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 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 지음/ 강영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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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기원과 인플레이션의 역사를 잘 설명한 책. 초반부와 종반부는 다소 지루하지만,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하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을 설명한 중반부분은 읽을 가치가 있다. 아울러, 신용 기반의 화폐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와 미래에 대한 예상도 꽤나 흥미로운 부분. 
 

전세계 경제에 대한 나의 이해와 덧붙여서 주요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1980~ 2008년 사이의 호황 이후 전 세계 자본주의는 구조적인 경기침체에 직면하였다. 

  • 이러한 경기침체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수요측면의 부족이 그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 각국의 중앙정부는 전례없는 경기 침체에 직면하여 두 가지 정책을 사용하였다. 

  • 화폐를 늘려서 경재 성장률을 이끌어내는 밀턴 프리드먼식 통화주의 처방

  • 공공 지출을 늘려 구매력을 확대시키는 케인즈식 처방

  • 이 두가지 정책의 동시 사용으로 정부의 부채는 증가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대되었다. 

  • 실물 분야의 인플레이션은 억제되고 있으나(심지어는 디플레이션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자산 분야의 인플레이션은 심화되고 있다.

  • 사람들이 신용화폐에 대한 믿음을 잃기 시작하는 순간, 역사적으로 반복된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 중앙은행의 설립 취지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함이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자산에 투자해서 초과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선 자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난 뒤에는 기대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고, 무엇보다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인플레이션 자체가 아닌 ‘예상치 못했던 인플레이션’ 이기 때문이다. 

  •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자산투자를 통한 수익을 얻으려면 은행이 예상한 인플레이션보다 실질 인플레이션이 높아야 한다. 이런 경우에만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 투자가 성공적이 될 수 있다.  

 
화폐의 역사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다른 책을 읽기 않았다면 시도해 볼만한 책.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역사를 설명한 앞 부분은 지나치게 피상적이고 지루하다. 별셋. 
 
 
Highlights
  • 인플레이션의 역사는 ‘돈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돈이 나타내는 가치’가 달라지면서 시작됐다. 

  • 물가는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도 없다면 굳이 화폐를 더 많이 발행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 지난 2000년 동안 화폐의 역사는 인플레이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전 세계 중앙은행의 주요 고민은 물가 수준 하락이다. 

  •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과 국민에게 디플레이션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일단 통화량을 늘린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우려 심리를 잠재우려 한다. 

  •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앞다투어 통화량을 늘린 결과, 금리는 곤두박질쳤고 일부 국가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양적완화 정책의 성공 여부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 시장에는 돈이 넘쳐나는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자산 인플레이션으로 설명할 수 있다.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한 이래 전 세계 증시 변동 추이를 보면 옳은 해석이다. 

  • 정치인들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더 많은 자금을 유입하고 국가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많을수록 좋다는 희망만으로 말이다. 지출 위주 정책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이러한 정책은 의사가 응급 상황에 진통제를 처방하듯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고 파산을 막기 위한 긴급 구제 방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화폐 발행량과 부채를 늘려 디플레이션의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야심차다. 

  • 인플레이션 게임에서 채권자와 채무자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은 인플레이션 자체가 아니라 ‘예상치 못했던’ 인플레이션이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예상 인플레이션을 낮게 평가하면 채무자가 이기고, 높게 평가하면 채권자가 이긴다. 인플레이션의 재분배 효과는 향후 인플레이션율을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하는지에 좌우된다. 

  • 지난 수십 년간 금리가 급격히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였다. 그 첫 번째 이유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글로벌 저축 과잉 global savings glut’을 꼽았다. 

  • 전문가들은 저금리 현상이 발생한 두 번째 원인이 ‘구조적 장기 침체 secular stagnation’에 있다고 보았다. 세계 경제의 생산성과 혁신이 줄어들면서 세계 경제가 마비되어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에 투자 자본 수요가 감소했고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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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 2014.10, 엘렌H, 브라운 지음/이재황 옮김


우석훈 교수가 추천한 책이라길래 읽었다. 더군다나 이런 책은 제값을 주고 사봐야 한다길래, 제 값을 주고 봤다. 돈(화폐)이야 말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을 걸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미국의 법정화폐인 달러는 돈 중에 돈 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 책의 주제에 관해서 꽤나 관심이 생겼다. 


이 책은 ‘오즈의 마법사’가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동화를 가장한 화폐 정책 주장이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당시는 금본위주의자들과 은본위주의자들이 첨예하게 부딪치던 시절이었는데, 저자인 프랭크 바움은 은본위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바를 동화 속에 은유로 녹여 넣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 전반에 걸쳐서 ‘오즈의 마법사’를 인용하며 논의를 진행시킨다.   


이 책을 읽고나서 새롭게 깨달은 몇 가지 사실. 

 

 - 미국연방준비은행은 공공기관이 아닌 대형 은행들이 소유하고 있는 사설기관이다.

 - 현재의 화폐/달러는 그 가치가 실물로 담보되지 않은 순수한 ‘신용’에 바탕을 두고 있다.

 - 은행들이 대출을 할때 은행은 어딘가에서 돈을 빌려오지 않고 자산과 부채 계정에 동일한 액수를 증액함으로써 허공에서 만들어 낸다.

 - 미국 정부의 거대한 재정적자는 국채를 발행해서 허공에서 돈을 만들어내는 연준에 판매하기 위해 발생한 것으로 정부에서 스스로 발권을 하면 필요 없었을 빚이다.


사실 현재 관점으로 보면 금본위가 맞는지 은본위가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화폐의 가치가 실물로 담보되던 시절은 끝났다. 하지만, 은행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경제를 담보로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면, 그리고 이런 이익이 발생하는 매커니즘을 전문적인 용어로 위장하여 일반 대중으로 부터 은폐하고 있다면, 이것은 오늘날 이룩한 정치적인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일이 된다. 


이게 진실인지를 고민하며 생긴 몇 가지 궁금증  


 - 저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듯 은행가들을 없애면 경제성장의 큰 장애물이 사라지면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해 지는가?

 - 경제 시스템에서 은행가들이 기여하는 바는 그렇게나 적고 착취만 하는가?

 - 정부에서 발권하는 것이 그렇게 좋고, 그렇게 쉽다면 왜 많은 정부들은 직접 발권을 하지 않는가? 오로지 국제 은행가들이 음모로 인해 국채를 발행하는 것인가?

 -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과연 미래에 국가통화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실물가치에 기반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문제가 없지만, 그 가치가 계속해서 변한다는 부분이 좀 문제가 될듯 싶다. 또 경제 성장에 따른 적절한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것이 정책에 의하기 보다는 확률에 의해 성장하기 때문에 실물 경제와의 괴리가 발생할 염려가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 책에서 경고하고 있는 파생상품 거래 등의 위험은 이미 현실화 되었다. 하지만, 월가의 지위는 여전한것 같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금융자본주의의 심장이며, 핵심지역으로서의 우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숫자 뿐인 양적완화와 이자율 조정을 통해서 미국 연준은 여전히 세계 자본주의를 지배하고 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이 모든 것이 사실일까?


중반까지는 새로운 이야기이기도 하고 꽤 잘 읽히는데, 중반 이후로 가면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통에 상당히 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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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