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12.05 마음의 탄생
  2. 2013.09.19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마음의 탄생

2019. 12. 5. 10:02 from Lectura
 
  • 2019.12.5 레이 커즈와일 지음 / 윤영삼 옮김
  • @@@@-
 
대학원 시절에 인공지능을 전공했고, 뇌과학에 관심이 많았다. 졸업 이후 한동안 먹고 사는 문제에 매달렸는데, 어느날 갑자기 AI라는 단어가 트랜드가 되어있었다. 어떤 분야를 얼추 아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부정적인 전망’의 함정에 빠졌는지, 그러한 추세에 대해 다소 시니컬한 태도를 가졌던듯 하다. 그 배경에는 아직 뇌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Breakthrough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졸업 후 처음으로 인공 지능 분야에 대한 지금까지의 발전 내용을 업데이트 할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뇌과학 분야에 새로운 연구 결과가 많았고, 저자는 이런 결과에 바탕을 두고 강인공지능의 구현이 조만간 가능하리라 예측하고 있다.
 
  • 뇌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뉴런이다.
  • 하지만, 기능적인 단위는 ‘패턴인식기’이며 각각의 패턴 인식기는 100개 정도의 뉴런 집합으로 이루어져있다. 
  • 대략 600개 정도의 패턴인식기가 모여 신피질의 구조적 단위를 이루는 ‘뉴런기둥’을 이룬다.  
  • 뇌에는 100,000 개 정도의 뉴런기둥이 존재한다. 
 
이것이 커즈와일이 이야기하는 지능의 근간인 신피질의 해부학적 구조이다. 이것은 컴퓨터의 CPU가 분해를 거듭하면 결국 수많은 논리게이트로 이루어진 시스템이라는 사실과 유사하다. 비교적 단순한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뉴런 사이의 연결을 조정하는 것이 뇌가 가진 복잡성의 비밀이다. 뇌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면서 HHMM이라는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도 비교적 상세하게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뇌의 미시적 구조와 HHMM에 대한 설명 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있었다. 
 
저자는 이와 같은 뇌의 구조적 특징과 연계하여 인간의 지능 특성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즉, 읽고 나서 ‘그럴듯 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이 외에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이루어진 알고리즘 발전 및 이의 적용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언급한다.
 
지금까지의 발전에 바탕을 두고 미래를 예측한 책의 후반부에 이르면 책 읽기는 더욱 즐거워진다. 호르몬, 의식, 자유의지, 감정 등의 흥미로운 주제를 인공적인 지능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미래는 궁극적으로 생물학적인 진화의 한계를 넘어선 ‘마음의 자식들’ 혹은 ‘Singularity’이다. 즉, 인류의 생물학적 지능을 통해 만들어진 인공지능들이 진화의 횃불을 이어받아 발전해 나가는 세계상인데 댄 시먼스의 ‘일루움’과 ‘올림푸스’를 연상시킨다. 
 
저자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SF처럼 보일 정도로 파격적이고 급진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을 한 사람이 레이 커즈와일이라는 사실은 쉽게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게 한다. 그 동안 간접적으로 접해왔던 실리콘 밸리의 AI 열풍의 근원이 이와 같은 선구자에 의해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다른 책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기회가 되면 읽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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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 2013.9, 테드 치앙 / 김상훈 옮김

전형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는 어려운 종류의 이야기. 소설적인 완성도가 낮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나치게 전문적인 주제를 책으로 썼다는 점이 그렇다. '인공지능' 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한 작가가 놀라울 뿐이다. 인공생물의 시초에서부터 그 성장을 따라가는 이 소설이 제시하는 미래상은 정말 그럴듯 하고 있을 법하다. 인공지능 및 인공생물을 주제로 한 소설 중에서 가장 사실적으로 미래를 그린 책.

소프트웨어인 인공생물 자체에 대한 묘사보다는 상품으로서의 인공생물과 이에 대한 열정을 가진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뒷받침을 서술하는 부분은 현재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연상케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보여주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열정은 그 대상이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이미 소설에서 나타나는 것만큼이나 강하고 지속적이다. 하지만, 화끈한 액션도 찐한 로맨스도 없다. 건조하게 인공생명의 시작과 진행을 서술할 뿐.

무엇보다 지능은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아이디어는 지능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한 내 생각과도 일치한다. 이 부분은 '괴델, 에셔, 바흐'의 호프스테더가 이야기한 지능의 핵심과는 다소 다르지만 개인적로는 무척이나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테드 치앙이 아이디어에 강한 반면 캐릭터를 만드는 일에는 상당히 약하다는 점은 이 소설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짧지 않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이 생기지는 않는다. 재미로만 읽기에는 다소 건조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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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