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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08 통신산업의 미래

Telco라고 불리우는 통신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갑자기 흥미로운 질문이 생겨 인터넷을 잠깐 뒤져보았다. 


일단 쓸만해보이는 보고서는 딜로이트와 PwC에서 만든 아래 두개. 


PwC는 'BaseLink'와 'DigiLife'라는 가상의 통신회사를 예로들면서 통신산업의 미래를 예측한다. BaseLink는 쉽게 말해 기존 통신산업의 강점을 그대로 가져가는 모델이다. SDN 기술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통신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네트워크 제공자. DigiLife는 전통적인 통신 모델에서 벗어나서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중심의 기업. 


딜로이트의 분석은 두개 축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통신망에 대한 기술 주도권과 고객에 대한 주도권. 이를 바탕으로 4분면을 만들어서 각각 'The engineer strikes back', 'The virtual telco', 'A vendor brand', 'The new wholesale truth' 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술 및 고객 주도권을 모두 유지하는 것이 'The engineer strikes back'. 두 주도권을 모두 잃는 것이 'A vendor brand'. 기술주도권만 가져가는 것이 'The virtual telco'. 마지막으로 고객 주도권만 가져가는 것이 'The new wholesale truth'이다. 


흥미로운 것은 딜로이트의 분석 쪽이다. 딜로이트의 분석에 의하면 Telco는 OTT와의 경쟁에서 개별 서비스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지 못하고, OTT가 고객 접점을 가져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어떤 기업이 매출의 목줄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접점을 잃게 놔둘까?


이 분석은 기본적으로 인터넷 산업에서 고객접점이 무엇을 의미하지는 애매한 오해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고객들이 짧은 단문 메세지를 보내기 위해서 SMS보다 카카오톡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 그만큼의 고객주도권이 Telco에서 카카오톡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할까? 


통신회사가 가진 고객주도권은 고객이 사용하는 OTT 서비스의 총합이 아니다. 부연 설명하자면 OTT 서비스의 고객접점과 통신서비스회사가 가진 고객주도권은 전혀 다른 고객접점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기회사와 가전제품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된다. 고객들은 냉장고를 사용하기 위해서 LG전자에 고객등록하고, 돈을 지불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LG에 연락을 하지만, 이것이 전기회사의 고객접점이 LG로 이동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즉, 유틸리티 상품을 사용하는 것과 이 유틸리티에 기반한 다른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


위의 비유는 그대로 통신회사와 OTT서비스에도 적용이 된다. 앞으로도 새로운 OTT 서비스들이 만들어지겠지만, 이런 서비스들이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는 통신회사와 직접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술주도권의 경우도 역시 전력산업에 비추어 볼 수 있다. 전력산업의 경우 발전, 송배전 등에 여전히 자본 집약적인 장치들이 사용되지만, 투자의사결정과 구축후 유지보수 업무에 있어서 전력회사의 주도권은 여전한 상태이다. 통신 산업에서도 managed service 형태로 장비와 유지보수를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모델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통신 산업에서 주요한 트랜드라고 보기는 힘들듯 한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전력산업이 전력장치/전력회사/가전제품으로 구분되었듯이, 미래의 통신산업도 통신장비/통신회사/OTT로 구분된 형태로 발전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출처

 - 'To be or not to be: The future of the telco business model', Deloitte

 - 'A tale of two telecoms: A look into the industry’s future', PwC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