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치앙'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9.19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 2013.9, 테드 치앙 / 김상훈 옮김

전형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는 어려운 종류의 이야기. 소설적인 완성도가 낮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나치게 전문적인 주제를 책으로 썼다는 점이 그렇다. '인공지능' 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한 작가가 놀라울 뿐이다. 인공생물의 시초에서부터 그 성장을 따라가는 이 소설이 제시하는 미래상은 정말 그럴듯 하고 있을 법하다. 인공지능 및 인공생물을 주제로 한 소설 중에서 가장 사실적으로 미래를 그린 책.

소프트웨어인 인공생물 자체에 대한 묘사보다는 상품으로서의 인공생물과 이에 대한 열정을 가진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뒷받침을 서술하는 부분은 현재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연상케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보여주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열정은 그 대상이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이미 소설에서 나타나는 것만큼이나 강하고 지속적이다. 하지만, 화끈한 액션도 찐한 로맨스도 없다. 건조하게 인공생명의 시작과 진행을 서술할 뿐.

무엇보다 지능은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아이디어는 지능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한 내 생각과도 일치한다. 이 부분은 '괴델, 에셔, 바흐'의 호프스테더가 이야기한 지능의 핵심과는 다소 다르지만 개인적로는 무척이나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테드 치앙이 아이디어에 강한 반면 캐릭터를 만드는 일에는 상당히 약하다는 점은 이 소설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짧지 않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이 생기지는 않는다. 재미로만 읽기에는 다소 건조한 책. 

'Lectu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콘크리트 유토피아  (0) 2013.10.09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0) 2013.09.19
불평등의 대가  (0) 2013.08.04
우주의 구조  (0) 2013.06.12
코스모스  (0) 2013.05.06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