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중산층 사회

2020. 12. 23. 15:06 from Lectura

  • 2020.12 조귀동 지음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386세대가 사회의 기득권이 되면서 그 자녀 세대에 계층분화가 일어난다는 주장이다. 

 

핵심요약

  • 386세대(현재 50대 60년대생)의 생애과정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성장과정과 궤를 같이함

  • 그들이 취업시장에 들어오던 80년대부터 우리나라 경제는 중화학 공업화와 대기업의 성장/고도화를 동시에 겪으면서 취업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함(그 전 세대의 대졸자 취업율은 50%에 머물렀음)

  • IMF는 이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되었는데, 그 당시 차부장이였던 50년대생들이 구조조정을 당해 만들어진 자리를 차지하면서 조직에서 상층으로 올라감

  • 386세대의 자식세대는 중산층 부모를 둔 G세대(Global)와 N포세대로 나뉨

  • 초임 기준 월 300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직장은 2017년 기준 11.4%에 해당됨

  • 상위10개(포스텍, 카이스트, 성균관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서강대, 중앙대, 경희대) 대학졸업생의 월평균 초임과 취업율은 다른 수도권 4년제나 지방4년제에 비해 큰 격차를 보임

  • 이는 대기업들의 사업구조가 고도화 되면서 고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저숙련 노동자의 수요는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 가능

  • 일부 전문직, 공무원, 대기업에 취업하는 약 10%와 나머지 90%의 삶의 격차는 이후 지속적으로 유지됨

  • 부모 세대의 사회자본은 교육 투자와 주택 구매라는 형태를 통해서 자녀 세대로 이전 됨

  • 성장율과 이자율이 동시에 낮아지고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인적자본 확대를 통한 임금소득의 증대는 더욱 투자 매력도가 증가하였음. 이에따라 중산층은 자녀교육에 더욱 많은 자본을 투여 함. 

 

어느 책에선가 우리나라 최초로 계층 분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던 시기가 90년대라는 주장을 보았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우리사회는 그때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계층화가 진행되었다. 계급화 논의의 가장 주요한 전장은 교육과 부동산이다.  모두들 알고 있다. 저 두 영역이 앞으로 내 자식의 사회적 위치를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분야라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모두 빚을 내서라도 자식은 좋은 대학에 보내고, 요지에 있는 아파트를 구매하려 한다. 

 

역사를 통해 계층화가 일어나지 않은 사회는 없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그 동안 경험이 특수했던건 아닐까? 다 같이 못살던 나라에서 이제 선진국에 들어섰으니, 계층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과거 모두 못 살던 나라에서 그나마 선진국으로 들어섰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겪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충분한 소득을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근로 소득으로 인한 계층화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 

 

계층화에서 비롯된 사회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이 아니라, 전 세계 선진국들이 동시에 겪고 있는 보편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우리나라도 빨리 이 갈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영국과 같은 포퓰리즘에 기반한 정치인을 보게 될 수도 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유럽 선진국들이 대중주의 기반의 파시즘을 막아내고 있다. 영미식 자본주의와 유럽식 자본주의의 차이일까?

 

궁극적으로는 증세를 통해 세입을 늘려 추가된 세원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해주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계층화에 이르는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어지도록 노력해야 겠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든 계층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 계층화를 통한 초과수익을 세금을 통해 회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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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
 
  • 2020.1,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 김홍식 옮김
  • @@@
 
지난 30년 동안 미국은 공급주의 이론에 기반하여 부유층에 유리한 경제규칙들을 늘려나갔고, 이는 선진국 중 유래 없는, 빈부격차가 큰 사회를 만들어냈다. 이 책에서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비록 미국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원인과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원제는 'Rewriting the Rules of the American Economy: An Agenda for Growth and Shared Prosperity’ 이다. 
 
신자유주의 학파는 공급이 늘어나면 수요는 자연스럽게 확대된다는 공급주의 경제학에 기반하여 생산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였다. 낮은 인플레이션 추구, 긴축재정, 민영화, 자유화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는 애초에 의도했던 낙수효과를 만들어내지도 못했고 사회의 빈부격차가 커지는 결과를 가져오기만 했다. 정부의 개입이 적으면 경제는 자연스럽게 최적의 상태로 작동한다는 믿음은 깨졌고, 2008년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많은 이론가들에게도 부정당했다. 하지만, 30년간 정책에 미쳤던 영향력은 여전히 살아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중산층의 몰락과 상위계층으로의 쏠림으로 대표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다. 
 
특허와 자산 가격 상승으로 대표되는 지대 추구 행위는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는 없으면서 이미 많은 유무형 자산을 확보한 상위계층에게 돈을 몰아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렇게 왜곡된 경제적 과실의 배분은 중산층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급증하는 복지, 의료 예산으로 이어져 정부의 역할을 축소시킨다. 전형적인 negative feedback loop의 형태를 보인다. 이런 문제점들은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증적인 요법의 한계를 넘어선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혁신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시스템에서 지대추구 행위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또다른 정책의 축은 중산층의 안전과 중산층에 진입할 기회를 보장해 주는 규칙과 제도를 복원하는 것이다. 의료보험의 보장성 강화, 노동권 강화 등과 같은 세부 정책은 모두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수단들이다. 
 
읽다보면 미국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지난 정권을 통해 상당히 많은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추진하였다. 문재인 정권으로 넘어오면서 최저 시급인상으로 대표되는 소득증대 정책을 시행하였고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만일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신자유주의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다면 지금보다도 훨씬 극단적인 양극화가 나타났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제시되는 많은 정책 제안들은 우리나라에도 유효한 것들이 많다. 
 
  •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조절하는 것만을 목표로 두지 말고, 완전고용을 지향하는 통화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경기 팽창기에 완전고용을 이룩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은 노동자들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임금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 금융 부분은 실물경제를 지원하기 위하여 시작하였으나, 이제는 그 의미가 퇴색할 정도로 금융산업 자체의 이익률을 높이는 목적에만 복무하고 있다. 금융 부분의 규제를 강화하여 지나친 이익 추구 성향을 완화시켜야 한다.
  • 기업의 단기 이윤 추구 경향을 완화하여야 한다. 이는 혁신을 가로막는 원인 중에 하나가 되고 있다. 주주만을 위한 기업활동이 아니라 소비자와 직원을 고려한 중장기적인 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 과도하게 팽창한 기업이 아닌 노동자의 힘을 키워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임금을 증가시키고 중산층을 다시 키울 수 있다.  
 
원래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진 내용을 책으로 출간해서인지 읽기에 재미있지는 않다. 그래서 별 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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