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2.09.04 부채, 첫 5000년의 역사
  2. 2014.06.27 Monthly Review의 'Stagnation and Financialization' 요약

부채, 첫 5000년의 역사

2022. 9. 4. 18:01 from Lectura

  • 2022.9, 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 / 정명진 옮김
 
인류학자가 쓴 인간 경제 생활의 역사라고 할까? 경제학자들이 현상을 설명하거나 이론을 주장하기 위해 만들어낸 모델이 아닌, 실제 인류가 어떤 식으로 경제적 삶을 이어왔는지를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기존의 경제학 이론에서 설명하고 있는 원시적인 경제활동이 경제학자들이 만든 상상의 산물에 가깝다는 주장을 접할 수 있다. 
 
  • 경제학에서는 화폐의 등장을 설명하기위해 가상의 '물물교환' 경제를 상정한다. 
  • 하지만, 실제로 인류학적인 연구의 결과 인간들은 그와 같은 물물교환 경제를 일상적인 경제생활의 기초로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물물교환은 상호간에 신뢰가 없고, 반복적인 거래를 기대하기 힘들 경우, 폭력보다는 나은 이방인 사이의 거래 방법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았다. 
  • 역사상 대부분의 인류는 상호호혜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경제'를 기반으로 살아왔다. 
  • 표준모델에서는 물물교환->화폐->신용거래로 발전한 것으로 설명하지만, 실제 인류사회는 신용기반 상호 호혜 경재(인간경제)->화폐 -> (화폐가 없는 경우) 물물교환 형태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 시장과 자본주의는 별개의 시스템이다. 자본주의는 시장 없이는 발달할 수 없지만, 시장은 자본주의 없이도 발전할 수 있다(이슬람 사회의 예)
  • 국가는 상비군을 운용하기 위해 시장과 화폐를 동시에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강제하였다(마다가스카르 식민지 정부 사례)
  • 자본주의는 끝없는 성장과 탐욕을 그 특징으로 한다. 고대의 많은 사회는 구성원들이 이 파멸적인 탐욕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주기적인 부채 탕감 정책)
 
설명에 따르면 '부채'는 상호호혜 경제가 기반으로 하고 있는 '주고 받는' 메커니즘의 핵심이였다. 작은 마을 공동체에서 살아갈 경우, 이웃집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른 기회에 그 이웃에게 도움을 줄 것을 거절한다면 이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동이였을 것이다. 때문에 '부채를 갚는다'라는 말에는 단지 경제적인 의미가 아니라, 도덕적인 의미가 포함된것처럼 느껴진다. 오늘날 누군가가 별다른 이유없이 '부채' 갚기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도덕적인 비난을 퍼부을 것이다. 
 
과거부터 자본주의의 특징은 '끝없는 성장' 즉 탐욕이였다.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 자본의 메커니즘에서 지속적으로 초과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끊임없이 부채/신용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용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뒷받침 될때, 화폐의 가치는 유지되고 사회에 공급되는 재화는 늘어나면서 자본주의는 건실하게 성장하게된다. 이런 사례로 네덜란드의 주식회사, 스페인의 콩키스타도르, 오늘날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을 들 수 있다. 
 
한편으로 자본주의 경제가 충분한 성장기회를 찾지 못하는 경우, 자본가 계급은 자본을 증식시키기 위해 시스템 안에 있는 저소득자들을 그 재물로 삼았다. 즉, 값싼 부채를 지움으로써 초과수익을 저소득자들에게서 자본가들로 이전시키는 식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이 때문에 자본주의는 주기적으로 거품과 공항의 사이클을 오가며 양극화를 강화시켜 나갔다. 점점 더 많은 돈이 자본가 계급에 집중되었고, 민중봉기 같은 형태로 사회가 개입하지 않으면 결국 파탄을 맞게 되었다. 
 
오늘날 성장을 거듭한 자본주의는 우리 삶의 거의 전 영역을 그 지배하에 두게되었다.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은 화폐로 치환가능해졌으며, 이제 화폐가 없는 삶/자본주의적인 논리를 따르지 않는 삶은 더 이상 상상하기 힘들정도가 되었다. 한편으로 또 한번의 공황을 목전에 둔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보다 인간적인 경제시스템을 상상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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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원문은 여기입니다 : http://monthlyreview.org/2014/05/01/stagnation-and-financialization


Fred Magdoff라는 Vermont 대학의 교수님이 작성한 기사인데 수요부족에 의한 자본주의의 위기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서의 금융산업의 역사적인 역할을 검토한뒤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입니다. 요즘은 이런 글을 보려면 Monthly Review 정도는 찾아봐야 나오는군요. 예전에는 아고라에도 수준 높은 글들이 많았는데 말이죠. 


Stagnation and Financialization: The Nature of the Contradiction 요약


현재까지의 세계 경제 시장 상황

- 마르크스에 의하면 시장이 독점적으로 흐를 수록, 경제는 침체(stagnation)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 이런 상황에 이르면 경제는 자체적인 성장 동력에 의하기 보다는, 정부지출/전쟁/주요 기술 발전(자동차)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성장을 이룩하게 된다.

- 대공황 이우 60여년간 세계 자본주의는 위기 상황에 시달려 왔다. 경기가 때로는 좋고 때로는 나빴지만, 좋은 상황이 정상이 아니라 나쁜 상황이 정상이라고 봐야 한다. 

-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경기를 활성화 시키는 것을 둘째 치고, 경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만이라도 '버블'이 필요하다.

- 미국 입장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낭비 및 주요기술 발전이 없는 상황에서 남은 유일한 방법은 FIRE(finance, insurance, and real estate)뿐이었다.

- 기업의 축적된 자본은 생산과는 관련이 없는 투기성 활동으로 흘러들어갔다. 

- 하지만 이와 같이 금융산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은 거품이 터질 위험이 발생하였고, 미국 정부는 몇 차례에 걸쳐서 거품이 시스템을 파괴하기 전에 시장에 개입하였다. 

- '거품'과 '폭락'의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찾아오는 위기의 규모는 더욱더 커지고 범위는 넓어졌다. 

- 마침내 2007년이 폭락이후 이자율은 0에 가깝지만 은행들을 돈을 빌려주지 않는 유동성의 위기가 찾아왔고, 이런 상황에서는 예전과 같은 새로운 '거품'의 발생이 불가능하다. 

- 임금노동자의 입장에서 경기침체란 줄어든 일자리와 작아지거나 정체된 월급을 의미한다.


해결책

- 과거 자동차 산업 처럼 그 자체로 엄청난 고용효과를 창출 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가 필요하지만, 현재의 IT기술이 창출하는 고용효과는 미비한 편이다. 

- 국가적으로는 순수출 증대를 통해 경제를 부양시킬 수 있지만, 모든 국가들이 순수출을 늘일 수 없으므로, 시스템 차원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 좌파적인 해결책으로는 금융시스템의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문제 원인의 해결이 아니다. 문제의 원인은 자본주의 자체에 내재한 자본축적 과정이다.

- 오늘날 가장 인기있는 해결책은 정부세입을 증가시켜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것이다.

- 피케티는 자본에 대한 과세야 말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제안한다.

- 어쩌면 보다 직접적인 해결책은 자본의 이윤 앞에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와 환경과 같은 사회적 목표를 두는 것일 수도 있다. 


The contradiction between a growth rate that is too low for a "healthy" economy, while at the same time too high to maintain a sustainable relation to the planet, is not a contraction of our analysis but of capitalism itself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