오래되서 잘 생각나지 않지만, Marvin Minsky의 'Society of Mind'은 뉴런 상위의 기능모듈에 대한 저서라고 본다면.. 앞으로 인지과학의 과제는 민스키가 이야기한 상위구조와 '조지프 르두'가 설명한 뉴런 및 그 아래의 하위구조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를 찾아내는 작업이리라 생각된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그때서야 진정한 의미의 'Computational Intelligence'가 시작되는 기반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