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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대가

2013. 8. 4. 16:51 from Lectura




- 2013.8, 조지프 스티글리츠 / 이순희 옮김

미국은 서서히 몰락하고 있다. 그 속도는 느릴지언정, 오바마 행정부로 인해 다소 지연 되었을지언정, 틀림없이 몰락하는 중이다. 미국이 몰락하는 것은 세계경제체제 이론에서 예측한바 있는 필연일까? 자본주의의 정점에 올라섰던 국가는 그 구성원이 무슨 짓을 하던, 역사에 기록된 많은 국가들처럼 몰락을 향해 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미국이 몰락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이 책에서 가능한 한 가지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책의 부제처럼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할까? 지나친 불평등은 경제시스템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또한 창출 가능한 수요를 억제함으로써 성장잠재력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분열된 사회는 저임금 계층 뿐만 아니라,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측에게도 장기적으로는 해가 되는 사회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불평등 하면서 분열된 사회는 활력이 저하되고, 기득권층의 지대추구 행위로 인해 효율성이 저하된다. 

내가 이 책에서 찾은 키워드로 이야기 하자면 기득권층의 rent seeking -> dual economy -> social capital의 감소 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기득권 층의 불로소득 추구 및 이를 위한 경제, 사법, 정치 체제에서의 공정성의 상실. 그리고  기득권이 영위하는 경제와 중산층 이하의 저임금 근로소득자들이 영위하는 경제의 분리. 최종적으로는 사회적 자산인 신용 및 믿음의 감소이다. 이는 결국 총수요의 축소로 귀결된다. 

많지 않은 경험을 통해 보면, 사회에서 전체적으로 통용되는 신뢰의 수준은 한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이면서 중요한 자산이다. 이러한 사회적 신뢰가 존재하는 사회와 부족한 사회는 그 차이가 크다. 수치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회 경제의 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요인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불평등의 지속은 이러한 사회적 신뢰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사람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낄때 사회를 믿지 않고, 미래를 믿지 않는다. 소비를 줄이고 생존을 위해 현재 활용 가능한 자원을 동원한다. 

저자가 보기에 미국은 불평등한 사회이다. 사회적인 이동은 에전에 비해 제한적이고, 경제 사법 시스템은 갈 수록 기득권의 사익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중산층 및 그 이하 계층 사람들의 삶은 어려워지고 있고, 이러한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희망도 사라지고 있다. 이것은 미국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대로 한국에도 적용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은 한국 사회의 현재 문제를 미국이라는 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미국의 경우 자국 시장이 가장 크기 대문에 굳이 세계시장을 염두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성장을 지속하려면 내수 시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어쩔 수 없이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라든지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불평등을 줄이자는 논의가 1등을 하고 있는 기업의 경쟁력을 감소시키자는 이야기와 같은 것일까? 국내는 불평등으로 인해 dual economy 체제를 유지하면서 국제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경제체계를 유지한 사례가 있었는지? 혹시 그러한 체계가 가능하더라도 우리가 추구해야할 사회가 그런 모습인가? 연달아서 생겨나는 의문이다. 

결국 해답은 정치에서 찾아야 한다. 경제는 그 자체만으로 완결된 체계가 아니라 정치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정치는 자국만이 아닌 국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현재와 같은 국제정세 속에서 국내 정치가 상위 1%를 벗어나서 나머지 99%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99%가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힘은 99%의 손에 이미 주어져 있다는 것을, 해야 할 일은 이 힘을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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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