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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리지 않는 법

2021. 4. 21. 20:05 from Lectura

  • 2021.4, 조던 엘렌버그 지음 / 김명남 옮김

 

빌 게이츠가 추천한 '디즈니만이 하는 것'을 재미있게 읽고 난 후, 그가 추천한 다른 책을 읽었다. 제목은 '틀리지 않는 법'.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가 수학의 유용성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나도 늘 궁금해하던 질문이라서 흥미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흔히 잘못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바로 '선형성'에 대한 이야기. 과거 추세가 선형적이라면 미래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오류를 이야기한다. 그 다음 이야기가 추론과 기대이다. 수학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가장 수학적이지 않은 것 같은 분야를 설명하는게 약간 사기 같기도 하다. 확률과 추론은 각각 통계학과 인공지능에 더 가까운것 아닌가?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내용은 귀기울일 만하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확실한 것을 찾는다. 그리고, 수학이야말로 그런 확실성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수학은 그렇게나 확실한 학문이 아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알고 있는 것에서 언제든 모르는 것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수학도 마찬가지.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를 발견하기 전, 그리스 수학자들은 모든 수는 유리수, 즉 비율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루트의 발견을 통해 그렇게 표현할 수 없는 숫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들이 알던 과거의 지식은 틀린것이 되었다. 완전히 평면이 세상에서 유클리드 기하학의 제5공준인 평행성 공준은 반박하기 힘들다. 하지만, 지구와 같은 형태의 공간을 상상하면 제 5공준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힐베르트라는 유명한 수학자는 형식주의를 통해서 수학의 기초를 탄탄히 하고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하게 확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하였지만 실패하였다. 바로 유명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통해 증명된 그것. 충분하게 복잡한 체계는 그 자체에 모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모순을 없앨 수 없다. 끊임없이 모순을 찾아내고 그것을 제거하는 작업을 지속해 나갈 뿐이다. 그런 노력이 모순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최소한 우리가 알고 있는 영역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은 알기 때문에... 어쩌면 수학은 모순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필요한 학문일지도 모르겠다. 

 

 "The function of the devil is to be always loosing the battle, but never finally lost. And the function of the good side is to be always winning the battle, but never to be the victor."       - Alan Wat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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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