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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2014. 8. 29. 09:05 from Lectura



- 2014.8, 이언 뱅크스 / 이예원 옮김


주인공은 술과 마약에 중독된 신문사 기자로 비록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나름대로 지조를 지키며 살아간다. 현실의 기득권에 분노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행동 보다는 신문기사를 통해 표출하는 스타일. 그런데, 갑자기 사회 지도층(?)을 대상으로 한 엽기적인 살인 사건들이 일어나게 되고, 주인공은 용의자로 지목되어 조사를 받게 된다. 하지만, 알고 보니 범인은 주인공이 알고 있던 xxx 였고...


대충 이런 스토리인데, 이것만 보면 일반적인 스릴러 같지만 작가가 작가인지라 그렇게 일반적이지가 않다. 잘은 모르지만 이 당시 영국의 사회상이 요즘 우리나라와 비슷했던 것 아닌가 싶다. 보수적인 정권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 붙이고, 지식인들은 이에 반대하지만 마땅히 행동으로 옮길 만한 방안은 찾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 영국에서도 촛불시위나 평화적인 항의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무력감을 느꼈던 것은 분명한 듯 싶다. 


결국 범인이 실행에 옮긴 것은 주인공과 같이 현실에 좌절한 지식인이 생각으로만 하던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제목인 '공범(complicity)'이 어울리는데, 과연 주인공이 공범인가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다. 어쩌면, 피해자들조차 공범 중에 한명일 수 있다. 고집스럽게 자신들의 이기심만을 충족시키는 기득권 층이야 말로 이런 엽기적인 연쇄살인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일테니까...


촛불시위, 단식 농성으로는 조금도 변하지 않는 보수기득권 층과 그런 그들을 용인하는 51%의 유권자들을 보면, 옳다고 확신하는 소수의 사람들의 취할 수 있는 행동이 무언지를 고민하게 된다. 결국 언론, 행정부, 보수 정치권이 한편이 되어 진행하는 투표에서 한표를 행사하는 것 뿐만인가? 


기득권의 이기심은 단지 우리들이 가져갈 임금의 일부를 갈취하는 정도일까? 용산참사, 세월호를 통해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나? 그런 이들에게 평화적인 방법으로만 시위를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항의'가 될 수 있을까?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동기는 고상하지만, 행동이 잘못된 살인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을듯 싶다. 법적인 관점에서 살인자는 할말없는 명백한 유죄이지만, 사회정의라는 측면에서도 유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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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