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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2014. 3. 30. 20:07 from Lectura




- 2014.2,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로빈슨 / 최완규 옮김


왜 어떤 국가는 성공적으로 경제적인 성장을 이루고, 어떤 나라는 여러 국제기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조차 이루지 못할까? 이것은 어덯게 생각하면 정말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국민 1명당 1년 동안 평균적으로 2만불 내지는 3만불을 벌 수 있는 나라에서 보기에 농업생산성이 낮아 국민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를 보면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이 분명히 있다. 

세계체제이론은 이러한 극단적인 경제적인 불균형은 바로 주변부와 핵심부로 이루어지는 계서적인 세계 경제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고 설명한다. 즉, 못사는 나라가 그렇게 된데에는 잘사는 나라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국가가 실패하는 원인을 살펴본다. 이 책의 주장에 따르면 국가들의 경제시스템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포괄적 경제제도’와 ‘착취적 경제제도’가 그것이다. ‘포괄적 경제제도’는 자유로운 시장경쟁과 개개인들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개인들의 노력으로 생산성이 향상 되면, 그것을 누군가가 부당하게 빼앗아갈 염려가 없는 사회이다. 이에 반해 ‘착취적 경제제도’는 기득권 층이 있어서, 얼마간의 생산성 향상이 있더라도 일반 시민들에게 그 과실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이 그 과실을 모두 가져가 버린다. 

저자들은 어떤 국가는 성공하고 어떤 국가는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경제시스템의 차이라고 이야기한다.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루어내고 성장을 하는 경제는 바로 ‘포괄적 경제제도’이다. ‘착취적 경제제도’에서도 단기간의 경제성장은 가능하지만, 이러한 성장은 지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성장으로 이어갈 수가 없다. 경제적으로 뒤처진 많은 국가들이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이루었는데, 경제적으로 여전히 일부 소수자들의 손에 자원이 집중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제 하에서는 경제발전의 유인이 낮고,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은 수긍이 가는 주장이다. 흔히들 말하는 정치 민주화 뿐만이 아니라, 경제 민주화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원론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경제 발전의 원인을 경제에서만 찾지 않고, 경제구조 및 정치구조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주류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벗어난 이론이라고 볼 수는 있다. 또한 이 책은 각각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런 사례를 통해서 그 나라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단편적인 원인파악이 아니라 역사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의 뿌리 깊은 지역 군벌이 태어난 배경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영향을 분석해 주는데, 이런 내용들은 콜롬비아가 막연하게 조금 덜 민주적이고 덜 시장친화적인 국가라는 생각을 가졌던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또한 저개발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여러 국제기구에서 지원하는 금액들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현상에 대한 설명을 통해 왜 현재 국제기구의 노력이 이러한 나라들의 빈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지를 보여준다. 

생각해 볼만한 시사점이 많은 책이지만, 다소 장황한 구성이 아쉽다.  


목차 및 요약
  • 1장 가깝지만 너무 다른 두 도시 :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데 경제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나라가 어떤 경제제도를 갖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정치제도다. 정치 및 경제 제도의 상호작용이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우리가 제시하는 세계 불평등 이론의 골자다. 
  • 2장 맞지 않는 이론들 : 세계 불평등을 이해하려면 일부 사회가 왜 그토록 비효율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짜여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 3장 번영과 빈곤의 기원 : 경제성장에는 포용적 시장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기술혁신을 장려하며, 인재 육성에 투자하고, 개인이 재능과 능력을 동원할 수 있는 경제제도가 필요하다. 왜 그토록 많은 경제제도가 이런 간단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가.
  • 4장 작은 차이와 결정적 분기점 : 결정적 분기점에서 전개되는 사건의 결과는 역사의 무게에 따라 달라진다. 당대의 힘의 균형은 물론 정치적 실현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은 기존의 정치, 경제 제도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역사적으로 미리 정해진 필연이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다. 
  • 5장 착취적 제도하의 성장 : 착취적 제도하에서 달성한 성장은 포용적 제도하에서 창출된 성장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 그 성격상 창조적 파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기술적 진보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 따라서 착취적 제도를 통한 성장은 단명하고 만다. 
  • 6장 : 제도적 부동 : 역사는 제도적 차이를 만들어내는 제도적 부동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차이일지라도 결정적 분기점과 상호작용을 통해 역사의 큰 물줄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워낙 작아 반드시 단순한 축적 과정의 산물이라 할 수도 없다. 
  • 7장 전환점 : 산업혁명이 유독 잉글랜드에서 싹이 터 가장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포용적인 경제제도 덕분이었다. 물론 이런 경제제도는 명예혁명이 가져다준 포용적 정치제도의 기반 위에 마련된 것이다. 명예혁명은 경제적 필요성과 사회의 열망에 한층 더 민감한 개방적인 정치체제를 만들어주었다. 
  • 8장 발달을 가로막는 장벽 : 중앙집권정부의 부재 또는 미약한 중앙집권화는 절대주의 체제만큼이나 산업화의 확산을 저해한다. 이는 창조적 파괴를 두려워해서 비롯되는 현상인 데다 중앙집권화 과정이 흔히 절대주의 체제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9장 발전의 퇴보 : 유럽의 팽창정책은 세계 도처에서 기존 착취적 제도를 강요하고 더 나아가 한층 더 강화하면서 해당 지역에 저개발의 씨앗을 뿌렸다. 그 결과 다른 지역에서는 산업화가 한창일 무렵에도 유럽 식민 지배 아래 있던 지역은 이런 신기술로부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 10장 번영의 확산 : 프랑스는 1789년 프랑스혁명으로 절대왕정이 무너지자 포용적 제도를 향한 새로운 길이 열렸고, 궁극적으로 산업화에 착수해 고속 경제성장을 누릴 수 있었다. 혁명은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과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도 산업화에 불을 지폈다. 
  • 11장 선순환 :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포용적 정치제도가 포용적 경제제도를 뒷받침해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포용적 정치제도 덕분에 포용적 경제제도가 마련되면 소득이 더 공평하게 분배되고 힘을 얻는 사회계층이 한층 더 넓어지며 정치면에서도 더 공평한 경쟁의 장이 펼쳐지게 된다. 
  • 12장 악순환 : 악순환은 착취적 정치제도에서 비롯된다. 착취적 정치제도는 착취적 경제제도를 낳고, 이어 경제적 부와 권력으로 정치권력을 살 수 있으므로 착취적 경제제도 역시 착취적 정치제도를 뒷받침한다. 
  • 13장 오늘날 국가가 실패하는 이유 : 오늘날 국가가 실패하는 원인은 착취적 경제제도가 국민에게 인센티브를 마련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착취적 정치제도는 착취적 경제제도를 뒷받침해준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착취적 정치.경제 제도는 국가가 실패하는 근본 원인일 수밖에 없다. 
  • 14장 기존 틀을 깬 나라들 : 한 나라가 한층 더 포용적인 제도를 향해 한 발짝 성큼 다가갈 수 있으려면 특히 결정적 분기점이 마련되어야 하고, 개혁이나 다른 유리한 제도를 추구하는 광범위한 연합세력이 존재해야 하는 때가 많다. 얼마간 행운도 뒤따라야 한다. 역사는 늘 우발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 15장 번영과 빈곤의 이해 : 우리 이론의 요체는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와 번영의 관계다.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포용적 경제제도는 경제활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못하는 착취적 경제제도에 비해 경제성장에 훨씬 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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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