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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n Angels

2014. 6. 16. 14:20 from Lectura



- 2014.6 Richard K. Morgan


‘Broken Angels’ 은 ‘Altered Carbon’에 이은 Richard K. Morgan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코바치(Kovacs) 라는 냉혹한 살인기계를 주인공으로 하는데, 하드보일드+SF 밀리터리+레이더스 류의 보물찾기 라고 보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시리즈 첫 번째 소설은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의 ‘얼터드 카본’ 이라는 제목으로 황금가지에서 출판되었으니 먼저 보셔도 좋습니다만, 내용이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꼭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작품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다른 소설이라고 보셔도 좋을 정도입니다. 첫 번째 소설은 탐정소설에 가깝다면, ‘Broken Angels’는 밀리터리SF적인 면이 더 강합니다. 


배경은 인간의 정신이 디지털화 된 미래. 사람의 기억과 인격을 통체로 upload할 수도 있고, 새로운 육체에 download도 가능합니다. 이미 멸망해버린 화성문명을 활용해서 항성간 여행이 가능해진 시대이고, 마찬가지로 화성인이 남긴 성간지도를 이용해서 인류가 거주 가능한 행성으로 진출한 시대입니다. 


주인공은 이 미래 정부의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Envoy 출신인데, 이들의 능력은 전혀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새로운 육체에 이식된 상태에 재빠르게 적응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다른 사람의 감정 및 생각을 미묘하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자신의 감정 및 반사신경 등을 필요에 따라 통제할 수도 있는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수부대원의 육체적 능력에 외교관의 섬세함을 가지고 있는 비밀공작 요원인 셈이죠. 때문에 이 미래 사회에서 전직 Envoy 출신이라는 배경은 경외 혹은 공포의 대상이 됩니다. 


이 세계는 Protectorate이라는 범정부가 지배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거대한 힘을 가진 기업(Corporate)들이 더큰 정치적, 경제적 권력을 휘두르는 암울한 세계입니다.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세계이지만, 코바치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정의를 이루려는 미약한 노력을 합니다. 전형적인 느와르적인 설정이죠. 비록 구조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인간으로서 최대한 충실하게 살려는 그의 궤적을 따라 가다 보면 꽤 감동적인 장면도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이런 설정은 거대한 조직의 부품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상당한 호소력이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한 인간의 노력으로 시스템을 상대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에 휩쓸려버리지 않는 노력은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의가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그래서 코바치에게 애정을 기울이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구요 


이런 세계는 어찌됐던 인간의 이성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합리적인 지배를 하는 Culture의 세계와는 또 다릅니다. 모두 다 그렇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이안 M. 뱅크스의 주인공들은 코바치와 같은 거친 호소력이 없습니다. 대체로 고운 중산층 같은 느낌이죠. 물론 폭력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건 그냥 폭력적인 중산층?


중간 중간 코바치의 고향인 할란행성의 급진적인 사상인 Quellist의 이야기는 꽤나 괜찮습니다. 


 - In any agenda, political or otherwise, there is a cost to be borne. Always ask what it is, and who will be paying

 - Face the facts. Then act on them. It’s the only mantra I know, the only doctrine I have to offer you, and it’s harder than you’d think, because I swear humans seem hardwired to do anything but.


밀리터리 SF에 가까운 성격 때문인지 종족을 넘어서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한 고찰도 꽤나 자주 등장합니다. 

 - All peace, has been paid somewhere, at some time, by its opposite


제목인 Broken Angels는 싸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인류 및 화성인들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화성인들을 날개달린 존재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천사와 이미지가 겹치는 부분이 좀 있죠.   


무더운 여름에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훌륭한 소설입니다. 시리즈는 3권으로 마지막 편은 ‘Woken Furies’라는 작품인데, 대체적으로 시리즈 중 가장 괜찮다는 평이 많아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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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